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사진마을 2018. 07. 18
조회수 3967 추천수 0

gb001.jpg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 사진가 문진우, 김동진, 정남준의 3인전 <부산사견록>이 서울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리고 있다. 7월 28일까지. 이 세 사진가는 20일(금요일) 상경하여 전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문진우 지난 기사 바로 가기
 정남준 지난 기사 바로 가기
 김동진 지난 기사 바로 가기
 
 <부산사견록>의 포스터를 보니 ‘사’의 한자가 세 가지로 표기되어 있다. 부산私견록, 부산思견록, 부산寫견록. 개인적인 시선에서 부산을 본 기록이란 뜻이며 부산에 대해 생각한 다음 바라보고 기록했다는 것이며 이렇게 하여 부산을 사진으로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사진의 본질을 잘 파악한 제목이다. 백과사전에서 ‘부산’을 찾으면 나올만한 내용이 아니란 뜻이며 부산광역시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문화관광이란 항목을 클릭하면 나올만한 내용이 아니고 사사로운 시선으로 찍은 사진이 이번 전시 세 사진가들의 작품이다. 궁금하여 지금 막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수국꽃 문화축제, 부산항대교, 사하구 선셋로드, 기장 죽성성당, 부산 이기대 동생말 전망대’ 등의 사진 명소가 소개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가면 에펠탑을 찍고 개선문을 찍고 몽마르트 언덕에 가보는 것처럼 부산하면 널리 알려진 그림엽서 같은 장소들은 부산私견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부산시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곳은 아름다운 명소이긴 하지만 삶이 늘 화려한 불꽃놀이는 아닌 것이다.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다. 이 넓고 다양한 면모를 가진 부산을 어떻게 어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문진우의 이번 부산 사진은 매축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통해 형성된 마을이니 부산의 한 특징을 보여준다고 할만하다. 김동진은 피서지를 중심으로 부산의 바다와 사람들을 찍었다. 강릉과 인천과 목포도 바다가 있지만 부산하면 역시 바다를 떠올릴 수 있으니 부산의 대표적인 열쇳말 중에 하나가 바다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정남준은 조선소 노동자를 포착했다. 역시 부산을 대표하는 산업 중에 조선소를 빼놓을 수 없으니 적절한 테마라 하겠다. 이로써 세 사진가는 오래된 마을과 바다와 조선소의 조합으로 부산을 표현했다.


gb01.JPG gb02.JPG gb03.JPG » 김동진




gb04.JPG gb05.JPG gb06.JPG » 문진우




gb07.jpg gb08.JPG gb09.JPG gb10.JPG » 정남준
 
 독자와 관객들이 이 사진을 보는데 도움이 되라는 뜻에서 전화통화를 해서 세 명의 사진가들에게 릴레이 리뷰를 부탁했다.
 
