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광 작가 추천 음악과 함께-‘어제의 오늘’ 속으로 시간의 귀환

곽윤섭 2015. 05. 01
조회수 17223 추천수 0

 한영수 사진집 2탄 ‘꿈결 같은 시절’

 세월의 강 건넌 그 때 그 아이들

 

 

 R678x0.jpg » 손대광 작가가 추천한 음악,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OST , 클릭하면 동영상으로 이어집니다. 손대광 작가께 감사드립니다.

손대광 작가께 감사드립니다. 적절한 선곡입니다.

 

once-13.jpg » 수원

  

직접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을 꼽으라면 퍼뜩 떠오르는 제목이 몇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도 그 중의 하나다. 한영수 선생의 두 번째 사진집 <꿈결 같은 시절(Once upon a time)>이 나왔다. 지난해 9월 한영수선생의 딸인 한선정 대표가 <한영수-서울모던타임즈>를 들고 와서 다음 책도 준비중이라고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서울모던타임즈>가 한영수전집의 신호탄이자 총론이라면 이번 두 번째 책부터는 각론으로 접어든 것이다. <꿈결 같은 시절>의 테마는 아이다. 다음에 나올 것은 시장, 여인, 한강 등인데 아직 순서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관련 전시와 책을 소개하다보니 사진집이 좀 있다. 책소개를 할 때 보고나서 그동안 책꽂이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꿈결 같은 시절>를 위해 관련된 책을 불러 모았다. 전몽각의 <윤미네집>, 김기찬의 <잃어버린 풍경><골목안 풍경 전집>, 김녕만의 <시대의 기억>, 박신흥의 <예스터데이>등을 들고 회사 옥상 등나무 그늘 아래로 가서 탐독했다. 사진집을 이렇게 쌓아두고 보기는 참 오랜만이다. 때 이른 더위를 식혀주는 바람이 불어왔고 연한 자줏빛 등나무 꽃잎이 책 위로 떨어져내렸다. <꿈결 같은 시절>은 대부분 1950~60년대의 서울의 모습 중에서 아이들을 찍은 사진으로 꾸려졌다. 강원도 사진도 몇 장 있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이야기했던 것은 이 책 <꿈결 같은 시절>의 영어 제목이 <원스 어폰 어 타임>이기 때문이었는데 사진들을 하나씩 음미하다 보니 별 기억들이 다 났다.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도 엔니오 모리꼬네의 OST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중에 갱이 되는 다섯 아이들이 뉴욕의 골목길을 걸어가는 장면이 선하게 떠오를 것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검색해서 첫 소절만 들어도 ! 이거라고 할 것이다. 팬플루트의 특유한 음색과 함께 어느덧 우리는 과거로 흘러들어갈 수 밖에 없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20세기 초 미국의 이야기이므로 한국의 50~60년에 맞는 음악이 아니라고 주장할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그런 말은 무시하고 싶지만 일리가 있으므로 <터미널 블루스>의 사진가이자 드러머인 손대광씨가 이 글과 한영수선생의 <꿈결 같은 시절>에 들어있는 사진을 본다면 반드시 댓글을 달아 한국의 50년과 60년에 어울리는, 한영수선생의 사진에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해주길 바란다.

 

위에서 언급한 전몽각, 김기찬, 김녕만, 박신흥의 사진집을 다시 한 번씩 탐독한 이유는 한영수의 사진과 그이들의 사진once-001.jpg » 꿈결 같은 시절 표지이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다들 비슷한 시절을 겪었으니 당연할 수도 있지만 이 다섯 작가 사진집의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사진이란 공통점을 빼고 나면 차이점이 많다. 그러나 지금 다섯 작가에 대한 논문을 쓸 일은 아니니 특정한 개별적 차이는 독자 여러분께서 판단할 일이다. 거칠게 보자면 다섯 명 중에서도 한영수선생의 사진스타일이 가장 프로스러웠다. 김녕만 선생이 이 글을 보시면 언짢아 하시진 않을 것이다. 전몽각, 김기찬, 박신흥 세 분은 스스로 사진가라고 부르진 않았으니 프로라는 표현에서 자유롭다. 김녕만선생은 사진기자를 하셨으니 사진작가와 다른 점이 있어서 뺐을 뿐이다. 사진잡지 <사진예술>을 넘기고 나서 다시 본격적으로 사진가의 길을 걷겠다고 하니 더 지켜볼 일이아. 그러고 보면 한영수선생도 60년대 말에 광고사진으로 건너가 버렸다. 하여 사진의 실력을 따지자는 것은 전혀 아니고 대상에 대한 접근을 어떻게 했는지를 짚었을 뿐이니 내 생각과 다른 분이 많기를 바란다.

 

책에 실린 사진은 주옥 같다. 지난번 <서울모던타임즈>때는 한 장씩 토를 달았으나 이번엔 그러지 않겠다. 안목 있는 독자들이면 능히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이번 한영수선생의 <꿈결 같은 시절(Once upon a time)>의 테마가 아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위 다른 사진가(그 이들이 스스로 사진가라고 부르진 않지만 나는 사진가라고 부를 수 밖에 없다)들의 사진집에서 아이들이 나온 곳을 찾아보았다. 김녕만의 사진집 <시대의 기억> 57쪽에 나오는 1973년 부안에서 찍은 아이, 전몽각의 복간된 사진집 <윤미네집> 57쪽에 나오는 1968년 오류동에서 찍은 윤미와 동생, 박신흥의 사진집 <예스터데이> 56쪽에 나오는 1972년 서울에서 찍은 아이, 김기찬의 책 <골목안 풍경전집> 57쪽에 나오는 1981년 미사리에서 찍은 아이와 한영수의 이번 책 57쪽에 나오는 1956~1963년 사이에 찍은 아이를 비교해보니 재미가 쏠쏠했다.

 

once-01.jpg » 강원도

once-02.jpg » 강원도 안목

once-03.jpg » 서울 만리동

once-04.jpg » 서울 명동

once-05.jpg » 서울 북창동

once-06.jpg » 서울 영등포

once-07.jpg » 서울 용산

once-08.jpg » 서울 장충단공원

once-09.jpg » 서울 충무로

once-10.jpg » 서울 충정로

once-11.jpg » 서울 한강

once-12.jpg » 서울 한강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되기 전에 한영수의 첫 사진집 <한영수-서울모던타임즈>이 나왔다. <국제시장>의 무대는 부산이고 사진집의 무대는 서울이지만 느낌은 자못 비슷하다. 어려운 시절 50년대와 6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70대와 60대는 그 시절을 겪지 않았던 50대 이하의 사람들과 이 사진집을 보는 감흥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영화 천만관객을 돌파한 <국제시장>을 본 연령층의 분석을 보면 의외의 결과를 알 수 있다. 처음에 중장년층이 관심을 갖고 개봉관을 찾았지만 곧 젊은 관객들의 전폭적인 호응으로 이어지면서 CGV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30.5%, 3027.3%, 4028.2%로 폭 넓은 연령층이 영화를 봤다. 어제 없이 오늘이 없고 내일도 없는 것이다. 50년대와 60년대를 살았던 아이들은 이제 누군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었다. 옛날을 담았던 영화와 사진집을 보면서 나는 그 시절을 살지 않았지만 마치 내가 그 곳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제를 찍어두면 내일은 기록이 된다. 2015년을 찍어두면 50~60년이 지난 21세기 후반엔 기록이 된다. 그땐 그렇게 살았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한영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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