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고, 가르치고, 나눠서 행복해요

곽윤섭 2014. 0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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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경찰관, 최태희 경위

 

 

1995.07.05 제4회 SBS 가족사진공모전 -.jpg » 1995년/최태희

111 2009.04.30 노무현 대통령 (15).jpg » 2009. 4

145 2004.  서울 종로 광화문 촛불집회 복사.jpg » 2004

1995.01.20  부산일보 사진공모전.jpg » 1995

2003.11.29 제1회 진해 관광사진공모전 -입선- '기다림' 10만원.jpg » 2003

2004.06.28 아름다운 한강사진공모전 -동상- '방화대교노을' 20만원.jpg » 2004

2006.07.07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사진공모전 -대상- '월하의 스키장' 1,000만원.JPG » 2006

2006.11.12  제3회 지역혁신박람회 컨텐츠 사진전 -동상-  '봄소식' 50만원.jpg » 2006

2009.08.28 제14회 서울관광사진공모전 -동상-  '도심속 농촌'  50만원 (3).JPG » 2009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사진을 찍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사진을 잘 찍는 경찰공무원도 여럿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만큼 사진과 관련해서 특별한 이력을 가진 경찰관을 찾기는 힘들 것 같다. 젊었을 땐 사진으로 돈을 벌었고 1993년부터 2014년 현재까지 사진공모전에서 입상한 횟수가 무려 637회에 달하고 받은 상품과 상금을 모두 돈으로 환산하면 1억2천만원에 이르는 사람이 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찰로 근무하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사진 교실을 열었고 동네 주민을 위한 사진강의도 했으며 장애인복지관에서도 사진을 가르쳤는데 본인의 개인전 수입 전액으로 DSLR카메라 5대를 기증했다. 이 모든 활동을 근무가 없는 날 무료로 했다. 그는 현재 경찰교육원에서 정보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는 현직 경찰공무원 최태희(59) 경위다. 최교수를 지난 20일 충남 아산에 있는 경찰교육원에서 만났다. 이날도 그는 경찰관들에게 사진을 가르치고 있었다.

 

  -사진으로 많은 일을 해왔으며 수십차례 언론에 보도된 것을 알고 있다. 사진과의 인연은 언제부터인가.

  “1976년에 경기도 양평에서 사진관련 사업을 했다. 학교 앞에서 문방구를 했는데 부업으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사진, 예를 들어 학교 행사, 소풍, 수학여행, 졸업 사진을 찍어 팔았다. 수입이 꽤 됐다. 그러다가 1990년 초에 그럴 인연이었는지 순경으로 특채되어 경찰 일을 시작했다.

  -사진과 관련된 업무를 맡은 것인가?

  “그건 아니고 36살 늦은 나이에 경찰에 입문했는데 안팎으로 스트레스가 많았고 신경성 위장염으로 고생했다. ‘이대로 주저앉아선 안되겠다’ 싶어서 활로를 찾다가 예전에 사용하던 쌀 10가마로 장만한 아사히펜탁스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1992년 장충체육관에서 전·의경 한마음체육대회가 열렸는데 워낙 넓어서 보통 사람들이 찍으면 시커멓게 나올 수밖에 없는데 나는 노출 보정 정도는 알고 있으니 깨끗하게 잘 나왔다. 주변에서 보더니 사진 잘 찍는다면서 대원들이 너나없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웃분들도 서서히 인정하면서 대원들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했다. 기동대에서 시작한 일인데 나중엔 기동단 차원에서 찍어주면 어떻겠느냐는 지시가 내려와서 본격적으로 대원들 사진을 찍었다. 2010년까지 3만명이 넘었더라. 기동대 근무시 사진공모전 상금에서 3,500만원을 떼서 카메라관련 장비를 구입하여 사용했다. 내 업무는 따로 있었고 얼굴 사진 찍는 일은 추가로 시간을 냈다.

