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예술, 이곳만은 보고 죽자

곽윤섭 2013. 07. 18
조회수 24119 추천수 2

권오철 사진집 <신의 영혼 오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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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쪽

 

“내 나이 아주 어려서 어딘가 낯선 고장으로 가고 싶은 충동에 몰릴라치면 어른들은 나이 들면 다 그런 욕망도 사라지는 법이라고 나를 안심시켰다. 막상 나이가 들었다 할 만하니까 이번에는 중년이 되어야 고쳐진다 했다. 그래 중년이 된즉 좀더 나이를 먹으면 틀림없이 그 열이 식는다고들 하는 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쉰여덟이 되었으니 아마 노쇠나 해야 풀릴 일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효험 있는 약은 이제껏 하나도 없었다.”(존 스타인벡의 ‘아메리카를 찾아서-찰리와 함께한 여행’ 중에서)

 

 여행가고 싶은 충동, 가서 사진찍고 싶은 충동, 사진 같은거 찍지 않아도 좋으니 그냥 바라만 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책이 나왔다. 천체사진가 권오철의 사진과 글로 만들어진 ‘신의 영혼 오로라’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라여행 부추김으로 가득차있다. '뿔난 악마의 속사귐'같다.  책의 머리말부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저기 꼭 가봐야겠다’ 하고 여행을 떠날 때, 그 시작은 한 장의 사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한 장의 사진이 이 책 안에 들어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그런 장면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권오철
 
 목차의 작은 제목만 봐도 노골적인 부추김의 연속이다. ‘우물쭈물하지 말고 오로라’라든가 ‘오로라와 사직서’는 독자를 압박하는 흥분제 역할을 한다.  ‘달빛 아래 오로라가 뜨던 밤’ 같은 제목은 달콤한 악마의 유혹 같다. 무슨 커피 광고의 카피처럼 들린다. 맺음말의 제목 ‘일생에 꼭 한 번, 오로라’까지 보고 나면 저자는 분명히 오로라 홍보대사일 것 같은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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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렌즈로 찍은 오로라 서브스톰. 사진의 간격은 30초. 2010년 미국 NASA 오늘의 천체사진에 선정.   책  84~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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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다 로지             책 148~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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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 호수. 여름    책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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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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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바나나로 못을 박는 것은 가능할까?      책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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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   책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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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21쪽


 
 ‘신의 영혼 오로라’는 사진집이다. 오로라 사진이 잔뜩 들어있다. 녹색, 빨강, 핑크빛의 다양한 사진이 심심치 않게 이어진다. 이 책은 여행안내서다.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가는 항공편, 현지의 숙박과 렌터카 예약, 여행상품, 방한복, 식당, 관광프로그램까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 책 한권만 있으면 바로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천체과학교양서다. 오로라는 주로 어디서, 왜, 어떻게 발생하는지 제대로 적어뒀다. 그리고 지금이 11년마다 찾아오는 오로라 극대기의 한가운데쯤이란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여름과 겨울의 장단점을 각각 적어뒀다. 언제 가도 한가지씩은 좋은 점이 있단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오로라촬영 교과서라고 해도 좋다. 지난 5월에 오로라 사진전을 열었던 박종우 작가가 ‘신의 영혼 오로라’책의 추천사를 이렇게 썼다. “오로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반년 동안 북반구의 대부분 고위도 지역을 돌며 오로라를 쫓아다녔다. 이 취재에는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동행했는데 나는 그의 해박한 천문지식 덕에 어렵지 않게 촬영을 해나갈 수 있었다.” 덕담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솔직하다. 그 밖에 필요한 장비, 촬영모드 설정, 심지어는 오로라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도 안내한다.
 
 오로라 충동은 계속 이어진다. 2013년 12월엔 혜성이 지나가며 유성우를 뿌릴 전망이라고 하니 오로라와 유성우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한다. 저자가 옐로나이프를 추천하는 이유는 오로라 관측의 확률 때문이다. 3일 이상 머무르면 95%, 4일 이상 있으면 98%의 확률로 오로라를 볼 수 있단다. 권오철은 이렇게 쐐기를 박는다.

 

“가보지 않으면, 오로라를 볼 확률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데 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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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철/천체사진가. aurora-01.jpg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잠수함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유무선 인터넷 관리 등 다양한 일을 했다. 일은 재미있었지만 대한민국에서 회사원으로서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오로라를 보고 나서 사진가로 전업했다. 수입은 절반 이하로 줄었으나 백배 이상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다.
 
 네 번의 개인전을 열고 서울포토 2008~2011에 참여했다. 2001년에 미국 NASA의 Astronomy Picture of the Day에 한국인 최초로 선정되었고, 미국 National Geographic 사이트에 사진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 유명 천체사진가 33인으로 구성된 TWAN(The World At Night, www.twanight.org)의 일원으로 UNESCO 지정 ‘세계 천문의 해 2009’의 특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개인전
   2012 오로라의 신비, 사진·영상전,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서울
   2011 지구에 서서 우주를 보다, 캐논 플렉스 갤러리, 서울
   2007 별이 흐르는 하늘 Vol.2,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서울
   1996 별이 흐르는 하늘, 삼성포토갤러리, 서울 
 
 이메일 : kwon572@naver.com
 블로그 : www.astrophoto.kr
 홈페이지 : www.astrokorea.com/kwon572
 페이스북 : www.facebook.com/kwon572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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