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쓴 수필, 수필로 그린 사진

곽윤섭 2013. 0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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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담의 새 책 '숲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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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나물                                                                                                                                              김담

 

 

사진책을 소개하면서 책 저자의 이름 뒤에다가 ~님을 붙이는 경우는 잘 없었다. 이번 ‘숲의 인문학’ 저자 김담씨 뒤엔 님을 붙여 김담님이라고 부른다. 사진마을의 유력 필자 중에 한 분이며 khjdam 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렌즈세상에도 사진을 자주 올리고 포토오디세이를 위한 테마에도 수시로 참여한다. 그래서 사진마을의 다른 필자들, 예를 들어 checky님, 김민수님, 김영주님, 중전님, 둘러보기님(빼먹으면 무슨 소리를 들을까), 오승현님...처럼 김담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워서 그렇다.

 

김담님의 책이 나왔다. 출판사는 글항아리이며 책 제목은 ‘숲의 인문학’.                                    책 구입 바로가기

 

 

김담님의 글이야 어떻게 한 마디라도 찔러볼 수도 없이 좋으니 긴말 않겠다. 그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올라온 사진과 관련된 몇 마디씩이었다. 어떻게 찍으시라, 이렇게 찍으시라고 잔소리를 하면서 사진을 봐왔다. 책을 열어보면서 당연히 사진에 먼저 눈이 갔다. 어느새forest20.jpg 사진실력이 이리도 늘었나싶어서 웃음이 나왔다. 사진마을에 사진 많이 올려서 곽기자의 잔소리 듣고 실력이 는 것도 아닐텐데 괜히 공치사라도 하고 싶어진 웃음이다. 맨 앞에서 ‘사진책’이라고 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라서 전체 440쪽에서 96쪽, 그러니까 1/5정도가 사진이다. 책 제목 숲의 인문학은 직관적으로 사진의 내용은 모두 숲의 식구들을 찍은 것이다. 꽃이 제일 많고 나물도 있고 나무도 있다. 천마, 두릅, 하수오, 송이(!) 같이 몸에 좋거나 입맛이 도는 식물들을 보면서 이 책은 무슨 책인가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봄의 노루귀, 감자난초와 여름의 산작약 흰 꽃(379쪽)이야기를 보면 꽃에 대한 생각들이 가장 많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가을의 초롱단 혹은 용담(099쪽)이야기를 읽거나 어느 겨울의 이야기인 ‘말똥가리 날다’를 읽으면 역시 숲(과 그 언저리에 사는 사람들) 전체를 다룬 책이라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 그러나 노루귀 혹은 말똥가리의 사진을 책에서 찾으려고 들어선 안된다. 사진으론 없는 것도 있는데 그런 동식물은 글로 그려져있다. 

 

이 책은 사진 하나 놓고 글 한 편 놓고 서로 묘사하거나 수식하거나 보완하는 형식의 구성이 아니다. 사진이 5장에서 10장 정도 쭉 나열되어있고 그 다음엔 2~4쪽짜리 짧은 글이 쭉 20~30편 이어진다. 사진과 글의 여러 결합형태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각별했다. 예컨대 분홍빛 타래난초, 노을지는 하늘 배경의 감나무, 이름도 고운 금꿩의 다리, 길가의 민들레 씨앗, 어느 담벼락옆에 피어올린 백일홍, 중나리, 토끼풀, 홑왕원추리,노루오줌, 꿀풀, 찔레꽃 등이 이어지는 일련의 사진들을 감상하면서 사진집이란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쪽에서 줄풀, 중복물 지다, 봉숭아물을 들이다, 싸리버섯, 능이버섯...., 머루.... 등의 제목이 붙은 글을 읽으면서도 어쩐지 사진 혹은 그림이 떠오르는 경험을 했다. 꽃이든 나물이든 김장김치든 혹은 화진포호수 한 바퀴든... 그렇기 때문에 물장구치는 수달(121쪽)의 글을 읽으면서 “아니 왜 수달사진이 없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되는 것이다. 글을 읽는데 사진이 떠오른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잠시 책의 일부를 옮긴다.

 

“순간, 살그머니 걸음을 멈췄다. 냇물에서 물장구치는 소리가 들렸던 까닭이다. 윤슬이 반짝이는 사이로 검은 물체가 강벼랑을 따라 물살을 가르며 물길을 따라 나갔다. 손전등이 없는 것이 유감이었다. 아쉬운 대로 휴대폰으로 조명하였으나 빛이 미치지 못했다. 살금살금 둑길을 따라 걸었다. 틀림없는 수달이었다. 물난리가 난 뒤로 흔히 볼 수 없었던 터라 한동안 잊고 지냈더니 이렇게 불현 듯이 찾아왔다. 휴대폰 조명을 끈 뒤 부드럽게 수면을 헤가르며 바람 아래를 향해 나가는 모습을 한동안 지켜보았다. 통게통게 가슴이 뛰었다. 달빛은 점점 환해지고 있었다”


틀림없이 수달이 보인다, 사진보다 더 선명하게 보인다. 가끔은 사진보다 더 풍부하고 변화무쌍하게 이미지가 보인다. 그러므로 이 책은 1/5가량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4/5가량의 글로 쓴 사진으로 된 사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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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꿩의 다리                                                                                                                                            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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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 궁뎅이버섯                                                                                                                                      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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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풀                                                                                                                                              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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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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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김담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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