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면 오래 산다

사진마을 2016.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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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국제 포토저널리즘전, 옛 충남도청사에서

'오늘 비극의 기록… 내일 희망을 그린다' 부제

올해 100살 데이비드 던컨 '한국전쟁' 최초 공개

 

 

dj15.jpg » 데이비드 더글라스 던컨 '이것이 전쟁이다'

 

 

사진가들 중에서는 장수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다. 모든 사진가들의 평균수명을 조사하지 않았고 다른 직업군과 비교해 본 것도 아니지만 몇 사례를 들면 고개를 끄덕일만도 하다.
멕시코 사진가 마누엘 알바레즈 브라보는 1902년에 태어나 2002년에 세상을 떴다.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은 1908년에 태어나 2004년까지 살았고 브레송의 소개로 매그넘 사진가가 되었던 마크 리부는 올해 93살로 세상을 마감했다. 사진가였으며 뉴욕현대미술관 사진부분 관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에드워드 스타이켄은 94살까지 살았다. 불멸의 사진집 ‘미국인들(The Americans)을 펴낸 로버트 프랭크는 1924년생이니 올해 92살이다. 취미든 직업이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많이 걸어다니는 것이 필수적 조건이다. 11월 1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희수갤러리에서 '한국의 재발견'으로 사진전을 열고 있는 임재천은 예전 인터뷰에서 "어느 곳이든 평균 20킬로미터는 걸으면서 사진을 찍는다"라고 말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음을 생각하면 상식적이다. 걷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도 상식적이다.
 
  ‘대전 국제 포토저널리즘전’이 옛 충남도청사인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내년 1월 2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 사진을 걸고 있는 사진가는 모두 11명인데 이들은 유럽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국제포토저널리즘 페스티벌인 ‘비자 뿌르 리마쥬-페르피냥’에 참가했다는 공통적인 인연이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2008년부터 2016년 사이에 ‘비자 뿌르 리마쥬-페르피냥’에 전시되었던 작품들 중에서 선별한 257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 비극의 기록… 내일 희망을 그린다’라는 부제의 이번 전시는 총 세 개의 부문으로 나눠져 있는데 각각 ‘데이비드 더글러스 던컨 100주년 기념 사진전’,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걸어서 세상 속으로’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사진가 중에서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길 꺼낸 것이 바로 데이비드 더글러스 던컨을 조명하고자 함이다. 1916년 1월에 태어난 데이비드 더글러스 던컨은 한국전쟁에 종군기자로 참가해 맹활약했다. 전쟁사진의 신이라 불리던 로버트 카파와도 친분이 있었던 던컨은 2차 세계대전도 종군했으며 일본이 항복문서에 서명하던 날 미주리호 함상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던컨을 세계적 종군사진기자의 반열로 이끈 것은 한국전쟁이었다. 전쟁의 참상을 담은 ‘이것이 전쟁이다(This is War)‘를 1951년에 펴냈다. 올해 만 100살을 넘긴 데이비드 더글라스 던컨이 이번 대전 국제 포토저널리즘전을 앞두고 주최 쪽인 대전일보사에 전시 축하 인터뷰를 보내왔다고 하니 대단하다. 던컨은 한국 대전에서 전시를 하게 된 것에 대해 “제가 크게 우러러보고 존경하고 있는 나라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두 번째 부문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은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의 야지디족 여성에 대한 잔혹한 탄압,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종교 분쟁, 탈레반 통치 후유증으로 신음하는 아프가니스탄 등의 상황을 담은 사진이 걸린다.
 세 번째 부문 ‘걸러서 세계 속으로’엔 2014년 서아프리카 지역을 휩쓴 에볼라 사태의 참혹했던 장면들이 걸린다. 전지구적 질병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또 인간이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사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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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01.jpg » 한국전쟁, 데이비드 더글라스 던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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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04.jpg » 다니엘 베레홀락, JFK 에볼라 센터로 후송되는 제임스 도르보(8). 그의 아빠는 먼저 그를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병원 직원은 에볼라가 무서워 그의 치료를 꺼렸다. 제임스는 아빠와 JFK 에볼라 센터로 갔으나 입원 허가를 받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먼지 날리는 밖의 도로에 누워 기다려야만 했다. 병원 문이 열리자 다른 환자들이 움직일 수 없는 제임스를 놔둔 채 진료소로 먼저 들어갔다. 제임스의 아버지도 에볼라 때문에 아들을 옮기기를 두려워했다. 제임스는 입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2014. 9. 5)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작