  -대단히 많이 입상했다. 사진공모전은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1993년 설 연휴였다. 고속버스터미널에 ‘혼잡경비’를 나갔다가 시골서 올라온 어르신에게 의경이 길을 안내해주는 장면을 보고 ‘감이 와서’ 찍었다. 전남 어딘가로 사진을 인화해서 보냈는데 굉장히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 사진을 연말에 공모전에 보냈는데 덜컥 붙은 것이다. 이미 대원들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한데다 상까지 받으니 신경성 위장염 치료에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그 후로 계속 공모전에 응모해왔다.”

  -경찰관 가족사진도 찍었다고 들었다.

  “(경찰 내부에서) 사진 잘 찍는다는 소문이 한 번 나자 주변에서 재능기부를 하라는 주문이 자주 들어왔다. 2005년에 수서경찰서에 근무할 때 600명 전 직원 중에서 350명의 정복사진을 찍어줬고 번듯한 가족사진 하나 없다는 말을 듣고 경찰관 가족사진도 찍었다. 소문이 나니 시골서 경찰의 부모님이 상경하여 가족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100여 가족 정도 했다.

  -사진강의도 많이 했다는데?

  “막 공모전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1994년에 분당 하탑초등학교 어머니사진교실을 열었다. 또 소문이 나서 이듬해는 서울 오금중학교에서 특별활동으로 사진을 가르쳤다. 사실 이때 나도 가르치면서 사진을 배운 셈이다. 체계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교육원에서 교수생활을 하고 있다. 뭘 강의하는가?

  “정보활동, 상황관리 등이 포함되어있다. 범죄와 사고 현장사진 찍는 것도 당연히 포함되어있다. 특히 사고 현장에선 한 장의 사진이 몇 십장의 글 기록보다 더 소중하다. 어두운 밤에도 흔들리지 않게 찍는 것을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른다. 셔터속도, 노출 보정, 조리개, 감도, 역광상황 등 핵심을 쉽게 전달하려고 정성을 다해 교안을 만들었다.”

 

A80U8107.JPG » 경찰교육원에서

최2.JPG » 경찰교육원에서 강의중인 최태희 경위  

 

  

  최태희 교수가 만든 경찰공무원을 위한 파워포인트 자료를 봤다. ‘촬영기법의 현장활용’이란 제목의 이 교안은 ‘완전 초보’라도 누구나 15분 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1976년에 시작한, 오랜 사진경력에서 우러난 명쾌한 교안이었다. 현재 이 자료는 중앙공무원교육원 주최 ‘강의경연대회’ 본선에 진출한 상태라고 한다. 최교수에게 사진 수업을 듣는 경찰공무원은 연간 1천여명에 이른다.

  -집회 시위현장에서 경찰관들이 사진 채증을 할 때 가끔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강의 때 어떻게 가르치는가?

  “범죄현장에 대한 증거 확보를 위한 기술적 방법도 가르치지만 촬영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인권침해 논란 등 부작용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를 따라 귀가하는 시민을 찍는 것은 불법이니 절대 찍지 말라고 당부한다.”

  

  최교수는 2015년 1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퇴임 후 계획을 물었더니 “판교에 산다. 동네 주민들을 위한 사진강의를 계획하고 있다. 철 든 이후 평생 사진을 찍어온 셈이니 앞으로도 내가 가진 재능과 사진자료를 우리 사회와 공유하고 싶다. 사진은 참 좋은 취미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활용해 생활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개인적으로 2003년부터 ‘포웨이’라는 사진동아리를 역시 무료로 지도하고 있다. 사진동아리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댓글을 살펴봤는데 인상적인 글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머 축하해요. 너무 잘되었습니다. 취미가 직업이 되니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파이팅!” 경찰을 포함해 어떤 직업인이든지 취미가 직업이 같다는 것은 복 받은 일이다. 경찰교육원 교수 최경위의 “우리 이웃을 위한 사진인생”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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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고, 가르치고, 나눠서 행복해요

  • 곽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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