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사진마을 2018. 07. 18
조회수 2802 추천수 0

gb001.jpg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 사진가 문진우, 김동진, 정남준의 3인전 <부산사견록>이 서울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리고 있다. 7월 28일까지. 이 세 사진가는 20일(금요일) 상경하여 전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문진우 지난 기사 바로 가기
 정남준 지난 기사 바로 가기
 김동진 지난 기사 바로 가기
 
 <부산사견록>의 포스터를 보니 ‘사’의 한자가 세 가지로 표기되어 있다. 부산私견록, 부산思견록, 부산寫견록. 개인적인 시선에서 부산을 본 기록이란 뜻이며 부산에 대해 생각한 다음 바라보고 기록했다는 것이며 이렇게 하여 부산을 사진으로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사진의 본질을 잘 파악한 제목이다. 백과사전에서 ‘부산’을 찾으면 나올만한 내용이 아니란 뜻이며 부산광역시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문화관광이란 항목을 클릭하면 나올만한 내용이 아니고 사사로운 시선으로 찍은 사진이 이번 전시 세 사진가들의 작품이다. 궁금하여 지금 막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수국꽃 문화축제, 부산항대교, 사하구 선셋로드, 기장 죽성성당, 부산 이기대 동생말 전망대’ 등의 사진 명소가 소개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가면 에펠탑을 찍고 개선문을 찍고 몽마르트 언덕에 가보는 것처럼 부산하면 널리 알려진 그림엽서 같은 장소들은 부산私견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부산시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곳은 아름다운 명소이긴 하지만 삶이 늘 화려한 불꽃놀이는 아닌 것이다.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다. 이 넓고 다양한 면모를 가진 부산을 어떻게 어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문진우의 이번 부산 사진은 매축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통해 형성된 마을이니 부산의 한 특징을 보여준다고 할만하다. 김동진은 피서지를 중심으로 부산의 바다와 사람들을 찍었다. 강릉과 인천과 목포도 바다가 있지만 부산하면 역시 바다를 떠올릴 수 있으니 부산의 대표적인 열쇳말 중에 하나가 바다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정남준은 조선소 노동자를 포착했다. 역시 부산을 대표하는 산업 중에 조선소를 빼놓을 수 없으니 적절한 테마라 하겠다. 이로써 세 사진가는 오래된 마을과 바다와 조선소의 조합으로 부산을 표현했다.


gb01.JPG gb02.JPG gb03.JPG » 김동진




gb04.JPG gb05.JPG gb06.JPG » 문진우




gb07.jpg gb08.JPG gb09.JPG gb10.JPG » 정남준
 
 독자와 관객들이 이 사진을 보는데 도움이 되라는 뜻에서 전화통화를 해서 세 명의 사진가들에게 릴레이 리뷰를 부탁했다.
 
