
나랏님에게 가르칠 게
얼마나 많으면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국사봉이 있을까....
전북 임실군 운암면 국사봉에서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옥정호
메마른 물에 둥둥 뜬 붕어섬이
숨죽인 백성처럼 납작 엎드려 있고....
바라보라는 국사봉은 안 바라보고
나랏님은 거울만 바라보면서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정답이 하나뿐인 질문 하느라 바쁘고....
국사봉 올라가는 가파른 산길
이파리 떨어진 나뭇가지들 빈 하늘 가리키고
그 가리킴으로 가르치는 걸
눈 감고 귀 막은 나랏님은 알랑가 몰라....
이파리 다 떨구고 메마르고 헐벗은 채로
서로 기대서 빈 하늘 멀리 바라보는 나무들이
조용히 귀 기울이는 바람소리
나랏일로 바쁜 나랏님은
들을랑가 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