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의 스트레스, 사진으로 힐링

곽윤섭 2015. 0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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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농구인생 수원대 박제영교수

풍경 훈련 경기 뭐든 찍어두면 기록

 

 

박제영교수-0001.JPG

수원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박제영씨의 취미 중 하나가 사진이다. 박교수는 선수 출신 농구인. 배재중·고등학교, 고려대를 거쳐 1977년부터 산업은행에서 선수로 뛰었다. 1983년부터 1988년까지 고려대에서 코치, 1988년부터 2009년까지 수원대에서 감독생활을 했으니 뼛속까지 농구인이라 할 수 있겠다. 한국 농구계의 전설인 박한(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씨와의 관계도 각별하다. 박한 부회장이 1975년에 고려대 농구팀 감독으로 부임해 박제영 교수가 박 부회장의 첫 번째 제자가 되었고 박 교수가 1983년에 고려대 코치로 왔을 때도 박한 부회장이 감독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해 박한 부회장의 고희연때 박제영 교수는 제자 대표로 박 부회장에게 고희연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교수가 사진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배재중학교 선수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훈련이나 대회 참가를 위해 전국 곳곳으로 갔는데 어린 나이에도 두 가지 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지역의 맛있는 음식인데 한창 클 나이에 운동을 했으니 뭔들 맛있게 먹었을 것이니 그럴만도 하다. 다른 하나는 뜻밖에 멋진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부산의 해운대나 전주의 고택 같은 것을 보면서 사진으로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데 (운동하기) 바빠서 그럴 여유도 없었고 결정적으로 카메라도 없었으니 나중에 여건이 되면 하리라 다짐하며 멋진 경치를 마음에 담아둘 수밖에 없었다. 


졸업 후 1977년 산업은행 농구팀에 들어가 첫 월급을 받으니 9만 5천 원 정도였는데 인도네시아 메낭에 대회 참가차 갔다가 중간 기착지인 싱가포르에서 거금 3만 원인가를 주고 롤라이 카메라를 장만했다. 그리고는 드디어 마음으로만 찍던 사진을 직접 필름에 새기기 시작했다. 고려대 코치 때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가서 선수들과 횡단도로를 걸었는데 선수들의 면면이 장난이 아니다. 전창진(전 KT감독), 임달식(전 신한은행 감독), 최철권(현 숭의여고 체육교사), 이민형(현 고대 감독)……. 그때 선수들도 찍어주었고 훈련 사이 하루 휴식하는 날 정방폭포 등에서 풍경사진을 찍기도 했다. 박교수는 늘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는데 코치나 감독치곤 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주변의 농구인들이 “사진 좋아하시네요?”라고 묻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그럴 때면 박교수는 “영화와 음악 감상과 더불어 여행이 취미인데 내가 다녀온 여행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합니다”라고 답한다. 수원대 감독시절엔 선수들의 경기 장면과 단체사진도 찍어두었다. 취미라곤 하지만 찍어두면 기록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그 시절 사진가도 아닌 체육인으로서는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백련사, 낙안읍성, 보성다원, 프라하, 오스트리아, 뉴욕에서 찍은 풍경이 잔잔하고 평화롭다.


 박교수의 30여 년 감독 시절 동안 팀의 성적은 좋은 편이었다. 특히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는데 대학연맹전 15대회 중 14번 우승을 차지했으니 싹쓸이에 가깝다. 못하면 잘하기 위해 잘하면 지키기 위해 스트레스는 따르는 법이다. 박교수는 시선이  먼 풍경사진을 찍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다스렸을 것이다. 선수와 감독시절을 포함하면 40년 넘게 농구인으로 살았다. 어릴 때는 마음에 담았고 나이가 들어서는 카메라로 찍었다. 박교수의 농구인생에서 사진은 힐링이었던 셈이다.

 

82-1111.jpg » 1982년 말레이시아 초청대회 때 산업은행 농구팀. 왼쪽 두번째부터 최대엽, 박제영, 윤철진, 김명신, 최부식

82-001.jpg » 1982 말레이시아/박제영

91-1-1.jpg » 1991년 수원대 감독시절 일본 오사카 원정경기

92-8-003.jpg » 1992년 수원대 경기/박제영

94-005.jpg » 1994년 수원대 농구팀/박제영

2007-006.jpg » 2007년 프라하/박제영

2011-1-008.jpg » 2011년 미국 뉴욕/박제영

2011-007.jpg » 2011년 /박제영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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