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불가를 돌파하라

사진마을 2017. 08.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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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다섯 줄의 오선지가 펼쳐졌다. 이곳은 대학로 한 카페 앞의 공터이며 오선지는 쇠로 된 난간이다. 바닥에 과자 부스러기가 있었던 모양으로 동네 까치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바닥에 앉은 두 마리는 도를 짚고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가운데는 시에 막 앉았다. 맨 위는 높은 파.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1~2초 간격을 두고 새 악보가 그려지고 있었다. 동영상으로 찍었다면 <엘 빔보>나 <진주조개잡이>쯤 되는 멜로디가 흘러나왔을 것이다. 어느 정도 질서와 리듬이 있어 계명 따라 흥얼거리는 순간 한 녀석이 급하게 고음에 도전하느라 마디와 마디의 경계를 돌파해버리고 말았다. 깍깍. 까악! 그러다 까마귀 될라.

 

글 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이 글은 언론중재위원회의 대외홍보지인 <언론과 사람> 7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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