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들고 우리 동네 시장 탐험

곽윤섭 2015. 0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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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곡초 학생들, 진로탐험 활동으로

전통시장에서 일 하는 사람들 촬영

 

 

6-003.jpg » 장위전통시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월곡초 학생들

 

 “여기 좀 봐주세요”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가 시장 안에 울려 퍼졌다. 어물전의 아주머니는 약간 어색한 듯 홍조 띤 얼굴로 큼지막한 참치를 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주었고 쌀가게의 아저씨는 전국노래자랑에 출연이라도 해본 듯 자신 있게 양팔을 펼쳐들고 포즈를 취했다. 휴대폰을 포함해 크고 작은 카메라를 든 아이들이 일제히 셔터를 눌렀다. 카메라가 작아서 요란한 셔터소리가 나진 않았지만 시장 상인들을 향해 집중하는 자세만큼은 전문 보도사진가 이상으로 진지했다.


이곳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장위전통시장이며 아이들은 인근에 있는 월곡초등학교 사진부(지도교사 이진호) 학생들이다. 방학을 맞아 월곡초등학교 사진부 학생들은 한 달에 걸쳐 ‘진로탐험활동’을 했다. 첫날인 지난해 12월 26일 장위전통시장에서 어물전, 쌀집, 분식집, 정육점, 건어물가게 등을 찍었고 그 후엔 장위동, 월곡동에서 햄버거가게, 편의점, 약국, 안경점 등에서 다양한 직업군을 찾아서 찍었다. 동네를 순찰하는 순찰차 안에 타고 있던 경찰관을 찍은 학생도 있고 학교 선생님도 직업 중의 하나라며 지도교사인 이진호 선생을 찍은 학생도 있었다.

 

이번 활동의 취지에 대해 이진호 선생은 “진로교육의 일환으로 초등학교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피고 진로와 일의 관계를 인식하는 교육활동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이 평소 해왔던 사진반 활동의 취지를 살려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는 경험을 가지도록 하고 싶었다. 특히 가장 역동적인 시장사람들, 약국, 병원, 음식점 등 아이들이 살고 있는 동네의 가까운 이웃들을 만나서 인터뷰도 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과정을 통해 노동의 소중함과 보람을 아이들이 느끼게 되기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진호 선생은 학생들이 찍은 사진들을 함께 정리해 2월 9일부터 13일까지 장위전통시장 번영회 사무실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어물 속으로.jpg » 건어물 속으로/월곡초 박지원

고기 드세요~.JPG » 고기 드세요/우아영

누구 이!.JPG » 누구 이!/조규영

버거 세상.jpg » 버거 세상/김보영

생선 중 최고는 참치.jpg » 생선 중 최고는 참치/박지원

6-1.jpg » 선생님/오희성

신났어요.JPG » 신났어요/유정연

안경의 달인.jpg » 안경의 달인/유하영

어떤 약이 좋을까.JPG » 어떤 약이 좋을까/오성은

운전으로 여행.JPG » 운전으로 여행/오훈

집념.jpg » 집념/김보영

햅쌀!.JPG » 햅쌀! /유정연     

협동 2.JPG » 협동 2/김서진

        

 “한복 집에서 한복을 열심히 만드는 분들과 안경집에서 안경을 고치고 계시는 분”을 찍은 유하영 학생(5학년 3반)은 아빠에게 사진을 배우다가 지난해 봄부터 학교 사진부 동아리에서 배우고 있다며 “장래희망은 치과의사이고 사진을 찍으면서 내가 모르던 세상을 알 수 있고 사진을 찍으면 뿌듯한 느낌도 들어서 앞으로도 계속 사진을 취미활동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보영 학생(5학년 2반)은 “평소에는 핸드폰으로 많이 찍다가 학교 사진부에서 사진을 찍는 법을 알려준다고 하여 배우기 시작했고 그동안 찍은 사진 중에서는 2학년 때 찍었던 꽃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든다. 이번에 월곡동에서 햄버거가게를 찍었는데 직원분들이 열심히 일하셔서 보기 좋았고 사진을 그냥 남기기 위하여 찍기보다는 더 예쁘고 더 멋지게 찍으려고 했다. 사진을 찍는 것은 추억을 남기는 것과 같다”고 직업탐방을 마무리하면서 말했다.

6-000001.JPG

 지도교사 이진호 선생은 “좀 아쉬웠던 것은 체험학습 대상이나 직업군의 장소를 찾기가 어려웠던 점이다. 때문에 아이들이 희망하는 직업군이 아닌 내가 섭외할 수 있는 곳으로 제한하여 체험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교실 속에서 만의 진로교육이 아니라 진로체험을 할 수 있는 업종을 개방해주는 재능기부를 받아 직접 현장을 견학하고 스스로 준비해서 인터뷰도 해보는 등 체험을 통한 실질적인 진로교육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번 장위전통시장 사진촬영과 체험은 시장상인회 길희봉회장과 시장상인들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아이들이 촬영하는 과정에서도 상인들은 따뜻한 미소와 격려로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대형마트에 가는 것이 더 익숙한 초등학생들에게 전통시장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은 좋은 기획이며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 안목을 넓힌다면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곽윤섭 선임기자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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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들고 우리 동네 시장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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