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누드 사진으로 전세계 눈길 끈 ‘변태의 제왕’

곽윤섭 2010. 12. 24
조회수 60907 추천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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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델피르와 친구들] <6>헬무트 뉴턴
남창, 성도착증 경력에 ‘남자들이 보고싶은 누드’ 집중
세계적인 미인 찍으면서 성적 요소, 위험, 폭력성 강조
 
유명인사의 부고기사는 언제 나고 언제 세상을 떴다는 정보 외에도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유명할수록 더 분량이 늘어난다. 21세기가 왔지만 아직 한국적 풍토에선 객관적인 부고기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망자에 대한 예의를 더 높이 쳐주기 때문에 고인의 이념과 활동에 대해 대체로 좋은 수식어구로 넘어가곤 한다. 그러나 외국의 언론에서, 특히 정론지에선 칼같이 ‘있었던 그대로’ 쓴다.

 
어빙 펜, 리처드 아베든 등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패션사진가로 이름을 드날린 헬무트 뉴턴의 사진을 소개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다가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발견했다. 헬무트 뉴턴은 2004년 1월 할리우드에서 자동차사고로 사망했다. 아래는 1월 24일치 뉴욕타임스의 부고란에 소개된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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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 키스 장면이나 수갑찬 누드 등 찍어


‘패션사진의 역사를 새로 쓴 헬무트 뉴턴, 83세를 일기로 사망하다.’
에로틱하고 도발적인 흑백 사진으로 보그와 기타 잡지들의 대들보 노릇을 했던 헬무트 뉴턴이 어제 자동차사고로 사망했다. LA 경찰에 따르면 캐딜락을 몰던 뉴턴은 갑자기 운전능력을 잃고 거리의 벽을 들이받았다고 한다. (심장마비에 따른 발작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턴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들을 찍어왔는데 주로 성적인 면을, 때로는 위험과 폭력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사진들엔 종종 키가 크고 금발이며 벌거벗은 여인들이 하이힐을 신고 등장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뉴턴은 하이힐이 없으면 누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의 작업은 꽉 끼면서도 어깨가 넓은 옷의 애호가였던 입 센 로랑같은 디자이너들과 밀착되어있었다. 보그의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는 “헬무트 뉴턴이 금발에 키가 크고 하이힐을 신었으며  흠잡을 때 없는 옷을 입은 여자들을 좋아했던 것은 명백하다. 그는 종종 그런 여인들을 난처한 설정에 몰아놓고 사진을 찍었다. 다른 여인과 키스를 하라거나 수갑을 찬 채 찍는 누드 같은 것이다.” 

 
뉴턴은 1920년에 독일 베를린의 부유한 유대인가정에서 태어났다. 12살에 첫 카메라를 구입했고 10대부터 누드에 심취했다. 18세 때 나치를 피해 독일을 떠났고 싱가포르로 흘러들어갔으며 거기서 남창이 되었다. 후에 호주로 건너가 5년간 호주육군에서 복무했고 1948년 멜번에서 그의 생애 첫 스튜디오를 열었다. 이 무렵 엘르와 다른 잡지들에서 프리랜서로 일했고 1950년대 말에 다시 프랑스로 이주하게 된다. 이때부터 그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헬무트 뉴턴의 ‘위험한’ 사진에 주목하게 되었고 마침내 ‘변태의 제왕’이란 별명을 얻게 된다. 이 명성은 1976년에 그가 처음으로 발간한 사진집 ‘화이트 우먼’ 때문에 굳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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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여성스러운 누드’ 찍었던 사라 문과 대비

 
이 정도 톤의 기사는 사실 헬무트 뉴턴의 사진을 보고 난 다음에 읽는다면 그렇게까지 일방적으로 편향된 것은 아니다. 뉴턴은 스스로 누드를 사랑했고 집착했다. 성도착증에 빠져있었고 그것도 지극히 남성 위주의 누드에 몰입했다. 이번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에 포함된 사라 문도 패션을 찍었고 누드를 다루기도 했지만 사라 문의 누드가 ‘작고 여성스러운’ 누드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뉴턴은 ‘남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누드를 대놓고 찍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시장에 걸린 헬무트 뉴턴의 사진은 수위 조절이 되어있는 편이다. 대부분 적당히 가려진 몸이란 점에서 그렇다는 것일 뿐 보고 있으면 음란스러운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사진이란 것, 그리고 사진가란 사람의 속성이 거기에 있음을 생각하면 대놓고 비난만 할 순 없다. 모든 사진가들은 자신이 찍은 사진이 주목받길 바라고 있으며 뉴턴은 여성의 몸을 통해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대로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어졌다. 헬무트 뉴턴의 사진은 고가에 거래된다. 지난 2007년 파리포토에 전시되었던 ‘실크스타킹을 신은 두 여인의 다리’는 3억 원의 가격표가 붙어있었고 슈퍼모델 케이트 모스의 누드는 4천만 원에 거래가 성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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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한겨레신문사는 12월 17일부터 2011년 2월 27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을 개최합니다.

델피르는 사진계의 거목으로 출판인, 전시기획자, 예술감독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60여 년 활동해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델피르와 인연을 맺은 사진가들이 델피르에게 헌정하는 전시입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요세프 쿠우델카, 세바스치앙 살가두, 헬무트 뉴턴, 로버트 프랭크, 로베르 두아노 등 세계 최고의 거장들이 참여합니다. 

곽윤섭기자 


[사진전 델피르와 친구들]
 <6> 헬무트 뉴턴
 <5> 세바스치앙 살가두
 <4> 로버트 프랭크
 <3> 마크 리부
 <2> 요세프 코우델카
 <1> 로베르 두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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