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봐야할 사진책-인간의 슬픔
명품 강의 퍼키스 50년 사진인생 고스란히
'THE SADNESS OF MEN' 구매하러가기

“사진교육이 안고 있는 가장 불쾌한 추세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기록사진(Documentary)‘과 ’순수예술사진(Fine Art)’을 따로 갈라서 구역을 정해놓은 것이다. 모든 사진은 무엇인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모든 사진은 사진가가 결정을 내린 순간 찍히기 때문에 얼마간 사진가의 의도가 표현된 것이다. 선을 그어놓고 한쪽만을 취하도록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해악이다”
- 필립 퍼키스 ‘사진강의 노트’에서
대형서점의 사진관련 코너에 가보면 책의 판형이 갈수록 커지고 화려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코너의 절반은 후보정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나머지 책들의 제목 대부분엔 DSLR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다. 후보정에 관한 이야기도 별로 없고 DSLR이란 단어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도 잘 팔렸던 사진이론서가 바로 ‘사진강의 노트’다. 2008년에 7쇄를 찍었으니 적게 잡아도 만 권 이상이 팔린 셈이다. 현재 사진강의 노트는 품절상태다. 한국어 번역자였던 박태희씨는 “필립 퍼키스 선생이 새로 보내준 원고를 추가하여 9월경에 증보판을 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필립 퍼키스는 1962년부터 사진강의를 시작하여 40년 넘게 사진을 가르쳐온 사진교육가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어떤 다른 선생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울림이 들어 있다. 권위로 누르지 않고 부풀리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신랄하다. 부드러운 어조로 정곡을 찌른다.
이렇게 날카로운 교육가가 사진을 찍는다면 과연 어떤 사진을 보여줄 것인가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그의 사진집을 만나게 되었고 많은 의문을 풀 수 있었다. ‘인간의 슬픔(The Sadness of Men)’이 그것이다. 2008년 미국 뉴욕의 퀀턱레인프레스에서 출판되었다. 필립 퍼키스는 책을 많이 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 책엔 그의 50년 사진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필립 퍼키스의 사진에선 사진강의 노트에서 읽었던 그의 철학과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사진강의 노트’는 사진교육을 위해서 쓰인 책이었지만 그의 사진집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사진에 관한 자신의 지론과 일치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묘한 경험이었다. 인생과 사진이 일치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위대한 사진 스승이다. 도서 출판 ‘안목’ www.anmoc.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