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무엇으로 사는가

사진마을 2018.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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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흥의 사진전 ‘개네동네’가 2월 2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린다. 개막행사 2일 오후 6시.
박신흥 작가는 2년 전에 즐거운 사진전 ‘해피데이즈’를 열었고 3년 전에는 사진집 ‘예스터데이’를 낸 적이 있다.


 대학 시절에 사진을 즐겨 찍었으나 공직에 오르면서 카메라를 30년 동안 장롱 속에 넣어두었다가 2011년에 비로소 한가해져 다시 카메라를 잡은 박신흥 작가의 ‘예스터데이’ 사진집에선 인간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그러다 ‘해피데이즈’에선 웃음이 번지는 사진들을 선보였는데 이번 ‘개네동네’에선 개의 해를 맞이하여 개들을 주인공으로 전면 부상시켰다.  1974년 'Son of bitch', 1992년 'To The Dogs', 1998년 'Dog Dogs', 2005년 'Woof' 등 개를 찍은 사진으로만 사진집을 수두룩하게 낸 엘리엇 어윗이 개를 ‘네발 달린 인격체’라고 지칭한 것처럼 박신흥의 사진 속 견공들은 대화하고 싸우고 장난도 친다. 사람 못지않은 것이 아니라 사람보다 나은 측면이 더 많다. 박신흥이 직접 붙인 것으로 보이는 각 사진의 제목이 촌철살인이다. 세상의 견공들을 위하여!


psh01.jpg » 먼 산 봐주기

psh02.jpg » 부부싸움 그 이후

psh03.jpg » 삼총사

psh04.jpg » 첫 눈 내리던 날

psh05.jpg » 하룻강아지

psh06.jpg » 해피야 그만 놔
 
 작가 본인이 쓴 작가노트가 안성맞춤이라 옮긴다.


작가노트/박신흥
 
우리 곁에 가까이 그리고 가족처럼 지내지만,
개는 돼지와 더불어 사람들에 의해 비하되는 일이 많다.
“민중은 개돼지”라는 유행어에서부터 “죽 쒀서 개 준다”라는 속담에까지.
 
그렇지만 개처럼 솔직하고 친화적 동물이 어디 있겠는가?
밖에서 들어오는 가족을 일 년 365일 변함없이 꼬리치며 반가이 맞이하는 건 오로지 개일 것이다. 며칠 출장이라도 갔다 오면 꼬리가 떨어져 나갈 듯 흔들고 뱅글뱅글 돌기까지 한다.
 
거짓을 모르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동물들 세계에 포커게임이 있다면 번번이 돈을 잃게 되지만….
 
개는 자기 일에 충실하다.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역할을 책임진다.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는 윤동주의 시에서처럼
본업에 몸을 사리지 않는 건 물론이고 불의에 침묵하거나 깨닫지 못할 때 경고음을 보내준다.
 
그런 개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언제 너는 변함없이 충직한 인간이었더냐는 말을 곱새겨봐야 할 것이다.
 
그들의 동네에 한 번 가보았다.
역시나 사는 건 우리네나 마찬가지.
희로애락도 있고 데이트는 물론이고 부부싸움까지 한다.
 
그렇더라도 어떤 질서가 있고 우리에게 무엇인가 교훈을 주고 있다.
그들끼리 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소통과 친화력이 있다.
신의와 충직이 있다.
 
개네동네를 돌아보며 감추는 게 없는 그들에 대해 행복의 미소를 지어본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작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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