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곽윤섭 2013. 12. 31
조회수 14437 추천수 0

윤정  ‘어른들의 꿈 굽기: 꿈꾸는 사람들’

일상에서 만난 100명을 만나 다짜고짜 “꿈이 뭐에요?”

 

 

 

dream7.jpg » 서혜민(대기업 마케팅팀 주임), 어릴 때 꿈 피아니스트

 

 

시카고, 뉴욕, 인디애나에서 10년을 살았으며 대학에선 조각, 그림 등 순수미술을 전공한 윤정(38)씨가 류가헌에서 사진전 ‘어른들의 꿈굽기: 꿈꾸는 사람들’을 열고 있다. 1월 5일까지 열린다. 윤정 작가는 지난 11개월 동안 일상에서 만난 100명을 인터뷰해 “꿈이 뭐에요?”라고 물어보았고 인물 사진도 찍었다. 전시는 100명의 ‘꿈’과 사진, 동영상으로 이루어졌다. 앞으로 900명을 추가해서 1,000명을 채우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한다.

 12월 30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으면 사진에 손을 대는 그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이번 사진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다큐멘터리적 느낌이 나는 자연스런 사진을 선호하기 때문에 보이는데로 찍는다. 순수미술을 전공한 사람 중에서도 그냥 사진을 찍는 분이 있다.
 
 -이번 전시는 어떤 내용인가.
 =사진가라기보다는 나는 프로젝트 아티스트를 희망한다. 이번엔 사진과 동영상을 같이 보여준다. 한국에 온지 5년쯤 되었다. 앞으로는 한국에서 계속 작업할 생각이다. 이번 전시는 꿈이 화두였는데 2014년엔 ‘사랑’을 주제로 삼는다. 꿈, 사랑, 죽음 등 인간(HUMAN)에 관련된 장기프로젝트의 시작이 ‘꿈’이다. 한국의 어른들이 꿈을 일찍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 그들의 꿈을 보고 싶었고 또 그들에게 꿈을 돌려주고 싶었다.
 
 -어떤 사람들과 만났는가? 즉석 인터뷰에 잘 응하는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으니 아는 사람들도 있고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100명을 채우는 동안 대여섯번 실패했고 나머지는 모두 흔쾌하게 동의했다. 나중엔 수락해줄 것 같은 사람들을 선별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할까. 그래서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모르는 사람들의 경우엔 역시 처음에 어색해해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 다짜고자 “꿈이 뭐에요?”라고 묻는다. 황당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꿈프로젝트가 뭔지 설명하면 수락하곤 했다.
 
 -재미있는 사례가 많겠다. 좀 들려달라.
 =간호사를 섭외했는데 그 과정이 좀 웃겼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수면에서 깨져 말자 내가 대뜸 “꿈프로젝트 하실래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마 계속 그 생각을 하면서 내가 꿈을 꾼 모양이었다. 이야길 듣던 간호사가 승낙을 해서 그 다음날 새로 만나 인터뷰했다. 어릴 때 꿈이 서점주인이었던 김용균씨는 현재 도예가가 되어있다. 그에게 지금 꿈은 많이 웃고 사는 것이라고 했다. 많이 웃으며 밝게 사는 것이 이제 삶의 꿈이자 목표인데 웃는 것 하나는 자신이 있다고 하면서 많이 웃었다.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접촉했다고 하는데 가장 나이가 많은 경우는?
 =60대 후반이 두 분 계시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 다양한 직업과 나이로 구색을 갖추기가 힘들었다. 연세가 높은 분들이 거절하는 경우가 몇 있어서 다양하게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100명 중에서 어릴 때 꿈을 이룬 사례도 있는가?
 =다섯 명 정도 있다. 창피해하더라.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현재 꿈이 없다는 것이다. “꿈을 이루고 나니 별개 없더라고요. 이제 새로 다음 꿈을 생각해봐야겠어요.”라고 하더라. 어릴 때 꿈이 변호사였는데 지금 변호사가 된 분의 이야기였다.
 
 -그 밖에 특이한 사례가 있다면?
 =한 회사의 과장으로 근무하는 윤정재(30대 중반)씨는 어릴 때 꿈은 발명가였다. 자선사업을 하고 싶었단다. 그는 “지금 현실적인 꿈얘기를 해도 됩니까? 전셋집 구하는 것. 이게 해결되면 그 다음 꿈이 생기겠죠.”라고 했다. 솔직함이 느껴졌다. 또 한분은 대기업에서 에너지정책팀 과장으로 일하는 손기복(40대 초반)이었다. 어릴 때 장래희망은 물리학자였는데 새로운 원리를 아는게 재미있더라고 했다. 지금 꿈은 “아내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요. 행복하게 백년해로하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했다. 한국의 40대 유부남에게 처음 들어본 말이라 신선했다.
 
 묻지 않았는데 작가 윤정씨가 먼저 자신의 꿈이야기를 했다.
 =저는 꿈이 영부인이었는데 그건 아마 이제 포기해야할 것 같다. 현재로선 프로젝트 아티스트로 전업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당장은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통역일도 하고 프리랜서로 글도 쓰고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이렇게 돈을 모아 7월쯤엔 인도로 봉사활동을 떠날 예정이다. 전시장에 오셔서 사진을 사가는 분들이 있다. 5만원, 7만원 정도 가격인데 정확히 액자값이다. 사진에 등장하는 본인들이 와서 사가기도 하고 친구들이 사서 본인들에게 선물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들을 보면 카메라를 쳐다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또 사진 찍은 장소를 별로 따지지 않은 것 같다.
 =좋은 표정을 위해 자연스럽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상태로 찍고 싶었다. 그래서 카메라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처럼 해달라고 했다. 사진의 배경? 그렇다. 이 전시는 전문사진전시가 아니고 프로젝트아티스트가 사진과 인터뷰를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봐달라. 나는 사진작가가 아니다. 길거리에서 즉석섭외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빨리 찍어야 했다. 그래서 카페도 있고 술집도 있었다. 빛을 고려할 처지가 못되었다. 현장감이 더 중요했다. 서울외에 창원, 부산, 제주도 있다.

 

 

dream1.jpg » 이종린(기업 영업팀 대리), 어릴 때 꿈 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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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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