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바다에는 인적이 끊겼다.
비바람이 치는 바다는 텅 비어 있었고, 지난 여름의 흔적들은 모래사장 한 구석에 놓인 반쯤 남은 소주병에 담겨있었다.
'텅 빈 바다', 그러나 바다는 '텅 빈 충만'이었다.
바람과 빗방울과 파도와 그들이 작은 틈새를 파고들면 내는 휘파람 소리와 파도의 철썩 거리는 소리와 밀물과 썰물이 만드는 그림들은 하나의 완전한 창조의 순간이었다.
인적이 끊긴 바다에서 유난히 펄럭이는 깃발이 보였다.
그 깃발이 잔잔한 날, 그곳의 풍경들이 하나 둘 그려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도 들려오는 듯하고, 젊은 청춘들의 낭낭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듯도 하다. 늦은 밤, 술 취한 이들의 노랫가락도 흐느적거리며 들려온다. 이젠, 모두가 지나간 여름밤의 추억이다.
거의 8년만에 낚시였다.
그많은 취미 중에서 하필이면 생명을 죽이는 취미인가 싶어 그만두었던 것이다. 한 마리를 낚는 순간, 이전에 느끼던 손맛이 오질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후배에게 전수하고 나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마지막 휴가를 봉포에서 불태우고(?) 어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퇴근길 서울 하늘은 정말 좋았는데 혹시 보신 분 없으신지요?
문명의 이기에 갇혀 발만 동동 구르며 집으로 오는 길, 집에 돌아오니 이미 도시의 밤이 깊어버렸습니다.
5기 여러분, 2기 여러분...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