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전쟁-시민혁명, 그때 그 서울의 맨얼굴

곽윤섭 2012. 05. 11
조회수 15536 추천수 0

 AP통신이 본 격동기의 서울’ 사진전

특파원과 종군기자가 렌즈로 기록한 역사

seoul09.jpg.jpg

 기념비전(과거와 현재)

 

서울 역사 박물관에서 <AP통신이 본 격동기 서울>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6월 3일까지.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미국의 통신사 AP의 아카이브 중에서 1945~60년 초반 사이의 서울 사진들만 추려낸 것이다. 주요 사안으로 본다면 8·15 해방이후부터 4․19 혁명까지를 담고 있다. 그 격동의 시기 사이에는 6·25라는 대형 이슈가 들어있다. 따라서 사진전은 전쟁의 비중이 높다. 그렇지만 평범한 일상의 서울도 많이 포함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전시기획을 맡은 박물관 담당자는 말했다.

 

“먼 훗날 보더라도 같은 판단 내릴 수 있는 사진전 되도록

 

전쟁을 소재나 주제로 삼은 사진전시는 자칫 한쪽으로 편향되기 쉽다. 특히 종전이 아닌 휴전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한국전쟁에 대한 사진전시는 균형을 놓칠 가능성이 아주 높으며 그동안 열렸던 대형 한국전 관련 사진전은 일방적으로 흘러가기도 했는데 이는 전시주최쪽과 기획자가 남과 북을 단순한 선-악의 구도로 설명하려는 의도를 가졌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논문을 잠깐 소개한다.

연구대상은 조선일보사와 전쟁기념관이 공동주최하고,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6·25 전쟁 50주년 특별기획전』(2000)과 『휴전 50주년 특별사진전』(2003)에 전시된 사진들로 한정하였다.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서 레비스트로스가 제시한 이항대립 구조분석방법을 적용시켰다. 『6·25 전쟁 50주년 특별기획전의 분석에서는 한국전쟁 사진에서 선-악의 이항대립구조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휴전 50주년 특별사진전』의 한국전쟁 사진에 대한 이항대립 분석에서는 선-악의 구분이 모호했다. 대신 한국전쟁 이후의 남한-북한을 보여주는 사진들에서 선-악의 대립항을 찾아볼 수 있었다. 기념의 대상이 개전에서 종전으로 바뀌면서 사진전시회의 구조에도 변화가 있었음을 볼 수 있다.

(김형곤, 2005 한국전쟁 사진과 집합기억 : 전쟁기념관에서의 한국전쟁 사진전시회에 대한 연구)

박물관쪽의 설명에 따르면 AP가 공개한 그 무렵의 서울 사진은 300컷 정도였으며 그 중에서 80여컷 정도를 골랐다. 사진은 대형 시대적 이슈를 따라 연대기순에 맞게 골랐으며 그 당시의 서울에 대한 판단을 독자나 관객이 선택할 수 있게끔 균형잡힌 전시로 만들었다고 한다. 즉, 전시의 색깔이나 가치판단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뜻으로 사진 선택과정에서 기획자의 “감정이 실리지 않도록 했고 먼 시간이 지나 이 사진을 본다고 해도 같은 판단이 내릴 수 있는 사진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이야기다.

 

당시 한국 상황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창

 

AP통신은 특히 6・25 전쟁 동안 많은 특파원과 종군기자들을 파견해 전쟁을 카메라에 담았다. 6・25 전쟁은 바로 전의 전쟁이었던 2차 세계대전에 비하면 보도통제가 심하지 않은 편이었다. 특히 외국기자들은 어디든지 접근이 자유로웠으며 촬영이후에도 거의 검열을 받지 않았다고 당시의 한국에서 종군했던 외국의 기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이에 비해 휴전 이후 자유당 정부는 국내 언론에 대해 보도통제를 강화했는데 이 대목에서 AP 사진은 그 무렵의 국내 상황을 외부에 알리고 기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진은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해방 이후 활기 넘치는 서울거리, 좌우대립의 상황을 보여주는 전평(조선노동조합 전국평의회)의 현수막이 걸린 전평회관, 무너진 참호를 뛰어서 건너가는 군인 등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어린 북한군 포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의 사진에선 베트남전에서 찍힌 에디 아담스의 사진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 사진은 도록과 보도자료엔 실려있으나 개막 직전에 AP쪽에서 출처 확인을 못했다는 이유로 전시장에선 걸려있지 않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평온을 찾은 서울의 거리는 다시 격동의 현장으로 변한다. 국가보안법에 반대해 전단을 뿌리기도 하고 3·15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며 마침내 혁명에 성공한 시민들이 탱크 위에 올라탄 장면으로 이어진다. 전시의 이런 흐름은 “해방-전쟁-시민혁명으로 이어지는 긴 격동의 터널을 지나 평온을 되찾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 신문로에 있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에는 친절한 사진설명이 있다. 보도사진이니 만큼 원래 AP통신에서 붙인 캡션을 바탕으로 일부만 수정을 하고 이해하기 좋게 해석했다고 한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내려 새문안교회를 지나서 걸어오면 가깝다. 무료. http://www.museum.seoul.kr/ 02-724-0274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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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공산당 산하 노동운동단체인 전평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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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건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아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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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전으로 폐허가 된 서울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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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군 포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전시장에 걸려있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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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8 서울 수복 후 시민들의 갈등.

 

 

seoul06.jpg.jpg 

 부서진 건물에 문을 연 가게. 전시장엔 이 사진을 부분확대한 컷도 볼 수 있는데 사진 속의 아낙네가 카메라의 존재를 알았는지 웃음을 띠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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