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사진상에 대해 말한다

사진마을 2015. 07.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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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회 최민식 사진상 수상작이 지난 6월 22일 발표되었다. 협성문화재단 홈페이지에는 "고 최민식사진가의 사진철학과 작가정신을 기리고자 본 재단이 제정한 <제 2회 최민식사진상 수상자>를 아래와 같이 공고합니다."라고 소개되어있다.

부산외국어대 이광수 교수가 수상작 선정과 관련해 의견을 보내왔다. 전문을 가감없이 그대로 옮긴다. 또한 주최쪽에서 보내온 심사평도 함께 소개한다.

예의를 갖춘다면 이 글에 대한 어떤 의견도 수용할 것이다.    사진마을  (의견 보내실 분은 kwak1027@hani.co.kr)

 

 

 

 최민식사진상, 새로 시작하자


이광수 (사진비평가. 부산외국어대 교수)
 
 
 최민식이라는 사진가가 있다. 60년 동안, 가난이라는 하나의 소재만 찍어온, 방법론에서는 특별한 창의성을 별로 찾아볼 수 없는 그래서 어떤 사진 전문가들에 의해서는 ‘작품성’이 떨어지는 B급 사진가로 평가를 받지만, 많은 대중들에 의해서는 변화에 조급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역사를 증언하고 ‘인간’이라는 시대정신에 몰두한 사진가라는 평가를 받는 사진가다. 그에 대한 평가에 대한 논란이choi.jpg » 자화상 / 최민식 있다지만, 한국 사회에서 그만큼 존경을 받는 사진가는 없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은 단지, 하나. 그가 소외당한 작은 이들에 대한 역사의 증언대에 섰기 때문이다. 그는 갔지만, 우리들은 아직 그를 보내지 않았다. “진정한 작가 정신은 건강한 비판 정신이며, 진정한 사진가는 언제나 소외된 계층의 편에 서야 한다.”는 그를  기려 만든 상이 최민식사진상이다.


 최민식사진상은 협성문화재단의 후의가 기반이 되어 유가족과 사진가 후배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의 박수갈채 속에 축복을 받으며 2013년 출발하였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올해 제2회 수상작 선정을 둘러싸고 사진계 안팎에서 불만의 목소리들이 거칠게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사진가들이 모였다 하면 온통 그 이야기뿐이다. 비판과 질타는 냉정한 죽비로 드러나지 못하고, 자조와 좌절 혹은 분노로 소용돌이치면서 위험 수위에 다다른 듯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인가, 그동안 쌓여 온 사진계의 폐단이 최민식 사진상의 문제가 계기가 되어 쏟아지는 듯하다. 난,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문제와 맞물린 사회적 분위기가 사진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파문으로 번질 수도 있으리라 육감적으로 느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할 말은 하되, 공론화하고, 비판은 하되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하고, 다 쏟아 붓되 초점은 맞추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글을 쓴다.


 문제는 올해 제2회 수상작 선정에서 불거졌다. 본상 대상을 수상한 사진가 최광호의 ‘천제(天際), 숨의 풍경’은 매우 훌륭한 다큐멘터리 사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운영위원회가 밝힌 ‘사진가 최민식의 사진철학을 지향하며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작업’에는 맞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장르의 범주와 성격이 아무리 모호하다 해도 이번 작품을 최민식의 인본주의 사진철학을 지향하는 것에 걸맞은 것으로 할 수는 없다. 단언컨대, 그의 사진이 최민식 정신에 부합한다면, 다큐멘터리 사진 가운데 그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없다. 다음으로 운영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최민식사진상은 2013년 처음 출발할 때, 참가 작품은 전시나 출판되지 않은 미발표작에 한한다고 분명히 제한을 두었다. 올해 공모에서는 이 구절이 사라졌지만, 특별한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올해에도 미발표작으로 제한을 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였고, 그것은 상식과 관례에 맞다. 그런데 본상 대상을 비롯한 특별상 수상작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발표된 작품들이다. 여기에서 미발표작이 마lgs01.jpg » 이광수 교수땅치 않아 출품하지 않은 사진가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한 술 더 떠 최광호 사진가의 출품작은 2009년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사업에서 지원금을 받은 작품이다. 당연히 이중 수혜다.

