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만이 찍을 수 있는 사진 절실
[11기 한겨레포토워크숍/장려상] 오기봉-기다림
“ 내가 그래도 사진 좀 오래 찍었는데….”
한겨레포토워크숍 기간 내내 다른 분들의 훌륭한 사진을 보면서 내 사진에 대해 들었던 열등감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제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진을 찍어보려는 것이니 난 초보나 마찬가지야”하는 위안 때문이었습니다.
전 그동안 폼나는, 예쁜, 미술같은 사진만을 찍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피사체에 대해서도 편하고 익숙한, 콘트롤할 수 있는, 그럴 듯 해보일 것이 확실한 대상만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랬던 것이 곽윤섭 선생님의 수업과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사진만이 찍을 수 있는 사진을 찍어야 하고 피사체에 대해서도 ‘관심과 애정의 확장’이 저에게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최우수상이나 우수상과는 달리 제게는 이 장려상이 ‘3등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장려’하는 질책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제 진지한 사진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지금은 별로지만 작은 가능성이 보이니 북돋아 주시는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사진작업의 무게를 알기에 감히 말 걸어볼 수조차 없었지만 같이 계신 존재감만으로도 가르침을 주신 성남훈, 신미식 작가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 1년반 동안 작업한 저의 ‘나무’ 사진을 그냥 ‘쓰레기’라고 술 취한 척 말씀해주신 곽윤섭 선생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의 진지한 촬영 모습과 리뷰 때의 질투나는 사진을 보여주셔서 앞으로 제게 좋은 지표를 만들어주신 다른 참가자 분들에게 머리숙여 감사 드립니다.
오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