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북한산 매력

사진마을 2016.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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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결과 발표

대상작 진달래와 안개가 북한산 강조

 

 

knps01.JPG » 대상 남기문 <봄이 오는 소리> 북한산

 

제15회 국립공원 사진공모전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4700여 점이 출품되었고 대상 1점, 최우수 2점, 우수 5점, 장려상 12점을 포함해 총 80점이 선정되었다. 전체 수상작은 국립공원 관리공단 누리집(www.knps.or.kr)을 통해서 감상할 수 있으며 비상업적 용도의 개인 활용에 한해 수상작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10월 초에 사진공모전의 심사위원 중의 한 명으로 위촉되어 심사에 참여했다. 여러 전문가와 함께 했으니 독자적인 시각으로 사진을 선정하지 않았고 그럴 수도 없었다. 따라서 아래의 글은 대상을 받은 사진에 대한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던 본인의 입장일 뿐 전체 심사위원들의 뜻을 대표하거나 대신하지 않는다. 물론 다른 심사위원들도 대상 수상작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는 점은 밝혀둔다.
 
 
  현대사진의 방향성은 추상이나 초현실 쪽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립공원 사진공모전을 비롯한 국내의 이름난 사진공모전에선 합성이나 변형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있다.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사진’ 공모전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이트의 방식, 즉 있는 그대로 찍으면서 추상이나 초현실처럼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결론에 쉽게 도달한다. 또 하나의 관점은 남과 달라야한다는 점이다.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인데 널리 알려진 곳에서 찍으면 기존에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대상을 받은 남기문씨의 ‘봄이 오는 소리’는 여러모로 좋은 사진이다. 첫째 과한 후보정의 도움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몽환적인 한국화의 기분을 풍기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뒤에 있는 바위산의 초점이 살짝 흐려진 것과 약간의 안개 덕분이다. 이 사진에서 초점은 정확히 앞의 진달래에 맞아있다. 둘째 이유도 첫째와 관련이 있다. 꽃을 찍어서 국립공원 북한산을 강조했는데 핵심은 꽃이 아니라 산에 있다는 점이다. 무슨 소리냐면 진달래는 어느 산에서나 볼 수 있으나 저 봉우리는 북한산에만 있는 것이다. 그런데 초점을 진달래에 두었기 때문에 북한산의 바위봉우리는 상대적으로 흐려졌다. 그 덕분에 바위봉우리를 가려두면서 강조하게 된 기가 막힌 반전이 숨어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만약 바위산에 초점을 두었다면 흔한 사진이 될 가능성이 컸다는 뜻이다. 셋째 이유는 기존의 대상 수상작과 다르게 찬란한 아름다움이 없다는데 있다. 이 또한 역설적이다. 지나친 색이나 채도 보정으로 마치 과하게 진한 화장을 한 사람에게서 자연미가 발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과하게 쨍한 사진들이 넘쳐서 눈이 시렸는데 이 사진 ‘봄이 오는 소리’는 자연미인에 가깝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의 산하, 우리의 국립공원에도 외국의 절경 못지않은 웅장한 모습도 있으나 사실상 한국산하의 특징은 날카롭지 않은 부드러움에 있고 이 사진은 그것을 잘 살렸다. 또한 쨍한 날씨에 의존하지 않았다. 흔히 흐린 날에는 사진이 잘 안된다고들 생각하는데 오산이다. 이 또한 그동안 너무 맑은 날씨의 쨍한 사진을 많이 봐왔던 까닭이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날만의 운치가 있고 구름이 끼거나 안개가 낀 날은 그날만의 특성이 스며드는 법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독자적인 사진을 찍겠다면 오히려 쨍하지 않은 날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팁이라 할 것이다.
 
 대상, 최우수, 우수, 장려상과 더불어 입선작 몇 점을 같이 소개한다.

 

knps02.jpg » 최우수, 김미숙 <태백산 천제단>

knps03.jpg » 최우수, 김동우 태백산

knps04.jpg » 우수상, 박채성 무등산

knps05.jpg » 우수상 박현영 지리산

knps06.jpg » 우수상, 윤홍 오대산

knps07.jpg » 우수상, 이복현 태백산

knps08.jpg » 우수상, 황영훈 한라산

knps09.jpg » 장려상 김부오 오대산

knps10.jpg » 장려상 이상규 내장산

knps11.jpg » 장려상 조광연 한려해상

knps12.jpg » 장려상 허용복 지리산

knps13.jpg » 장려상 한상관 태백산

knps14.jpg » 장려상 하선목 변산반도

knps15.jpg » 장려상 홍종표 태안해안

knps16.jpg » 장려상 신옥균 주왕산

knps17.jpg » 장려상 이중일 덕유산

knps18.jpg » 장려상 한경희 경주

knps19.jpg » 장려상 김진철 태안해안

knps20.jpg » 장려상 김성수 속리산knps21.jpg » 입선 박만근 계룡산

knps22.jpg » 입선, 김영빈 한라산knps23.jpg » 입선 장영재 무등산knps24.jpg » 입선, 이호준 월출산knps25.jpg » 입선, 황규호 태안해안knps26.jpg » 입선 정우호 북한산knps27.JPG » 입선 손구열 계룡산knps28.JPG » 입선 김태운 덕유산knps29.JPG » 입선 장성래 한려해상

knps30.jpg » 입선 박윤준 치악산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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