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진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곽윤섭 2012. 0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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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뒤집어보기] 수평 맞추기

  사진기자의 기본문법, 선택이 아닌 필수

  광각으로 왜곡 생겨도 중앙 수직선 곧게


 

 즐겨 카메라의 수평을 어기면서 삐딱하게 찍는 사진가들이 드물지 않다. 그 사진들은 예술사진 쪽에 가깝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언론매체에 뉴스로 보도하는 뉴스사진이라면 경우가 다르다. 뉴스사진에는 몇 가지 문법이 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수평 맞추기다. 뉴스사진에서 수평 맞추기는 필수적인 요건이다. 오늘(8월 24일)치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의 사진을 예로 들면서 수평에 관해 살펴본다.

 

 

2012-8-24-경향.jpg
 
 경향의 사진은 한강의 다리에서 찍은 여의도의 노을을 담고 있다. 왼쪽의 고층 건물들이  오른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것이 보인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오른쪽에 있는 상대적으로 낮은 건물들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광각렌즈 탓으로 생기는 필연적인 왜곡 현상이다. 광각을 쓰면 좌우가 가운데로 넘어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이 사진은 수평을 못 맞춘 사진일까? 그렇지 않다. 렌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수평이 맞지 않을 때에도 한 가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것은 가장 가운데 있는 수직선이 수평선을 기준으로 90도 정각으로 서있는지의 여부다. 가운데 수직선이 똑바로 하늘을 향한다면 비록 사진을 보는 사람의 눈에는 좌우가 넘어가고 있다 하더라도 수평이 맞은 사진으로 간주한다. 이것은 하나의 약속이다. 경향의 사진에서 보이는 가로등 중 왼쪽에서 세 번째의 가로등을 보면 뒤의 건물과 마찬가지로 90도를 지키고 있다. 또 하나의 힌트이자 시각적 안정감을 주는 요소는 수평선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한강 다리의 난간은 소실점을 향해 달려가면서 수평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좌우의 수평 어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편안한 느낌을 주게 된다.

 

 
2012-8-24-동아.jpg  
 

 

동아의 사진은 시원하게 펼쳐진 구름을 강조하는 남산공원을 담고 있다.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N서울타워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 아래로 보이는 시민들도 왼쪽으로 넘어간다. 난간에 기댔다고 보기엔 너무 기울어졌다. 왼쪽에 있는 두 명의 시민은 똑바로 서있다. 위에서 말한 기준점인 한가운데의 수직선에 해당하는 세 번째 난간 기둥이 왼쪽으로 넘어가 있는 것이 보인다. 이렇게 되면 수평을 못 맞춘 사진으로 보이게 된다. 특히 시각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너무나 눈에 익숙한 N서울타워가 기울어져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만약 왼쪽에 조금 작더라도 수직선이 하나 있고 그 수직선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N타워와 마주보면 균형을 맞출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가운데 수직선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하는 이야기다. 구름의 모양과 멀리 왼쪽으로 보이는 검은 선(연무인지 숲인지 정확치 않다)을 보면 조금 이상하긴 하다. 미루어 짐작하자면 원래 가로로 찍은 사진을 세로로 자르면서 생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뉴스사진에 익숙해져 있는 사진기자들에게도 수평 맞추기는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좌경 기자 우경기자라는 농담도 있을 정도다. 필자도 예외일 수는 없어서 5년 정도 주기로 좌우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 형편이다. 좌우의 날개로 난다나 어쨌다나.
 
 아래 사진들은 수평 맞추기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다.

 

9Q6J2852-1.jpg  
이렇게 명확한 기준선이 있으면 수평이 지켜졌는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다.  포항/곽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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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이 맞았을까 틀렸을까? 나무들은 통상 곧장 하늘을 향해 올라가지만 비스듬하게 자라는 것도 있다. 이럴땐 참 애매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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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이 맞지 않은 사진. 왼쪽의 전봇대는 직각에 가깝지만 오른쪽 집은 금방이라도 왼쪽으로 쏟아질 것 같다.

 

IMG_0526-1.jpg

수평을 맞춘 사진. 가운데 텔레비전 안테나를 기준으로 수평을 잡았다. 그럼에도 오른쪽 집은 기울었다. 광각 탓도 있고 산동네의 골목에선 담과 길바닥도 수평과 수직이 아닌 경우도 많았다. 역시 모호하다.

 

IMG_0843.JPG

 

 

 

IMG_0844.JPG

23일 늦은 오후 파주출판단지에서 찍었다. 하늘과 구름이 어찌나 고운지... 모처럼 하늘을 보게 된 것 같다. 그나 저나 위 두 사진 중에 수평이 맞은 것은 어느 사진일까? 두 사진 모두 서서 찍었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kwak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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