dj06.jpg » 로렌스 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슈자이야 지역에 살고 있는 사바가 피부병을 앓고 있는 손자를 씻기고 있다. 의사는 피부병이 오염된 물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015. 2) dj07.jpg » 마커스 블리스데일, 카디자 알하드지 아드보(30)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친정부 성향 기독교계 무장단체인 안티-발라카 세력들이 그녀의 남편과 세 아이를 총으로 쏘아 죽이는 것을 목격했다. 그녀 역시 목에 총을 맞았으나 살아남았다. (2013. 10. 31) dj08.jpg » 앤드류 퀼티, 미군의 오폭으로 사망한 베이나자르의 아내 나지바와 딸 자흐라가 베이나자르의 묘에서 울부짖고 있다. 딸은 “아버지 자전거 씻어놨어요! 제발 일어나세요! 이제 집에 올 수 있어요”라며 울먹였다. (2015. 11. 8) dj09.jpg » 알프레드 야곱자데, 굴란(15)은 16명의 IS대원들이 입찰한 경매에서 이브라힘에게 팔렸다. 그녀는 “그가 나에게 한 행위 중 가장 관대한 것은 때리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굴란은 성노예가 될 것을 강요당했고 네 차례 자살을 시도했다. 한번은 자살을 위해 휘발유를 마시기도 했다. (2015. 5. 16) dj10.jpg » 에드 존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군 간부들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조각상 제막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12. 4. 13) dj11.jpg » 일라이 리드, 흑인 남성들이 워싱턴 D.C에서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밀리언 맨 마치(100만인 대행진)를 진행하고 있다. (1995) dj12.jpg » 제롬 세시니, 자동소총과 로켓발사기 등으로 무장한 자유 시리아군 대원들이 자신들의 거점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점령한 지역을 주시하고 있다. (2012. 10. 19) dj13.jpg » 파울로 펠레그린,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피난 온 이라크 시아파 난민들이 매년 1월 10일쯤 행해지는 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종교행사 아슈라를 행하고 있다. (2008) dj14.jpg » 피터 바우자, 중산층을 위한 주택으로 계획되었지만 공사 중단으로 슬럼화된 다섯 채의 건물 중에 한 곳에 살고 있는 에두아르도(12)가 집 앞에 앉아 있다. 300여 가구가 입주했어야 할 이곳은 리우 데 자네이로와 가까운 곳이지만 분양이 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더글라스 던컨을 비롯한 전체 11명의 사진가 면면이 화려하다. 매그넘 사진가인 제롬 세시니는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를 밀착 취재한 사진을 보여준다. 마커스 블리스데일은 인권남용과 국제 분쟁이 벌어지는 갈등 현장을 찍었다. 앤드류 퀼티, 알프레드 야곱자데, 피터 바우자, 다니엘 베레훌락, 파울로 펠레그린, 로렌즈 제, 에드 존스, 일라이 리드의 사진이 전시장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가 열리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1932년에 준공되어 2012년까지 충남도청으로 사용된 건물이다. 충남도와 대전시가 업무협약을 맺어 전시관으로 만들었다. 구청사의 본관은 등록문화재 18호로 1000만 관객을 넘겼던 영화 변호인의 촬영장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다.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대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중구청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가면 걸어갈 수 있다.
 영화 변호인의 역사적 공간은 부산이다. 그런데 영화를 찍은 실제 공간은 충남도청 구 청사 본관(등록문화재 18호) 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1932년 준공되어 2012년까지 도청으로 사용된 건물로 충남도와 대전시는 업무협약을 맺어 충남도청 옛 청사를 ‘대전 근현대사 전시관’으로 만들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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