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한 명을 기다리며-50명 완료

곽윤섭 2015. 03. 16
조회수 7860 추천수 1

23일 밤 8시에 50명을 채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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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천 <50+1> 프로젝트 2탄, 강원도편

전시기획 동참, 사진 작품 선구매, 후원

이 모든 것을 위한 1백만원X 50

 

 

 

지난해 이 맘 때쯤 “한국 사진계에 없던 아주 특별한 사건”이란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요약하면 사진가 임재천이 50명에게 1백만 원씩을 후원 받아 제주도를 촬영하고 전시와 책을 낸다는 내용이다. 당시 무난히 5천만 원을 모았고 임재천은 작업에 착수했다. 어느덧 1년이 다 되었고 3월 12일을 종점으로 제주도 작업은 끝이 났다. 오는 5월에 전시를 열고 책도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때 기사의 말미에 나는 이렇게 썼다. “지켜보겠다.”

 

 2015년에 강원도를 향한 두 번째 프로젝트가 돌아가고 있다. 3월 30일까지 50명의 후원자를 모으는 중이다. 오늘(3월 16일) 오전 현재 39명이 약정을 한 상태라고 본인에게 전해들었다. 아직 보름이 남았으니 여유있게 마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더니 “이번엔 프로젝트를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비장해졌다. 나는 여전히 임재천의 구상과 실천을 존중하고 있다. 내용이 좋고 방법도 좋고 그 뜻도 좋다. 후원하는 사람들과 작가의 연결이 한국 사진계의 튼튼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소수의 권력자들이 자기들끼리 돌아가면서 상을 주고받고 전시를 주고받고 기관과 단체의 지원을 독식하는 구조를 깨야 한다. 50명이 임재천을 후원하듯 또 다른 50명이 다른 유망한 사진가를 후원하고 또 다른 500명이 다른 사진가의 사진집을 사고 또 다른 5000명이 다른 사진가의 전시를 보러 가게 되길 희망한다.

 

남은 11자리는 곧 채워질 것이다. 임재천의 페이스북에 있는 내용을 전문 그대로 소개하니 뜻있는 사람이 100만 원을 쾌척하여 강원도 프로젝트에 동참하시라. 100만 원은 그냥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임재천의 작품 한 점을 선구매하는 금액이다. 단순히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임재천의 표현에 따르면 “사진전에 쓰이게 될 사진을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제가 아니라 50분의 후원자들입니다. 즉, 50명의 에디터가 50장의 사진을 고르게 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사진을 선택한 50개의 사유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후원자와 사진가의 관계를 뛰어 넘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협업의 개념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페이스가 약간 떨어지는 기분이 든다. 첫 해의 결과물이 5월이 되어야 나오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가시적인 결과물이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그럴만도 하다. 5월이 되어 전시장에 50명이 각각 한 장씩 고른 50장 사진이 걸리고 그 액자에 “사진을 선택한 후원자 성함과 선택한 이유가 함께 걸리게”되면 한눈에 “아하 이런 거구나, 진작 동참할 것을…….”이라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다. 총 8년의 프로젝트라고 하니 밀고 가보자. 어떤 식이든 저변이 더 확대가 되면 좋겠다.

 

 

 임재천 페이스북 해당 글 전문
33333.jpg » 사진 임재천 페이스북 갈무리/강원도 춘천 하중도선착장, 2010. 7

  
 작년 2월 28일, 저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누가 봐도 무모한 일이라고 여길만한 글을 게시했습니다. 어떤 분은 불가능한 일이니 시도조차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또 어떤 분께선 비록 실패할지는 몰라도 시도하는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란 격려를 주셨습니다. 2010년부터 <50+1> 프로젝트를 고민해 온 저는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시도한다는 그 자체에 의의를 두기로 한 것이죠.
 
 결국 주사위는 던져졌고 2014년 3월 7일, 당시 청산도에서 론리플래닛 어사인먼트 촬영 중이던 저는 50명 성원이란 기적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4년 4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1년 120일에 걸쳐 제주도를 촬영하게 되었으며 이 결과물들은 오는 5월에 전시와 책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제가 어떤 사진을 촬영할 것인지, 또 약속한 것처럼 성실히 촬영에 임할 것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1백만 원이란 큰돈을 후원금으로 내어 주신 오십 분이 계셨기에 저는 한 번도 힘들거나 피곤하다는 생각 없이 제주도 곳곳에 다니며 촬영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오십 분 모두가 공감하실만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두 번째 <50+1> 프로젝트를 진행할 지역은 강원도입니다. 이곳으로 정한 이유는 첫째로 제가 강원도 춘천에 살고 있는 만큼 제주도에 비해 비교적 시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5월에 가질 첫 번째 전시와 출판에 보다 신경을 쏟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2007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동안 강원도 곳곳이 수많은 난개발로 인해 자연환경과 삶의 풍경이 너무나 달라진 터라 일부 남아있는 강원도의 정취를 지금이나마 사진으로 기록하지 않는다면 강원도의 본 모습을 영원히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조급함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50+1>프로젝트는 여러분 가운데 저를 재정적, 심적으로 지원해 주실 50분과 저의 1년 동안에 걸친 협업을 일컫습니다. 즉, 여러분 가운데 50분께서 각자 1백만 원씩 재정 지원을 해주시면, 저는 그 지원금으로 1년 동안 사진작업을 수행하게 되며, 이를 통해 얻어진 365장의 A 컷을 50분께 보여 드리고, 이 가운데 각자 마음에 드는 1컷씩의 사진을 고르실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다시 이를 통해 얻어진 50장의 사진들로 2주간 사진전을 가진 뒤 사진전이 완료되는 시점에 해당 사진을 전시되었던 액자와 더불어 50분께 돌려드리는 것이 <50+1>프로젝트의 골자입니다.
 
