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 같은 모던타임즈, 응답하라 1950~60년대

곽윤섭 2016. 01. 18
조회수 12059 추천수 1

한영수 사진전 <서울, 모던타임즈>

‘6학년’ 이상이면 ‘쌍과부집 데칸쇼’를 안다

그때 그 시절 사진 속에 감춰둔 새로운 세상

 

hys05.jpg » 한영수, 서울 창경궁,1956-1963(한영수문화재단제공)
 

한영수(1933~1999) 사진전 ‘서울, 모던타임즈’가 19일부터 서울 소격동 트렁크갤러리에서 열린다. 2월 29일까지. 2016년 2월은 29일까지 있구나. 월요일은 쉰단다. 트렁크갤러리는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걸어가야 한다. 1번 출구로 나와 풍문여고 돌담길을 옆으로 하고 200미터를 걸어간다. 선재아트센터가 나오면 왼쪽으로 끼고 경복궁방향으로 직진하면 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나왔던 두 권의 사진집 ‘꿈결 같은 시절’과 ‘모던타임즈’에 실렸던 한영수의 사진들 중에서 엄선된 사진들이 걸린다. 작품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그게 부담스러우면 잘 만들어진 포스터를 구입하면 되겠다. 이 사진들은 1950~60년대의 서울을 주로 담고 있다.

오늘 출근길에 회현역에서 내려 버스를 기다렸다. 6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여인네가 버스기사에게 물었다. “마포종점 가요?” 버스 기사가 두세 번 되물었다. “어디요? 어디요?”

  “마포종점 가냐고요?” 그제사 기사가 말했다. “마포역은 가요”

  고개를 끄덕이던 여인네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hys01.jpg » 한영수,서울 명동,1956-1963(한영수문화재단제공)

hys02.jpg » 한영수,서울 명동,1956-1963(한영수문화재단제공)

hys03.jpg » 한영수,서울 명동,1956-1963(한영수문화재단제공)

hys04.jpg » 한영수,서울,1956-1963(한영수문화재단제공)

hys06.jpg » 한영수,서울,1956-1963(한영수문화재단제공)

  군 복무를 마쳤던 1986년 가을 밤에 즐겨보던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그때를 아십니까’였다. 1950년대의 모습들을 엮어서 보여주었는데 그게 그렇게 좋았다. 이제 내용도 기억이 나질 않아 유투브 검색을 해서 몇 편을 다시 봤다. 그땐 몰랐던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자가 해설을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여자 목소리도 기억이 났는데 지금 보니  최소 두 명이 번갈아서 했었던 것이다. 남자 목소리는 정경수 아나운서였고 여자는 조일수 아나운서였었네. 아련한 흑백 영상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은 이필원이 작곡했었구나. 그리고 프로그램 끝날 때 나오는 자료제공에 ‘한영수포토뱅크’가 가끔 등장하기도 했었다.

  문화방송에서 상영했던 ‘그때를 아십니까’는 86년 9월~87년 4월, 93년 10월~94년 1월까지 두 시기에 걸쳐 총 60회가 방영된 다큐멘터리다. 과거와 방송 당시 시점의 현재를 비교해서 보여주는 형식을 취했는데 매 회당 붙는 소제목을 보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배 꺼질라 뛰지 마라”, “전기 단다 일찍 자라”. “서울 천리길”, “쌀 팔러 가요”, “서울전화 나왔어요”, “쌍과부집의 데칸쇼”, “운동이 밥 먹여주냐”, “동이 트는 새벽 꿈에”…. 등이다. 제목에 내용이 투영되어 있다. 이 제목들을 모두 이해한다면 최소 6학년 이상이다. 간접적으로나마 내용을 알고 있다. 데칸쇼가 뭔지, 서울전화가 왜 나왔다고 하는지, 운동이 밥을 먹여주는지에 대해 왜 시비를 거는지……. 이 모두를 알고 있다면 그대는 “그때를 아십니다.”

  한영수의 사진에 대해선 두 차례 기사로 소개했다.

  꿈결 같은 시절

  모던타임즈

  두 책의 제목을 합하면 큰 제목이 생긴다. ‘꿈결 같은 모던타임즈’가 되겠다. 댄디하고 모던하다. 1950년대는 정말 어려웠던 시절인데 그래도 여유가 보인다. 한국전쟁이 할퀴고 지나갔던 시절인데 여유가 있었다고 말하면 철없다고 하겠지만 한영수의 사진들은 격이 있고 낭만이 있다. 밥 세 끼를 다 먹는 21세기 한국보다 더 여유가 있다. 1950년대의 청년들이 어렵게 어렵게 고학을 했고 어렵게 어렵게 일자리를 찾아다녔다. 2016년의 청년들이 더 형편이 낫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형편은 나은지 모르지만 더 암울한 것 같다는 생각도 물론 든다.

보도자료에 따라온 두 개의 글을 인용한다.

 

 map.jpg그가 살고 있었던 곳은 전쟁 직후의 서울이었고 그가 사진으로 남긴 것은 분명 50~60년대의 서울이다. 이때의 서울을 수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누군가는 직접 겪었으며, 그리고 그 이후의 세대들도 간접 경험을 통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전후 서울의 모습. 

 그러나 그의 사진에 찍혀있는 것은 우리가 기억하거나 알고 있는 서울이 아니다. 60년 전의 사진이라고 하기엔 당혹스러운, 너무도 현대적인 도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 심지어 당 대의 다른 사진작가들과도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서울을 바라봤고, 그 시선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찾아냈고 사진 속에 감춰두었다. 

  그리고 6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들이 이 사진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 시절을 직접 겪었던 사람들조차도 알지 못했던, 아무도 볼 수 없었던 한영수 만의 도시이다. 

  한영수문화재단 대표 한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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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그라픽스를 통해 1권 ‘서울, 모던타임스’ 2권, ‘꿈결 같은 시절’이 출간되었으니 트렁크갤러리는 그 두 권의 책에 실린 작품을 프로모션하기로 했다. 트렁크갤러리는 2013년과 2014년의 전시와 그 맥락을 이어낸다는 의지를 품고 이 전시를 진행해낼 것이다.

  트렁크갤러리 대표 박영숙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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