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고쳐주는 노동의 행복

곽윤섭 2011. 01. 03
조회수 6842 추천수 1
  [한겨레가 뽑은 ‘2011년 올해의 사진가’] 캐논상-류정호


 
 ‘사진의 중심’ 한겨레가 ‘2011 한겨레포토워크숍 어워드’ 수상자를 선정했다. 한겨레는 이를 위해 2009년 9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국내외에서 모두 네 차례의 걸쳐 진행한 ‘한겨레포토워크숍’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한겨레는 한국의 사진문화 발달을 위해 앞으로도 해마다 ’한겨레포토워크숍’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진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겨레포토워크숍’은 한겨레신문사가 공식후원사 캐논코리아 컨슈머이미징(주), 주관사 플랫폼_아트마케팅프로젝트그룹, 후원사 (주)신지스튜디오그룹 등과 함께  함께 여는 집중적인 사진워크숍으로 지금까지 한 차례에 평균 30여 명씩, 총 1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전문사진작가 및 사진기자와 함께 합숙과 사진찍기, 평가회 등을 거쳤으며 각 기마다 수상자를 뽑고, 전시회 등을 개최해왔다.
 심사위원들은 이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15일 심사를 벌여 최우수상(한겨레상) 1명과 우수상(캐논상) 2명의 수상 작가를 선발했다. 한겨레상에 이강훈 씨, 캐논상에 류정호 씨, 신병문 씨가 각각 선정되었다. 심사에는 사진평론가 최봉림(한국사진문화연구소 소장) 씨와 사진학과 교수·사진가·기자 등 총 9명이 참가했다. 수상자들에게 한겨레신문사의 상장과 캐논에서 협찬한 카메라가 부상으로 수여된다.
 또 수상작품들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도 1월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겨레상을 받은 이강훈 씨는 심사위원 중 1인이 멘토로 지정되어 앞으로의 작품활동에 도움을 받게 된다. 한겨레가 선정한 ‘2011년 사진가’들은 앞으로 한겨레 지면에서 작품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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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일산구 대화동 <카맨샵> 대표 고재억님.
 나보다 세 살 위인 그는 아내와 함께 아들 딸 하나씩을 둔 평범한 가장이자 홀로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기도 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자동차 정비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답십리의 한 수리점에서 일을 하다가 지금의 사모님과 결혼을 했고 경기도 일산에 자신의 자동차 수리점을 오픈한 지 이제 10년이 조금 넘었다.
 내가 살고 있는 대화동 23블록 일대의 단골집 사장님들에 대한 연작 시리즈들 중 한 분으로 한창 봄기운이 무르익은 지난 5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틈만 나면 카맨샵을 찾아 고재억씨의 일상을 담아오고 있다.
 처음 그곳을 찾을 때는 한 보름 정도 찍을 요량이었다. 가벼운 마음에 찾아간 이곳에서 난 점점 고 사장님의 인간성에 매료되었고 아예 1년 일정으로 그의 일상을 사진에 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천성으로 따뜻한 감성을 타고났구나 싶을 정도로 그는 손님들 모두에게 친절하다. 얄팍한 장삿속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저러다 망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수리비 역시 저렴하게 받는다. 종이박스와 고철을 모아 두었다가 이를 주우러 다니는 독거노인에게 내드리기도 한다. 얼치기 손님들의 까다로운 주문에도 찡그리는 법이 없다. 그의 일터는 햇볕도 정말 잘 들어 말 그대로 그림이 참 좋기도 하다. 이런 모든 느낌이 좋아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가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8개월이 넘어가는 작업기간 동안 하나의 단순한 사진작업 대상이었던 고 사장님은 내게 왠지 모를 특별하고도 깊은 관계로 변해가고 있다. 자동차를 고치러 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될만하게 여길 법도 하건만 그는 전혀 그런 내색 없이 언제나 활짝 웃으며 반겨주기만 했다. 어찌 보면 소재거리로 여기며 멋있는 사진 몇 장 얻으러 가는 것일지도 모르는 내게 그는 먼저 형과 같은 넓은 맘으로 받아주는 것이었다. 한 컷 멋지게 ‘건지고’ 의기양양 집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던 나는 마음이 무거워지며 그를 향해 카메라를 잘 들지도 못하는 날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난 그곳에서 도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일까. 내가 고 사장님의 사진을 찍는 것은 결국 남들에게 내 사진실력을 자랑하며 폼이나 재려고 한 것은 아닐까. 결국 난 하나의 사진 수집가처럼 고 사장님을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에 대한 이런 의문은 시간이 더해지면서 사진이라는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들에 다시 몰두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무거운 발걸음으로 카맨샵을 향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고 사장님에 대한 내 감정이 어떤 것인지는 안다. 난 그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 일이 바빠 1,2주일 이상 못 찾아갈 때면 그의 근황이 궁금해진다. 손님은 많은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등등. 그동안 찍은 사진을 보다 보면 은근히 그가 보고 싶고, 마음 같아서는 사장님이란 호칭 대신 형이라 부르고 싶다. 이젠 조급한 마음으로 사진 한 장 건지려고 사장님을 찾아가지는 않게 된 것이다. 그저 친형 같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사진을 찍으려는 욕심에 그를 만났지만 오히려 사진 찍는 시간보다 서로 웃고 떠드는 시간들이 더 많다. 한 사람을 깊이 알아간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내일도 난 카맨샵을 찾아간다. 사람 좋은 형님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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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력; 주간지 ’독서신문’, 월간 ‘Cookand’, 월간 ‘무선모형’, 등의 객원사진기자를 거쳐 2009년부터 지금까지 월간 ‘기독교사상’에서 객원기자로 일하고 있다. 사계절출판사에서 만든 ‘교실 밖 수학여행’, 소설 ‘단어장’ 등의 작업에 사진담당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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