 김동진 작가는 정남준 작가의 사진에 대해
 “부산에는 조선소가 많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도 많다. 이번에 전시하는 정남준의 작업은 조선소에서 일하는, 조선소에 삶의 터전을 둔 외국인 노동자들, 그분들의 이야기다. 인물에 초점을 둔 사진도 있고 작업에 초점을 둔 사진도 있다. 부산에 대한 이야기도 되겠지만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도 될 것이다. 과거와 현대가 뒤섞여 있다. 소외와 어려움의 관점에서 그분들에게 좀 더 다가가려는 시선을 읽을 수가 있어 마음에 들었다. 미국 사진계의 다큐멘터리와 비교하자면 우리의 다큐멘터리가 좀 진부하게 보일 가능성이 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각으로 특정한 분야를 들여다본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조선소라는 특정한 공간에 대한 작업이니만큼 한국 다큐멘터리라 조금도 진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정남준의 사진에서 읽을 수 있다. 되새겨볼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정남준 작가는 문진우 작가의 사진에 대해
 “이곳 부산 동구 범일동 매축지는 일본강점기부터 남북전쟁 피난민을 포함 그간의 부산 서민들을 품어 준 또 다른 주거 공간이다. 최대한 사진가의 내면을 배제하려고 했다. 자연스럽게 포착하려고 했다. 매축지 재개발로 인한 이주 기한이 올해 8월 13일gb0001.jpg » 부산에서 회동한 세 작가. 왼쪽부터 문진우, 정남준, 김동진 작가. 이 사진은 정남준 작가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했다. 정남준 작가는 "수정갤러리 윤창수 관장님이 제폰으로 담아주셨다"라고 했다.로 예정되어있다. 저 날까지 모든 가구가 다 이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적절한 주거 대안이 마련되길 빌어본다. 문진우 작가의 따뜻한 시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작가는 따뜻한 시각으로 ‘이곳 매축지가 이곳 주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문진우 작가는 김동진 작가에게
 “사진으로 뭔가를 표현할 때 사실 대상을 직설적으로, 팩트에 입각하여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숙명이다. 이 어려움을 이기고 나가기 위하여 다양한 표현양식 중에서 빌어와 개성 있게 표현해나가려고 한다는 점에서 김동진의 사진을 높이 평가한다. 부산은 바다다. 한국을 둘러싼 삼면이 바다라곤 하지만 부산의 상징은 바다다. 물론 다른 많은 사진가들도 바다를 표현한다. 김동진은 부산 바다 표현에서 해운대 같은 피서지를 중심 소재로 삼았고 기존의 접근 방법을 피하려고 했다. 설명하는 형태가 아닌 것이며 나름대로,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해설을 할 수 있게 하려고 애썼다. 부산에서 사진을 하는 후배들을 보는 일은 늘 반갑다. 파인더의 높이를 평범한 ‘아이 레벨’을 벗어나 때론 과감한 ‘로우 앵글’을 대상을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서 눈에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전시회

당신의 피안은 어디에?

  • 사진마을
  • | 2018.09.10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0년간 주말마다 기독교 공동체 동광원 파주 분원 찾다 그곳에서 자신의 피안을 찾은 사진가 김원 사진집 <피안의 사계> 출...

전시회

지하 1,200미터 이야기

  • 사진마을
  • | 2018.09.06

   박병문 작가의 사진전 <검은 땅 막장 탄부들>이 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주시 덕진구 여산로에 있는 갤러리 파인(Gallery Fine) (063-212-4...

전시회

모두에게 아름다운 인생을 [2]

  • 사진마을
  • | 2018.09.05

[빵수녀님, 아일랜드 골웨이 온라인 사진전] 미국동부캐나다 관구(Salesian Sisters of Saint John Bosco)로 부임하신 박현주 세실리아 수녀님(빵수...

내 인생의 사진책

오늘의 조각 어슬렁거려 어제 진실 포착

  • 사진마을
  • | 2018.09.04

내 인생의 사진책/강홍구의 <시시한 것들의 아름다움-20년 후> 서울은 언제나 과거를 소멸하는 방식으로 변모해왔다. “기억의 소멸이 미덕인 도시가...

전시회

"한국에 혼혈인이 있었다" [1]

  • 사진마을
  • | 2018.09.04

'순혈 단일민족' 편견 부끄러운 역사 기록 [한국혼혈인 26년 찍은 이재갑씨] 가수 박일준씨가 TV에서 말했다 “흰 우유 많이 먹으면 피부 하얗...

사진책

경의선 타고 80년대로 '빠꾸 오라이'

  • 사진마을
  • | 2018.08.23

사진가 김용철 35년만에 첫 사진집 1988년부터 1998년까지 '경의선' 통기타, 삶은 계란, 기차길 옆 오막살이 사진가 김용철의 사진집 ‘경의선’(...

사진이 있는 수필

앞만 보고 달려라

  • 사진마을
  • | 2018.08.10

사진이 있는 수필 #25 <인간의 굴레>, <달과 6펜스>등 널리 알려진 소설을 쓴 영국 소설가 서머싯 모음은 재치있는 명언도 여럿 남겼다. 그중엔...

