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면 행복을 <만나게 될거야>

곽윤섭 2012. 03. 26
조회수 12734 추천수 1

사진작가 고빈의 첫번째 책

포토에세이 <만나게 될거야>

 

 

책 구입 바로가기

 

 

gowind01.jpg 

닐가이, 백조와 호수     ⓒ고빈

 

 

“언덕 위에서 우리는 묵언의 대화 같은 것을 나누었다. 파란소는 인간의 도시를 보고 싶어 했다. 그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여행자였다. 그는 자신의 삶 앞에 펼쳐지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달아나지 않을 용기가 있는 존재였다. 그 용기는 순수로부터 나오는 것이었다.” 207쪽

편안하고 친근한 표정의 아이들과 동물사진으로 이미 국내외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사진작가 고빈이 포토에세이를 냈다. 고빈이 이 책에 등장하는 것과 같은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것은 1999년 인도여행때부터.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10여차례의 개인전을 했지만 포토에세이든 사진집이든 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간기념회장에서 작가에게 물었다. “사실은 5년 전쯤에 책을 한번 써볼까 싶어서 시도해봤지만 이상하게 글이 씌여지질 않았다. 10년이 넘어가면서 내 여행의 한 싸이클이 돌았다는 느낌이 왔고 과연 이번에는 슬슬 풀렸다. 물론 그렇게 쉽진 않았지만”

책은 인도와 파키스탄과 티베트, 파키스탄 등지에서 만난 인연을 사진과 글로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사진 보고 글 읽고 다시 사진을 보면 작가와 함께 여행을 한다는 기분도 들었다. 첫 책이니 개구쟁이들과 개구쟁이를 닮은 동물들의 사진으로 가득찬 사진집을 기대했는데 <만나게 될거야>는 글이 꽤 많다. 사진이 위축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작가도 그런 고민을 했나 보다. 기우였다.  글이 서너쪽 이어지다보면 사진도 서너쪽 이상 등장하기 때문에 사진집의 느낌도 살려냈다. 글을 읽고 사진을 보는 경우가 사진의 이해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정반대가 될 수도 있다. 현학적인 글은 사진을 더 뿌옇게 만든다. 그런데 고빈의 글은 사진에 등장하는 동물의 표정과 심리를 읽어내는데 도움이 됐다. 어떤 책이든 사진이 조금이라도 들어있는 책이라면 사진부터 먼저 쭉 찾아보는 습관이 있다. 처음엔 사진에서 당나귀의 표정을 눈으로 먼저 읽었다. 글을 읽고 당나귀를 다시 보니 얼굴표정이 달라져있었다. 놀라운 경험이다. 고빈의 사진 속 동물들은 그 마을의 주민들과 동격이다. 터번을 두른 남자들이 나무그늘 아래 모여앉아 있는데 개 한 마리가 철퍼덕 옆으로 누워 낮잠을 즐긴다. 남자가 검고 흰 새끼양 두 마리를 안고 있는데gowind-06.jpg 흰 양이 검은 양에게 귓속말을 하면서 카메라를 힐끗 바라본다. 들판에서 개와 말이 만났다. 고빈이 찍고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둘은 마주본다. 분명히 대화를 나눈다. 책을 읽다보면 고빈의 사진에 등장한 동물들은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사색도 하고 소통을 하는 것 같다.

저자는 한 번 어떤 곳을 방문하면 3개월에서 6개월씩 머물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어떤 곳은 10년 동안 10여번 거듭 들르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동물들은 고빈을 알아보고 툭툭 차기도 하고 머리로 들이받기도 하면서 인사를 한다고 했다.

‘파란소’의 에피소드는 감동적이며 동시에 담담하다. 고빈은 사막에서 야생 동물인 파란소를 만났다. 망고 피클맛을 본 녀석이 계속 따라다니는 바람에 한동안 이 마을, 저 도시로 같이 여행을 다녔다. 더 업을 쌓지 않으려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사막에 홀로 두고 멀리 도망쳤다. 1년 뒤에 그 마을을 찾아 파란소의 안부를 물었더니 마을에 자주 나타나 서성거리다가 죽었다는 이야길 전해듣는다. 착잡한 마음에 오토바이로 사막 도로를 달렸는데 어느 순간 그 파란소가 사막 저편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음을 발견했다. 어느 쪽도 거리를 더 좁히거나 넓히지 않은채 한동안 둘은 마주보았다. 그리고 각자의 길로 돌아섰다고 한다. 책은 이런 만남으로 가득차있다. 고빈은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신의 윙크’를 꼽았다.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gowind03.jpg

ⓒ고빈

 

 

gowind02.jpg

사라진 치즈   ⓒ고빈

 

 

gowind04.jpg

소와 원숭이, 마투라 아침   ⓒ고빈

 

 

 

gowind05.jpg

신의 윙크   ⓒ고빈

 

 

gowind06.jpg

코끼리, 사막 풍경    ⓒ고빈

 

 

gowind08.jpg

라바리    ⓒ고빈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전시회

자연 닮은 사람이 사람 닮은 자연을 찍다 [1]

  • 곽윤섭
  • | 2012.08.16

‘내셔널 지오그래픽전-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생명에 대한 애정과 끈기로 최고의 순간 포착 작가 60명 ‘순수’보다 더 순수한 다큐 180 점...

취재

책을 보면 행복을 <만나게 될거야> [3]

  • 곽윤섭
  • | 2012.03.26

사진작가 고빈의 첫번째 책 포토에세이 <만나게 될거야> 책 구입 바로가기 닐가이, 백조와 호수 ⓒ고빈 “언덕 위에서 우리는 묵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