 김동진 작가는 정남준 작가의 사진에 대해
 “부산에는 조선소가 많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도 많다. 이번에 전시하는 정남준의 작업은 조선소에서 일하는, 조선소에 삶의 터전을 둔 외국인 노동자들, 그분들의 이야기다. 인물에 초점을 둔 사진도 있고 작업에 초점을 둔 사진도 있다. 부산에 대한 이야기도 되겠지만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도 될 것이다. 과거와 현대가 뒤섞여 있다. 소외와 어려움의 관점에서 그분들에게 좀 더 다가가려는 시선을 읽을 수가 있어 마음에 들었다. 미국 사진계의 다큐멘터리와 비교하자면 우리의 다큐멘터리가 좀 진부하게 보일 가능성이 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특정한 분야를 들여다본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조선소라는 특정한 공간에 대한 작업이니만큼 한국 다큐멘터리라 조금도 진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정남준의 사진에서 읽을 수 있다. 되새겨볼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정남준 작가는 문진우 작가의 사진에 대해
 “이곳 부산 동구 범일동 매축지는 일본강점기부터 남북전쟁 피난민을 포함 그간의 부산 서민들을 품어 준 또 다른 주거 공간이다. 최대한 사진가의 내면을 배제하려고 했다. 자연스럽게 포착하려고 했다. 매축지 재개발로 인한 이주 기한이 올해 8월 13일gb0001.jpg » 부산에서 회동한 세 작가. 왼쪽부터 문진우, 정남준, 김동진 작가. 이 사진은 정남준 작가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했다. 정남준 작가는 "수정갤러리 윤창수 관장님이 제폰으로 담아주셨다"라고 했다.로 예정되어있다. 저 날까지 모든 가구가 다 이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적절한 주거 대안이 마련되길 빌어본다. 문진우 작가의 따뜻한 시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작가는 따뜻한 시각으로 ‘이곳 매축지가 이곳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문진우 작가는 김동진 작가에게
 “사진으로 뭔가를 표현할 때 사실 대상을 직설적으로, 팩트에 입각하여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숙명이다. 이 어려움을 이기고 나가기 위하여 다양한 표현양식 중에서 빌어와 개성 있게 표현해나가려고 한다는 점에서 김동진의 사진을 높이 평가한다. 부산은 바다다. 한국을 둘러싼 삼면이 바다라곤 하지만 부산의 상징은 바다다. 물론 다른 많은 사진가들도 바다를 표현한다. 김동진은 부산 바다 표현에서 해운대 같은 피서지를 중심 소재로 삼았고 기존의 접근 방법을 피하려고 했다. 설명하는 형태가 아닌 것이며 나름대로,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설을 할 수 있게 하려고 애썼다. 부산에서 사진을 하는 후배들을 보는 일은 늘 반갑다. 파인더의 높이를 평범한 ‘아이 레벨’을 벗어나 때론 과감한 ‘로우 앵글’을 대상을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서 눈에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전시회

신과 인간이 합작해 땅에 그린 색과 선의 예술

  • 곽윤섭
  • | 2015.03.19

권원희씨 첫 사진전 ‘빛이 그린 선’ 미국 북서부 곡창지대 초원 구릉 봄과 겨울 풍경 경비행기 타 문짝 뜯어내고 몸 의자에 묶고 찍어 ...

전시회

애들은 가라, 생각 없는 어른들도 가라 [1]

  • 곽윤섭
  • | 2015.02.24

조문호 사진전·사진집 ‘청량리 588’ “직업인 주제로 접근...글 쓰고 싶어하는 스님 친구와 거기서 5달 살아 시대의 희생양...가난이 죄라면 죄, ...

사진책

전국 522곳 5일장터, 정이 불러 정을 찍다

  • 곽윤섭
  • | 2015.01.26

정영신 '전국 5일장 순례기' 소설 쓰다가 빠져들어 30년 동안 샅샅이…부부 사진전도 “나에겐 놀이…사람도 기다리고 나물도 방긋방긋 눈맞춤” ...

취재

알림-세바스치앙 살가두 <제네시스>전시 연장, 2월 28일까지 [3]

  • 곽윤섭
  • | 2015.01.15

전시 연장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리고 있는 <제네시스>전이 2월 28일까지 연장 전시된다고 주최쪽이 알려왔다. 기쁜 소식이다. 원래 오늘...

사진책

논문으로 찍은 사진, 사진으로 쓴 논문

  • 곽윤섭
  • | 2015.01.06

김승현-엄정윤의 ‘경동시장, 그 사회적 공간’ ‘글+사진 사진+글’식의 포토에세이와 전혀 달라   눈빛포토에세이 <경동시장, 그 사회적 공...

취재

동대문에 브레송, 해운대에 8인의 다큐사진가

  • 곽윤섭
  • | 2014.12.30

연말연시 곳곳서 사진의 향연 ‘사진의 교과서’ 브레송은 DDP에서 이스탄불 찍은 귈레르는 한미에서 여덟가지 다큐 스타일 비교는 고은에서 종...

취재

“8년 발품 판 내 사진은 지구에 경의 표하는 편지”

  • 곽윤섭
  • | 2014.12.16

<제네시스> 순회전시에 한국 찾은 세바스치앙 살가두 “노동자건 동물이건 존엄성 존중, 같이 호흡하고 찍어 종 다양성 풍부한 한국 비무장지대 꼭 ...