 <50+1>프로젝트의 의의를 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프로젝트가 성공하여 50분의 후원자가 모인다면 저는 1년 동안 오로지 사진 촬영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50+1>프로젝트의 성공은 저로 하여금 더욱 많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제가 이 땅의 오늘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사진가로서 사명을 다하는데 크나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나아가 다른 사진가들에게도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두 번째로, 제가 사진을 촬영하고 또 365장에 이르는 A 컷을 고르긴 하지만 사진전에 쓰이게 될 사진을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제가 아니라 50분의 후원자들입니다. 즉, 50명의 에디터가 50장의 사진을 고르게 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사진을 선택한 50개의 사유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후원자와 사진가의 관계를 뛰어 넘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협업의 개념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전시장에 걸리게 될 50개의 사진 액자 마다 사진을 선택한 후원자 성함과 선택한 이유가 함께 할 것이며, 전시 오프닝 때 모든 분들이 참석하여 각자 사진을 선택한 이유와 프로젝트에 참가한 소회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사진집 출간이 가능해진다면 그곳에 50분의 후원자 성함을 수록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저는 향후 <50+1>프로젝트를 1회 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8년에 걸쳐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하려 합니다. 물론 이 첫 번째 시도가 성공을 거둬야 가능한,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저는 이 꿈을 미리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2015년 올해는 첫 번째 제주도에 이어 강원도를 1년 동안 촬영하고자 합니다.
 
 이후 경상도, 전라도, 부산, 서울, 인천, 충청도 (순서는 변경될 수 있음)의 도(道)와 시(市) 별로 매년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2021년까지 총 8번의 사진전에 더해 8권의 ‘50+1, 한국의 발견’(가제) 사진집을 내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 평소 제 사진을 소장하고 싶으신 분들로 하여금 단순히 제가 정한 사진이 아닌, 후원하실 분께서 직접 고른 제 사진을 구입하실 수 있다는 점에 더해 기존에 거래되는 사진 가격보다(통상 200~300만 원 사이) 대폭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데 이 프로젝트의 작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오는 5월 중순경에 서울 강남에 소재한 스페이스22 갤러리에서 예정되어 있는 ‘50+1, 2014 제주도’ 프로젝트의 전시장에 걸리게 될 사진 프린트와 액자의 크기, 재질, 에디션 등은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프린트 용지 및 크기: Fiber base paper - Museo Silver rag 300g(중성지) 16x20인치.
 
 *프린트 방법 : 피그먼트 방식
 
 *액자 재질 및 크기: 참나무 7cm 보드 및 유리 포함 20x30인치. (추후 액자 크기는 변동 가능)
 
 *에디션Edition: 1/9 (프린트는 9번 에디션까지 정하고, 후원자껜 1번 에디션으로 증정합니다).
 
 끝으로, 50분의 후원자가 모여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페이스북에 제 촬영 스케줄과 더불어 촬영 현황 등을 계속 업데이트 할 것입니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SNS를 사용하지 않는 후원자 분들을 위해 단체 메일을 활용할 예정에 있습니다. 또한 후원자 분들 가운데 여건이 되시는 분들은 원하실 경우 프로젝트 촬영에 동행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협업으로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따른 의의를 배가시키고, 그에 더해 후원자와 사진가의 관계를 단순히 돈과 사진을 주고받는 것이 아닌, 서로 나누고 도와주는 친구로서의 개념으로 일신하는 데 기여를 할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50+1>프로젝트의 의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제부턴 구체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법과 후원에 따른 혜택 등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좀 더 쉽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부득이 순번을 매겨 말씀드리는 것을 양해 바랍니다.
 
 1.<50+1>프로젝트에 후원자가 되어 주실 분께서는 본 글을 보시는 날로부터 2015년 3월 30일까지 <50plus1@naver.com>으로 성명, 연락처, 주소, 이메일 주소, 입금 예정 은행명을 알려 주시길 바랍니다.
 
 2.<50+1>프로젝트 후원 금액은 1인당 1백만 원씩입니다.
 
