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하게 싱글 싱글

사진마을 2016.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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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s05.JPG » 싱글우먼 2, #5

 

싱글 우먼, 어떻게 살고 있나

백지순 사진전 '싱글우먼 2'

 

백지순의 사진전 ‘싱글 우먼 2(Single Women Ⅱ _ Single or Single Again)’가 사진미술 대안공간 스페이스22에서 11월 3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스페이스22는 강남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미진프라자 건물 22층에 있다.

 백지순 작가는 2003년 ‘아시아의 모계사회’에 이어 2008년에 ‘싱글 우먼’을 발표하는 등 현대 여성들의 삶과 정체성에 대한 사진 작업을 계속해왔다. 이번 ‘싱글 우먼 2’ 전시에는 2008년의 ‘싱글 우먼’ 작업도 함께 걸린다. ‘싱글 우먼’에선 성공한 3~40대의 ‘골드 미스’들을 찍었는데 이번 ‘싱글 우먼 2’에선 50~60대 여성들이며 처음부터 독신의 삶을 살았거나 이혼 혹은 사별로 싱글이 되었으나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전시될 사진을 대부분 받아서 살펴봤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어떻게 풀었는지 보는 것이 나의 일이니 여러번 본다. 단계별로 따진다면 맨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먼저 쭉 본다. “아무 생각 없이”라고 하지만 생각이 없을 수 없다. 어떻게 보자면 첫 일별이 가장 순수한 감상이 된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고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고 기억에 남는 것이 생긴다. 두 번째로 볼 때는 뜯어서 본다. 어떤 표정으로 어디에서 어떤 자세를 하고 있는지 본다. 세 번째로 볼 때는 사진 간의 연결성과 작가의 이력을 연결시켜 본다. 과거엔 어떤 작업을 했고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앞으로 어떤 작업으로 이어질 것인지를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필요하다면 작가와 인터뷰를 한다. 백지순 작가와 통화했다.
 -2008년의 싱글 우먼과 이번 싱글 우먼 2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범위가 넓어졌지만 두 전시의 성격이 다르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번엔 30~40대 싱글의 생활기록부였다면 이번엔 50~60대로 인생경험의 폭이 넓어졌을 뿐이다. 둘을 같이 묶었다.
 
 -인물들의 표정이나 환경이 대체로 여유롭게 보인다. 싱글들은 다 살만 한 것인가?
 “이 중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도 있다. 아주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은 찍히길 싫어하니 섭외가 잘 되지 않는다. 이번 작업으로 끝이 난 게 아니다. 다음엔 노동하는 싱글 여성들도 포함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다만 이런 건 있다. 노동하는 사람들을 시각적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보도사진스럽게 될 터니 그런 것은 하고 싶지 않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는 데?
 “내 작업은 ‘싱글’을 사회적 측면으로 느끼게 하는 목적이 있다. 그게 아니라 6하원칙에 따라 현장에서 일하는 싱글 여성들을 찍게 되면 심심하게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 보도사진은 사진에서 다 설명이 되어버린다. 나는 그런게 아니라 사진에 정보는 없지만 혼자 사는 이들에 대한 정서를 읽어낼 수 있게 하는 사진을 찍고 싶다는 뜻이다”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일하거나 사는 공간에서 각자의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길거리에서 생각에 잠겨있는 모습이다. 같이 섞어서 전시를 해도 되는가? 중심을 못 잡은 것 아닌가?
 “중심을 못 잡은 것이 아니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 한 가지 방식만 따르지 않았다. 먼저 짧은 인터뷰를 통해 어디에서 찍으면 좋을지, 이 여성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곳이 어딘지를 결정하고 장소를 택한다. 그게 누군가에겐 집이며 또 누군가에겐 일하는 공간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겐 산책하는 곳이 될 수도 있다. 거실 소파에 앉아있거나 주방에 있거나 한강변에 서 있는 것이 다를 바가 없다. (우리 모두는) 일도 하고 쉬기도 한다. 거리는 일터나 집의 연장선상에 있다.”