취재

<눈빛사진가선 1차분 10종>사전예약 종료-눈빛대표의 감사인사 추가

  • 곽윤섭
  • | 2014.11.20

사진 잘 찍고 싶으면 "좋은 렌즈나 카메라가 아니라 좋은 사진집" 구본창, 민병헌, 김문호, 전민조, 임재천 ... 10명의 호화 사진가 군단 ...

전시회

8년 발품, 245점에 담은 지구촌 ‘원형’ [1]

  • 곽윤섭
  • | 2014.11.10

세바스치앙 살가두 ‘제네시스’ 장엄하고 숭고한 지구 대서사시...‘사진을 한다’면 이것만은 40년 사진인생 총정리...“사진은 나의 글쓰기자 ...

취재

아이들과 1년, 카메라도 희망 찰칵차락

  • 곽윤섭
  • | 2014.10.27

사진가 모임 <남양주프레임>, ‘희망을 찍자’ 다문화가정·저소득층 등 어린이와 놀아주며 1년간 사진 찍어 앨범과 액자로 만들어 선물     ...

전시회

배다리 사진강의 안내

  • 곽윤섭
  • | 2014.10.24

이영욱 교수의 작가론 10월 28일 개강 2012년 7월부터 시작하여 2년이 넘도록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이영욱교수의 인문학강좌는 그동안 롤랑바...

취재

사진의 본고장 대구에서 열리는 사진축제

  • 곽윤섭
  • | 2014.09.30

사진의 향연, 대구사진비엔날레 사진 보고 찍고 먹고 즐기고  2014년 대구사진비엔날레가 9월 12일에 시작되었으니 이제 2주일이 지났다. ...

전시회

숨막히는 막장, 그곳에 아버지가 있었다

  • 곽윤섭
  • | 2014.07.22

박병문 개인전 ‘아버지는 광부였다’ 이끌리듯 숙명처럼 돌아왔다, 카메라를 들고 찬란했던 과거의 잔흔엔 흑백 상처 고스란히 박병문의 사진전 ...

전시회

경계와 편견의 벽, ‘이웃’이 허물다

  • 곽윤섭
  • | 2014.07.10

박성태 ‘우리 안의 한센인-100년만의 외출’ 단종-낙태-생이별 등 수십년 상처 소통과 교류로 ‘똑같은 우리’ 확인 1. 지난 4월 29일 광주지...

취재

사라질 운명, 기록할 운명

  • 곽윤섭
  • | 2014.05.28

예술기획연구소 별의별-최명희문학관 주최 전면 철거 앞둔 구 전북도청사 찍기 공모전  전북의 생활사진가들이 구 전북도청사(이하 구 도청사)를...

강의실

바르트-밝은방(카메라 루시다) 강의 안내 [2]

  • 곽윤섭
  • | 2014.02.21

강의 안내 올립니다. 제가 3월 18일부터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롤랑 바르트의 <밝은방> 강의를 시작합니다. 바르트는 사진을 깊이 파고들었던 철학자...

전시회

시로 쓴 노동과 사진으로 쓴 노동, 30년 세월의 강 [7]

  • 곽윤섭
  • | 2014.02.10

박노해 <다른 길> 나눔과 평화 화두, 아시아 빈국 삶의 현장 담아 ‘사진’ 이외의 말로 하는 ‘전시 군더더기’ 아쉬움  박노해의 사...

최민식 포럼

15년 동안 캔 삶의 광, 아버지가 있었다 [1]

  • 곽윤섭
  • | 2014.01.14

[최민식사진상 수상작 온라인 전시] <7> 특별상 대상-박병문 ‘광부의 삶’ 가까이 더 가까이 한 발 한 발 마음 굴 굴착 슬픔은 슬픔대로 기...

전시회

56년만에 다시 한국에 온 <인간가족>-전시 취소 [2]

  • 곽윤섭
  • | 2013.10.04

전시가 취소되었습니다. 공식 발표가 없어서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획사에서 조만간 입장을 표명한다고 하니 기다려보겠습니다. 서...

전시회

찍어서 역사가 되고 실어서 기록이 되다

  • 곽윤섭
  • | 2013.09.04

화보잡지 <라이프> 사진전 1959년 사상계, 1977년 한국일보 주최 이어 36년 만에 브레송 카파 등 거장들 작품...김구 등 한국 담은 사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