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도 흥분해 떨리는 행복

사진마을 2016. 03.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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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흥 사진전 '해피데이즈'

찍히는 사람도, 찍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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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흥의 사진전 ‘해피데이즈’가 서울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리고 있는데 10일까지밖에 하지 않으니 서둘러서 가봐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한 해전에 박신흥은 1970년대를 서정적으로 서술해낸 사진집 ‘예스터데이’를 냈었다. http://photovil.hani.co.kr/400993 

 그때 인터뷰에서 박신흥은 “70년대까지 열심히 찍다가 공직에 들어선 바람에 사진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2011년 근 30년 만에 장롱에서 카메라를 꺼냈고 다시 찍기 시작했다. 주제는 행복이다.”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행복은 웃음과 더불어 광범위한 주제다. 너무 흔한 주제처럼 들리는데 막상 행복을 찍으려고 들면 그렇게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더구나 더 어렵다. 불행한 세월, 행복할 수 없는 시대라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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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순간을 찍어 사진을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행복이란 주제가 완성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이번 박신흥의 ‘해피데이즈’는 대단히 성공적인 사진전이다. 사진강의를 하면서 사진작가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개인전 몇 회 이상…. 이런 기준은 이제 말도 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 페이스북을 통해 많든 적든 ‘페친’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정기적으로 보여주는 세상이 왔다. 그렇다면 아마추어와 사진작가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나는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꾸준히 작업하고 발표하여야 한다. 말 그대로다. 찍는 것, 발표하는 것을 이어가야 한다. 둘째는 다른 작가와 다른 작업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겠으나 사진의 내용과 방식과 명분이 달라야한다. 쉽지 않다. 셋째는 작가 본인의 작업이 날로 새로워야 한다. 한 가지 테마를 몇 년째, 몇 십 년 째 되풀이해서 답습하는 사진가를 작가라고 부르기 어렵고 부르고 싶지도 않다.
 
   이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는 사진작가는 몇 명이나 될까? 박신흥의 작업은 아직 그 기준을 지켜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봄이 왔으나 황사도 같이 와서 뿌연 하늘이 이 불행한 세월을 더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 역 5번 출구에서 내려 갤러리브레송을 찾아가 ‘해피데이즈’를 만나 행복한 날을 느껴보라. 잠시라도 시름을 잊게 하는 사진을 찍는 이 땅의 사진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작가노트/박신흥
 
 미소와 푸근함은 멀지 않은 우리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고 작은 곳에서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달동네 화장실에 새로 달아진 문고리를 잡아 보고, 사진샾 유리문에 “밀어유댕겨유”하는 표시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누군가에 대한 감사와 행복은
 느끼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그 무엇이다.
 
 늘 가까이에 카메라를 휴대한다.
 마음속의 카메라는 꽤 오래되었고 가방 속 카메라는 물론 오른쪽 바지 주머니 속 핸드폰은 나의 애기다.
 셔터 찬스를 만나면 이내 청춘으로 돌아가고 전율을 참지 못한다.
 때론 카메라까지도 흥분시켜 사진도 흔들려 나올 정도로….
 
 누구나 카메라를 휴대하고 수시로 사진을 찍은 게 일상이 되었다.
 모두가 행복을 느끼는 기분 좋은 사진을 만들고 싶다.
 개개인의 행복지수의 합을 극대화시키는 사진의 또 다른 힘을 느끼며,
 일상과 여행에서 만난 대상들을 가볍게 올려본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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