 3. 후원 금액은 신청 일자와는 별개로 50명의 후원자가 모두 모이면 그때 정해진 계좌번호로 입금해 주시면 됩니다. 그 시점은 2015년 3월 30일까지로 정하나 만일 그 이전에 50분이 모두 성원이 되면 그때를 기준으로 하여 일시에 후원금을 받겠습니다. 또한 2015년 3월 30일까지 50분의 후원자가 성원 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4. 1백만 원은 매우 큰돈입니다. 따라서 50분의 후원자가 성원이 되는 시점에 후원금 1백만 원을 일시에 완납하시거나, 또한 1십만 원씩 10회에 걸쳐 분납하실 수도 있습니다.
 
 5. 50분의 후원자가 성원이 된다는 전제 하에, 2015년 올해 촬영을 수행할 지역은 강원도로 정했습니다.
 
 6. 모든 사진은 후지 벨비아(Fuji Velvia) 50 포지티브 필름으로 촬영할 예정입니다.
 
 7. 1년에 걸친 촬영이 끝나는 시점에 총 A 컷 365장으로 셀렉트 된 사진들을 파일 형태로 50분의 후원자들께 보내 드리면 이 중에서 각 1점을 골라서 다시 제게 알려주시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단, 동일한 사진을 다수의 후원자가 선택한 경우 프로젝트 후원 신청을 하신 순서에 의거하여 선택권을 우선 부여하겠습니다.
 
 8. 전시 사진을 선택하는 데 있어 공정을 기하기 위해 오로지 <50plus1@naver.com> 이메일을 통한 신청만 받겠습니다.
 
 9. 후원금이 모두 입금 완료되면 이후 50분께 이에 대한 증빙서류를 각각 보내드립니다.
 
 10. 모든 촬영이 종료된 이후 가지게 될 사진전의 제목은 ‘50+1, 2015 강원도’로 정하며, 추후 후원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목을 다시 정할 수 있음을 전제합니다.
 
 11. 전시될 사진은 아래와 같은 방식과 용지, 프레임 재질 등으로 액자화 됩니다.
 
  *프린트 용지 및 크기: Fiber base paper - Museo Silver rag 300g(중성지) 16x20인치.
 
 *프린트 방법 : 피그먼트 방식
 
 *액자 재질 및 크기: 참나무 7cm 보드 및 유리 포함 20x30인치. (추후 액자 크기는 변동 가능)
 
 12. 후원자 50분께서 전시가 완료된 이후 받게 되실 사진의 에디션은 1/9입니다. 즉, 프린트는 9번 에디션까지 정하고, 후원자껜 1번 에디션으로 증정합니다.
 
 13. 만일 사진집 출간이 가능해진다면 해당 사진집에 50분의 후원자 성함을 반드시 수록하겠습니다.
 
 14. 전시 오프닝에 50분의 후원자들께선 관람객이 아닌 사진 에디터로서 모셔질 것입니다. 또한 후원자분들을 위한 별도의 전시 오프닝을 가질 예정입니다.
 
 15. 계획한 대로 2021년까지 총 8곳의 도와 시를 모두 촬영하게 된다면 이를 총 망라한 사진들을 묶어 추후 <50+1, 한국의 발견>이란 제목으로 책을 발간할 예정이며, 이 책엔 그동안 후원자로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명단을 참여하신 도와 시별로 수록하겠습니다.
 
 16(끝).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향후 촬영 스케줄과 촬영 현황, 기타 소식 등을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참석이 가능한 분들과 함께 프로젝트 진행 발표와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 제가 쏜 화살은 시위를 떠났습니다. 이미 소셜 크라우드 펀딩은 여타 분야에서 많이 시도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허브 사이트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으로선 지난해에 올해 두 번째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제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고 또 허브 사이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저 단독으로 시도하는 것이어서 이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두렵고도 두려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제 삶 자체가 도전의 연속이었고, 저는 그간의 제 도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믿기에 앞으로도 이 행보를 멈추지 않으려 합니다.
 
 갤러리나 개인 간 거래에서 통용되는 사진 가격이 최소 몇백만 원에 이른다고는 하나 분명 1백만 원은 큰돈입니다. 그런 만큼 이 같은 프로젝트를 홀로 진행함에 있어 막중한 책임감과 중압감이 없다면 분명 거짓일 것입니다. 그러나 무거운 책임감과 중압감을 무릅쓰고서라도 저는 이 프로젝트를 끝까지 꼭 수행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또한 사진가로서 꼭 해야만 하는 것이 이 땅, 한국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인 만큼 여러분의 후원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부디 제가 한국 사진가로서 그 본분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많은 분께서 성원해 주시고, 또 프로젝트에 후원자로 참여해 주시길 다시금 충심으로 바랍니다. 끝으로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시는 여러분의 따스한 마음이 빛바래지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후원해 주실 분들과 심적으로 지지해 주실 모든 분들에게 이 땅의 오늘이 담긴 좋은 사진으로 반드시 보답해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지금까지 긴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 진정으로 감사합니다!
 
 2015년 2월 28일,
 임재천 배상.
 


 

곽윤섭 선임기자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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