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도를 닦았을까?

사진마을 2017. 0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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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수필 3

 

2009년 텔레비전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 촬영지 중 한 곳이었던 남태평양의 섬 뉴칼레도니아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포토워크숍을 그 곳에서 열게 되어 진행자 겸 강사로 참가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았다. 해안을 산책하다가 공중돌기를 연습하고 있는 이 청년을 만났다. 내 손에 든 카메라를 일별하더니 더 우아하게 허공에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끝도 없이. 나도 정성을 다해 엄숙하게 셔터를 눌러야했다. 끝도 없이. 내 카메라 때문에 공중돌기를 계속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중돌기를 계속하기 때문에 내가 계속 찍고 있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 20번을 넘기자 청년이 탈진해서 쓰러지기 전에 자리를 떴던 기억이 난다. 빠른 셔터속도(400분의 1초) 덕분에 중력도 무시하고 저 자리에서 멈춘 이 사진을 꺼내 볼 때마다 청년도 나도 도를 닦았다는 기분이 든다.

 글 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이 글은 언론중재위원회의 대외홍보지인 <언론과 사람>2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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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도를 닦았을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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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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