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사진 교육과 전시 과정 전말을 밝힙니다

곽윤섭 2015. 02. 06
조회수 15249 추천수 0

 

333.jpg » 전시장 전경/사진 세이브 더 칠드런 제공

 

 

지난해 7월 ‘세이브 더 칠드런’ 쪽에서 먼저 접촉해왔다.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청소년들에게 사진교육을 하고 있는 사진작가 이야기와 더불어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에서도 사진교육을 하고 싶은데 한겨레 곽윤섭 기자가 할 수 있는지 물었다. 흔쾌히 승낙했다.

 처음엔 한국의 청소년을 어떻게 섭외하는지, 누굴 대상으로 하는지 확정되지 않았다. 이윽고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안산 단원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고 알려왔다. 회사에 보고하고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공문이 필요하다고 했고 나는 업무시간에 사진 교육을 하는 것이니 수당이나 강사료 같은 것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말에 강의하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나에게 사진을 배운 적이 있는 졸업생들에게 도와줄 것을 부탁했고 6명이 흔쾌히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단원고 교실에서 사진 수업이 시작되었다. ‘세이브 더 칠드런’ 쪽에서 카메라를 포함해 학생들 간식 등에 대해 모두 준비했다. 8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한 차례 90분씩 12번의 사진 교육을 했다. 여러모로 힘이 들었다.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였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조교 6명은 아무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 말과 행동이 모두 조심스러웠을 뿐이다.

 수업 내용은 이미 기사로 소개했으니 더 쓰지 않겠다. 12번의 수업이 끝나고 내가 학생들과 함께 수업시간에 사진을 골라내서 기념 사진집을 만들었고 단원고에서 사진전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5분간 축사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일단 간다고 했다가 당일 아침에 아무래도 가기가 싫어서 못 간다고 알렸다. 학생들이 보고 싶었지만 어디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이브 더 칠드런’ 담당자들은 시리아와 단원고 학생들의 공동 사진전이 서울서 열릴지도 모르겠다고 언질을 주었다. 언제 어디서, 혹은 열릴지 안열리지도 모른다고 했다. 전시가 결정되면 전화해 달라고 했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니 서울서 전시가 열린다면 당연히 내가 사진 선정에 도움을 주는게 맞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곤 거의 두 달 넘게 전화 한 통화가 없었다. 두세 차례 내가 전화를 걸었으나 담당 과장은 통화를 못했고 담당 대리는 한 차례 통화했다. 과장과 연락이 되면 전화를 달라고 했으나 소식이 없었다. 올해 1월 27일 휴가를 내고 볼 일을 위해 대구에 들렀다가  오후에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러 가는 도중 동대구역앞에서 대리의 전화를 받았다. 서울 전시가 세팅이 다 끝났고 나를 스페셜 게스트로 모시기 위해 초청장을 보낼 테니 주소를 부르라고 했다. 사진전의 내용이 뭐냐고 물었더니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후반부 교육을 했고 학생들이 사진을 새로 찍었다고 했다.

 나는 당혹스러웠다. 12주 동안 조교 6명과 함께 교육을 했는데 그 내용이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시리아에서 사진을 가르쳤다는 사진작가가 1월 26일부터 5일간 단원고를 찾아 워크숍을 했다고 했다. 전시를 한다는 보도자료를 이미 배포했다고 했다.그러면서 시리아에서 교육한 사진가와의 단독인터뷰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어이가 없었다. 기차를 타기위해서 전화를 끊었다.

