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닮은 사람이 사람 닮은 자연을 찍다

곽윤섭 2012. 08. 16
조회수 19801 추천수 0

 

   ‘내셔널 지오그래픽전-아름다운 날들의 기록’

 생명에 대한 애정과 끈기로 최고의 순간 포착

  작가 60명 ‘순수’보다 더 순수한 다큐 180 점 


 

ⓒIan Nichols   National Geographic.jpg

ⓒIan Nichols   National Geographic


 
 이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까?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오지에서 위장텐트 쳐놓고 몇 달을 기다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공연한 질투심이 생긴다. 이 장면들 앞에서 셔터를 누르는 순간, 사진가의 기분은 정말 무아지경이었을 것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전-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이 시작됐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10월 11일까지 열린다. 60여 명의 사진가들이 찍은, 말이 필요 없고 할 말도 별로 없는 사진들 180여 점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순수사진을 구분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또 든다. 이 사진들은 명백하게 다큐멘터리다. 그리고 그 어떤 ‘순수’ 사진보다도 더 순수하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열대우림, 사하라 사막의 오아시스, 북극의 얼음바다, 미국 그레이트스모키 국립공원 등지에서 방울뱀, 둥근귀 코끼리, 낙타, 서부 롤랜드 고릴라, 그리고 영장목 사람과의 포유류 동물인 사람 등이 살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진짜 사람처럼 보인다. 식사를 위해 잎이 달린 풀줄기를 다듬고 있는 롤랜드 고릴라, 노을빛을 즐기러 나온 방울뱀, 고아 코끼리 구호센터에서 장난을 치는 아기 코끼리들과 사람의 차이는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사람보다 나은 것처럼 보인다. 


 지구엔 사람이 출현하기 전부터 동식물이 있었다. 자연적인 도태로 멸종한 종도 있었지만 사람이란 종 때문에 멸종한 종이 더 많이 생겼다. 은행나무는 인류가 태어날 꿈도 꾸기 이전인 2억 5천만 년 전에 지구상에 처음 선을 보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사람이란 종이 멸종하고 난 다음에도 동식물들은 지구를 누릴 것이다. 지구를 지배한다는 것은 사람들만의 오만적인 발상이다. 여러 공상과학 소설에 따르면 외계의 생명체가 UFO를 타고 지구를 방문하더라도 그들의 대화 상대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지구를 대표하는 종은 차라리 돌고래거나 차라리 코끼리였으면 좋겠다. 최소한 사람들보다 돌고래와 코끼리가 더 품위있고 예의 바를 것이다. 돌고래와 코끼리가 사람보다도 더 우아하고 현명하게 외계의 생명체와 대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가들은 대부분 평화를 사랑하고 전쟁을 혐오하며 자연을 사랑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가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사진을 찍는다. 그런 수준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비법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애정과 끈기에서 시작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을 관객에게 전해주기 위해 땀 흘렸을 사진가들에 경의를 표한다. 정치인들 백 명의 기를 모아도 사진가 한 명의 공덕보다 못할 것이다.
 
 전시는 다섯 관으로 나눠져 있다. 활기찬 새들과 곤충들, 생명력 넘치는 길짐승들, 열정 가득한 수중생물들, 마음을 흔들어 놓는 풍경들, 그리고 자연의 일부였던 사람들로 이어진다. 특별관에선 “전생에 나라를 구했던” 사진가들이 현장에서 촬영하거나 활동하는 사진들이 소개된다. 크리스 존스, 마이클 니콜스, 마이클 야마시타 등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전설들이 자연 속에서 자연과 사람들과 함께 한다. 사람이든 숲이든 하늘이든 강이든 북금곰이든, 뭐가 되었든 간에 그냥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면 모두 행복할 것이다.

 

무릇 좋은 전시가 다 그렇듯이 폐막이 가까워 질수록 관객이 많이 몰린다. 관객이 많아서 밀려 다니면 아무리 좋은 사진이라도 기분 좋게 감상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아직 덜 알려져서 한가한 초기에 구경할 것을 권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1888년 비영리 단체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가 창간한 지리학ㆍ고고학ㆍ인류학ㆍ탐험에 관한 월간지다. 독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켜주기 위해 세련되고 정확한 설명과 최상의 사진 및 지도를 제공한다. 길버트 그로브너가 편집을 맡았던 1926년에는 발행부수가 100만부에 달했다.

 바다 속 생물, 성층권에서 바라본 지구와 우주의 모습, 야생동물 등의 촬영에도 선두적인 역할을 했다. 세계 여러 지역에 관한 풍부한 기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 잡지는 ‘어느 나라, 어느 국민에 관해서든지 그 진정한 본질만을 보여준다’는 신조를 표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신념을 토대로 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기사로 싣는 지역의 환경적ㆍ사회적ㆍ문화적 측면에 대한 실질적 정보를 제공하며, 탁월한 수준의 글, 사진뿐만 아니라 간행물 수입을 이용하여 과학 탐험을 지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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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 Laman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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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ie Griffith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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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John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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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John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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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 John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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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 John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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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fna Ben Nun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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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fna Ben Nun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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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Steinmetz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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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Steinmetz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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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Steinmetz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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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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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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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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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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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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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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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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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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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Nichols   National  Geographic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kwak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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