 

bjs01.jpg » 싱글우먼2 #1bjs02.JPG » 싱글우먼2 #2

bjs04.JPG » 싱글 우먼 #4

bjs06.JPG » 싱글 우먼 #6bjs07.jpg » 싱글우먼, 제네럴 매니저 케이

bjs08.jpg » 싱글 우먼, 디자이너 선화

bjs09.jpg » 싱글우먼, 치프 너스 순영

bjs10.jpg » 싱글우먼, 드라마 라이터 경희

bjs11.jpg » 싱글 우먼 2, #10
 
 -사진 #01이 특이하다.
 “아 이 분이 사는 곳이 원래 산 좋고 물 좋은 빌라였는데 개발로 인해 주변이 온통 공사현장이 되어버렸다. 지금 저기도 빌라신축 현장이다. 저 곳에 모시고 가서 찍었다”
 
 -30~40대 ‘싱글 우먼’ 작업에선 직업과 이름이 있었는데 50~60대 ‘싱글 우먼 2’에선 없다?
 “‘미스 김’이나 ‘언니’로 부르는 일이 많다. 그녀들도 모두 이름으로 불리길 원하는 골드 미스였으니 굳이 직업과 이름을 붙였다. 이제 50대를 넘어선 분들에겐 굳이 이름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임금격차 이야기를 하고 있다. 40~50대 여성에서 더 심하다라고... 그런데 사진에선 그런 것을 읽을 수가 없다.
 “성공한 여성도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성도 있다. 핵심은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것이다. 사진에서 굳이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진에 등장한 공간이 그리 호화로운 것도 아니다. 사진의 공간은 이들이 혼자 있다는 것에 더 주력하고 있다. 성공했다 하더라도 외줄타기 같은 느낌의 측면에선 다를 바가 없다. 만약 이들의 어려운 노동환경을 보여준다면 이야기가 다르게 보여질 것이다.”
 
 -구체적으로 뭘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가?
 “불안감이라 할까. 예를 들어 가전제품 애프터서비스를 위해 누가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남자신발을 현관에 늘어놓는다든가.... 이런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힘들게 찍진 않았다. 혼자 있다는 그런 긴장감 같은 것을 마음 속에 감추고 (혼자 살아온) 어려움에서 한 고비를 넘긴 여유와 표정도 같이 담아내려고 했다.”
 
 -이분들이 어려운지 혹은 어려움을 이겨냈는지 잘 구분이 되질 않는다?
 “내가 사진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즉물적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괴로움이나 부정적 측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싱글의 특징이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이 분들은 (배우자가 있는) 부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환경은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도 다른 점, 다른 분위기가 있다. 그 다른 점을 보여줘야한다. 사회적 시선과 이들 내면의 정서와 갈들을 은연중에 보여주려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지인이 내 사진을 온라인으로 보더니 싱글의 느낌을 알겠다고 하더라”
 
 인터뷰를 마쳤다. 여전히 이 사진들에서 싱글의 느낌이 나는지 아닌지 혼란스럽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싱글 여성들이 이 사진을 본다면 좀 더 잘 알아차릴 것 같다. 백지순 작가는 사진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섭외할 때 “씩씩하게 사는 여자를 찍고 있다”는 말을 꼭 한다고 했다. 사진 속 싱글들이 씩씩하게 살기를 바란다는 백지순 작가의 바람이 묻어있는 것 같다.


아래는 보도자료 전문이다. 


  

 백지순 작가는 현대 여성들의 당당한 삶과 정체성을 다큐멘터리로 작업해 왔다. <아시아의 모계사회>(2003)는 순수하지만 강인한 모계사회 부족을, <싱글 우먼>(2008)에서는 성공한 ‘골드 미스’들의 삶에 내면화된 사회적인 편견과 잠재적으로 지속되는 가부장적 질서를 독신녀들의 애매한 표정과 불안한 시선으로 포착하였다. 이번에 신작으로 선보이는 <싱글우먼Ⅱ>는 독신의 삶을 살았거나 이혼 혹은 사별로 인하여 싱글이 되었으나 타인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50~60대 여성들을 기록한 사진이다.
 페미니스트 마리아 미즈는 “여성들의 힘은 스스로 삶을 생산하고 재생시키며 자기 힘으로 서고, 자신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데서 나온다”고 말한다. 그런데 OECD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한국이 가장 큰 남녀임금격차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 격차는 40~50대에서 더 심해진다.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저절로 저임금이 된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싱글우먼들은 남성 중심의 사회에 편제되기를 거부하고 오늘도 외줄타기를 하며 고군분투 중이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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