 

 서울 올라와서 보도자료를 찾아봤다. 처음엔 통신사의 것을 봤고 나중에 원문을 봤는데 기가 막혔다. 시리아에선 외국 사진가가 교육을 했다면서 한국 단원고에선 누가 어떻게 교육을 했는지에 대해 단 한 글자도 없었다. 이용당했다는 느낌이 다시 들었다. 그리곤 전화가 오길 기다렸는데 아무 소식이 없었다. 이틀 뒤에 우연히 카톡을 보다가 (나는 카톡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대리가 남긴 메시지가 있었다. 지금도 남아있을 것인데 “내가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곤 과장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역시 내가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답을 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을 찾아가서 책임자의 답변을 듣겠다고 했다. 다음날 아침 ‘세이브 더 칠드런’의 부장이 회사로 찾아오겠다며 전화를 해서 그러자고 했고 오후 한 시에 부장과 대리가 왔다.

 

 길게 이야기했으나 관점이 서로 달랐다. 나는 세 가지를 이야기했다. 두 달 동안 한번도 전화를 하지 않은 것, 보도자료에 시리아에서 사진을 교육했다는 이야기는 있는데 한국에선 어떻게 교육이 진행되었는지 없다는 점, 서울 사진전의 구성에서 내가 배제된 점이다.

 전화를 하지 않은 것과 서울 사진전 구성에서 배제된 것은 자기들의 잘못이 없다고 했다. 한겨레와 일한게 부끄럽냐고 했더니 그것은 아니라며 보도자료건은 죄송하다고 했다. 미숙한 일처리라고 했다. 화가 났으나 참았다. ‘세이브 더 칠드런’의 부장이 주말에 전시 열리고 나면 후속보도자료를 내고 거기서 상세히 다룰 것이며 전시 열리고 나서 몇몇 매체들이 취재를 오면 한국에서 사진을 어떻게 교육했는지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후속조치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전시장 오픈은 2월 6일에 잡혀있었는데 처음엔 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조교 6명에게 연락했고 “아이들 얼굴이나 보자”고 가자고 했다. 학생들이 전시장 방문하는 날짜가 5일로 바뀌었다고 해서 갔다. 전시장은 지하와 2층으로 구분되어있는데 한 바퀴 둘러보니 대충 감이 잡혔다.

 내가 12주동안 강의할 때 나온 작품은 없었다. 전시장 입구 안내문에는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와 과정을 적어놓았는데 역시 거기도 한국에서 사진을 어떻게 교육했는지에 대한 안내가 없었다. 아이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돌아왔다. 한겨레에 기사를 썼고 사진마을에도 기사를 올렸다. 쉽게 말하면 한겨레에 실린 사진은 전시장에선 찾아볼 수 없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의도적으로 배제당했다.

 6일 후속보도자료가 왔다. A4 용지 2매짜리 보도자료엔 관련 내용이 딱 한 줄 있었다. “이를 위해 한겨레신문 곽윤섭 사진기자가 재능기부로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단원고 2학년 및 3학년 학생들에게 사진 수업을 진행했다.” 6일치 경향신문에 시리아에서 교육한 사진가의 인터뷰가 실렸다. “자타리 난민촌 아이들처럼 단원고 학생들도 지난해 8월부터 한겨레신문 곽윤섭 사진기자의 도움을 받아 사진을 배웠다.” 4단짜리 머릿기사에서 딱 한 줄이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의 부장과 통화를 했다. 12주의 교육과 6명의 조교들의 존재는 흔적이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변명 혹은 해명 혹은 설명을 들었으나 새로운 이야기가 없었다. 전말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론기회를 줬다. 세이브 더 칠드런의 부장은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이 사진교육부터 전시 개막까지에 대한 전말이다. 내 이야길 들은 모든 사람은 “한겨레 곽기자가 이용당했다”고 말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만약을 생각해 이상의 내용을 세이브 더 칠드런의 부장에게 보내 사실과 다른 점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30분이 경과했고 답이 없었다.

여기까지.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취재

단원고 사진 교육과 전시 과정 전말을 밝힙니다 [8]

  • 곽윤섭
  • | 2015.02.06

지난해 7월 ‘세이브 더 칠드런’ 쪽에서 먼저 접촉해왔다.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청소년들에게 사진교육을 하고 있는 사진작가 이야기와 더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