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발표작 제한 규정은 일부러 없앴다”

사진마을 2015. 07.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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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최민식사진상 운영위원장 인터뷰

“심사위원이 제자 작품 심사한 건 오해 소지 있어”


choi02.jpg » 최민식선생, 2009년 부산 자택에서

 
 최민식사진상 선정에 대해 부산외국어대학교 이광수 교수가 페이스북과 한겨레 사진웹진 <사진마을>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했고 현재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요약하면 첫째 문제는 상의 정체성이다. 최민식사진상은 사진계에 공헌이 많은 인물에게 주는 공로상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제출받아 작품성을 보고 심사하는 공모전이란 점이다. 본상을 받은 최광호 작가는 예술성이 더 강조된 작품활동을 했으므로 인본주의 다큐멘터리에 일생 헌신했던 최민식사진상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별상 장려상 수상을 거부한 양철수씨도 같은 지적을 한 것이다.

  두 번째는 작품의 내용과 이중 수혜 논란이다. 본상을 받은 최광호의 ‘숨의 풍경, 천제’는 2002년~2007년 사이에 강원도 태백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최광호는 이 작품들로 2009년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사업에서 지원금을 받은 적이 있다. 최민식사진장 주최 쪽에서 보내온 이번 본상 수상 사진을 보면 스물여섯 장 모두가 2002년~2007년 작품이다. 2009년 이후에 최광호가 부산 장산에서 찍었다는 ‘해운대 양산 천제 축제’의 사진은 한 장도 없다. 재탕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최 쪽에 따르면 이중 수혜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공로상이 아닌 공모전 심사라면 미발표작을 내는 것이 상식이라는 게 사진계 대부분의 목소리다.

  세 번째 문제점은 심사위원단과 일부 수상자의 관계다. 특별상 대상을 받은 사람은 최민식사진상 운영위원장인 이상일이 직접 강사로 활동하는 ‘고은사진아카데미 사진작품연구반’에서 배웠다. 5개월짜리 과정을 3회 거쳤다. 대상수상자는 고은사진아카데미에서 운영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반 수업에서도 배웠다. 이 과정도 5개월짜리로, 외부 초청강사들이 담당하는데 멘토와 멘티 관계로 운영된다. 또한 특별상 장려상 수상자 중 한 명도 고은사진아카데미에서 배운 적이 있다. 그동안 포트폴리오반의 초청강사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홍구, 이갑철, 최광호(2012년 상반기) 변순철, 송수정, 정주하(2012년 하반기) 강용석, 김옥선, 최광호(2013년 하반기), 강홍구, 이상일, 한금선(2014년 하반기).
 고은사진미술관이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기획전 ‘부산참견록’의 수혜 작가는 2013년 강홍구, 2014년 최광호, 2015년 이갑철이다. 부산참견록의 작가로 지정되면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에 대해선 자세하게 모른다. 이 대목은 고은사진미술관이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기대한다.
 
 알려진 것처럼 이번 제2회 최민식사진상의 심사위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이상일(고은사진미술관 관장), 이갑철(1회 최민식 사진상 수상자), 정주하(백제예대 교수/사진가), 송수정(사진기획자), 박상우(중부대 교수/사진이론가)
 
 시상식이 끝난 7일 오후 이상일 최민식사진상 운영위원장과 전화로 인터뷰했다. 최민식사진상 선정과 관련된 일각의 이의 제기에 대한 공식 입장, 혹은 반론은 조만간 따로 나온다고 했으니 그 때 소개하겠다.
 이상일 위원장은 “미발표작 제한 규정은 일부러 없앴다. 좁은 사진계에서 어떤 식이든 발표가 된 사진을 제한해버리면 출품작이 줄어들 것이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의도는 없었다. 이중 수혜란 지적은 이렇게 생각한다. 강원다큐멘터리 지원은 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작업을 격려하는 지원금이다”라고 말했다.
 
 -지원이나 상이나 모두 돈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큰 혜택이 아닌가? 어려운 작가가 한 두 명도 아닌데 소수의 사람이 거듭해서 혜택을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맞다.”
 
 -고은사진아카데미에서 배운 사람이 두 명 들어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은 내 수업을 들은 적은 있지만 나 아닌 다른 심사위원들과는 멘토-멘티 관계가 아니다.”
 
 -이상일 위원장의 수업을 들은 사람을 이상일 위원장이 심사위원을 하면서 뽑은 것이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공정하다고 생각할 것 같은가?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 잘못되었다.”
 
 한국 사진계에서 이런 일은 하루 이틀 된 것이 아니다. 7월 말이 되면 동강국제사진제가 시작된다. 2015년도 동강사진상(상금 1천만 원) 수상자는 정주하로 발표가 났다. 2014년도 수상자는 구본창이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사진축제나 사진상을 검색해서 보라. 상을 주는 심사위원의 이름과 행사를 진행하는 주최쪽의 이름을 찾아보라. 몇 명의 같은 이름들이 계속 꼬리를 물고 돌고 돌아간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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