취재

국회의원 300명과 밥 먹기 도전

  • 사진마을
  • | 2018.08.10

[초원복집연구회] 인터뷰 유명 정치맛집 찾아서 수다 떨기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글, 영상 그들만의 정치 아닌, 일상 속 정치  지난해 10월 1일 ...

전시회

눈물 같이 핀 배꽃

  • 사진마을
  • | 2018.08.09

김호영 작가의 개인전 ‘배꽃의 노래(梨花靜歌)’가 10일부터 서울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린다. 18일까지. 2년 전에 김호영 작가는 ‘고요의 ...

내 인생의 사진책

당신의 등 뒤에 지나온 삶이 있다

  • 사진마을
  • | 2018.08.06

 내 인생의 사진책/권혁재의 비하인드   이 책의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번번이 가슴이 먹먹해지고 글자가 어룽거린다. 여러 번 들여다보고 여...

사진책

뉴욕의 모든 것, 사울 레이터 [2]

  • 사진마을
  • | 2018.08.03

흐릿한 물체, 유리나 거울을 통해 겹겹이 발생하는 반영과 투영 속의 거리, 마네킹처럼 보이는 사람, 회화에서 잘라내온 듯한 풍경, 영화의 한 ...

전시회

찍는 사람을 닮은 사진

  • 사진마을
  • | 2018.07.31

평양 6 차례 다녀온 임종진 사진전 ‘사는 거이 다 똑같디요’ 류가헌에서, 8월 26일까지 임종진의 사진전 ‘사는거이 다 똑같디요-북녘의 일상’...

사진책

꿈꾸면 이루어진다 [1]

  • 사진마을
  • | 2018.07.27

김녕만 사진집 '분단의 현장 판문점과 DMZ' 휴전후 65년. 그 중 35년 동안의 분단을 기록 현장을 떠났으나 접경지역에서 보이는 북녘 김녕만 ...

사진책

역주행하는 사나이, 스티브 맥커리

  • 사진마을
  • | 2018.07.20

세계적 사진가 집단 매그넘 포토스와 출판사 뒤피(Dupuis)가 함께한 그래픽 노블 사진가 시리즈 세 번째 책 ‘스티브 맥커리: 가까이, 더 가까이’...

전시회

부산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 사진마을
  • | 2018.07.18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 사진가 문진우, 김동진, 정남준의 3인전 <부산사견록>이 서울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열리고 있다. 7월 28일까지. 이...

전시회

양곡창고가 갤러리로

  • 사진마을
  • | 2018.07.17

양곡창고를 문화공간으로 개조 담양 '담빛예술창고'에서 사진전 전남 담양군 담양읍 객사리 6번지에 자리한 남송창고는 1968년에 지어져 2004년 국...

내 인생의 사진책

인간의 존재 증명, 25년이 지나도 현대적

  • 사진마을
  • | 2018.07.13

내 인생의 사진책/ 김남진 <폴라로이드 누드> 인상 깊었던 사진집을 손꼽는다면 늘 김남진의 ‘폴라로이드 누드(POLAROID NUDES)’를 기억하고 ...

전시회

이동준 개인전 <비열한 도시> [1]

  • 사진마을
  • | 2018.07.11

이동준 작가의 개인전 <비열한 도시>가 서울 충무로 ‘갤러리 브레송’에서 열리고 있다. 7월 14일까지. 이동준 작가는 한겨레 웹진 사진마을의 작...

취재

숲과 더불어 책이 숨쉰다 [4]

  • 사진마을
  • | 2018.07.10

 사진책만으로도 1만여 권 숲과 더불어 책이 숨쉰다 [고흥 폐교 빌려 도서관 연 최종규 씨] 본업은 사전 집필가이다 펴낸 책 33권 중 절반이...

사진이 있는 수필

꼭꼭 숨어라

  • 사진마을
  • | 2018.07.02

 프랑스의 후기인상파 화가 앙리 루소(1844~1910)는 정글을 소재로 그림을 여럿 그렸다. <꿈>(1910년 작)은 그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 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