 

 마지막으로 심사의 과정에서의 문제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주는 특별상 여섯 명 가운데 1/3인 두 명이 고은사진아카데미 출신인데 그들은 이번 심사위원들 다섯 명 가운데 네 명과 멘토-멘티 간으로 지도를 받은 사제지간이다. 그러한 관계에 있는 네 명의 심사위원은 당연히 그 두 사람의 경우는 심사하지 않았어야 했다.


 항상 문제는 승복하지 않는 데에 있다. 이번 문제가 단순한 운영상의 문제일 수도 있고, 항간의 볼멘소리와 같이 이미 내정되어 있을 수도 있다. 나는 전자일 것으로 확신하지만, 제도와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후자로 생각하는 것이다.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운영위원회는 이 문제 제기에 대해 빠른 시일 안에 공론의 장을 열어 답변하고,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하고, 해명할 것이 있으면 해명해야 한다. 그리고 더 분명하고, 명확한 규정을 재정비하여 ‘최민식’의 이름에 오점이 남지 않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흐뭇해하는 상으로 새로 시작하길 바란다.  

 

 

 

<2015 최민식 사진상 심사평>

올해 최민식 사진상이 두 번째로 열렸다. 지난 5월22일까지 응모한 결과 본상 부문에 30편(1,235점)이, 그리고 특별상 부문에 102편(2,258점)이 접수되었다. 총량으로는 첫 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운영위의 견해는 그러나 그 내용에 있어서는 매우 뛰어난 작품이 많이 접수되었다는 기쁨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여러 차례 느끼는 점이지만 우리나라 사진계에 이처럼 의미 있고 좋은 사진상이 여럿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동시에 몸 둘 바를 모르기도 하다. 이는 아마도 심사를 한 심사위원들만의 소회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할 것이다.
 
1차 심사를 마치고 나니 본상 부문에 3명의 후보(박여옥, 안성용, 최광호)와 특별상 부문에 6명의 후보가 올라왔다. 심사위원 5명이 각자 온라인으로 선정한 것을 취합해 운영위에서 건네준 것이다. 본상 부문 심사에서는 이 세 명의 작가를 각기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인터뷰하고 난 뒤 최종 수상 작가로 최광호를 결정하였다. 마지막 결정을 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였다. 특히 끝까지 쟁점이 되었던 것은 안성용과 최광호 사이에서의 선택이었다. 두 사람이 각기 크게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터라 심사위원의 시각 거점에 따라 그 판단의 폭이 무척 컸다. 그 때문에 토론만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종내에는 거수하여 결정하게 되었다. 쟁점의 내용은, 안성용 작가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아직 사진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지만, 긴 시간 동안 같은 장소에서 애정 어린 시각으로 열심히 작업한 작가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최광호 작가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긴 세월 사진작업 안에 몰두해온 끈기 있는 작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은 5명의 심사위원 중 3대 2의 비율로 최광호 작가를 결정하게 되었다.
 
특별상 부문은 6명의 작가가 올라왔는데, 흥미로운 것은 거의 만장일치로 강철행 작가를 선정했다는 것이다. 본상에서의 치열했던 설전과 버성김과는 달리 특별상에 오른 작품들을 펼쳐 놓고 한 시간여 확인하던 심사위원들이 최종 작가를 결정하는 데는 불과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본상과 특별상 모두가 흑백작업이고 35mm 카메라로 작업한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최민식 선생의 작업 스타일이 잘 알려진 때문일 터인데, 정작 심사하는 위원들은 오히려 이 최민식 사진상의 취지가 반드시 최민식과 비슷해야 하는 것이 아님을 여러 번 강조하였다. 사진이 강조되어야 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열렬한 열정의 소유자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 2015 최민식 사진상 심사위원 일동
 이상일(고은사진미술관 관장), 이갑철(1회 최민식 사진상 수상자), 정주하(백제예대 교수/사진가), 송수정(사진기획자), 박상우(중부대 교수/사진이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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