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온통 땅 위의 별이었다

사진마을 2016. 03.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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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쿠바다] <4> 체 게바라가 묻혀있는 산타 클라라

아바나를 벗어나 쿠바의 다른 도시 탐방 시작

거리에, 간판에, 동상에 체 게바라, 체 게바라

 

021210.JPG » 산타 클라라에 있는 체 게바라의 영묘와 기념관

 

Fue una estrella...

 

  쿠바는 15개의 주와 1개의 특별자치시로 이루어진 나라다. 수도인 아바나는 아바나주에 있고 쿠바 제2의 도시인 산티아고 데 쿠바는 같은 이름인 산티아고 데 쿠바주에 있다. 세 번째 도시인 카마구웨이는 카마구웨이주에 있으나 5번째 도시인 산타 클라라는 비야 클라라주에 있고 바야모는 그란마주에 들어있다. 500년 넘은 도시인 트리니다드는 시엔푸에고스주에 속한다. 이로써 큰 지명은 정리가 된 셈이다. 쿠바의 인구는 1,100만 명보다 약간 더 많다. 1년 내내 더운 나라인데 겨울은 평균 23도니 추워서 얼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미국에 가본 적이 있다. 한국에 산다. 프랑스는 아름다운 나라이며 네덜란드엔 자전거가 많았다. 이런 표현은 거칠기 짝이 없다. 각각의 나라는 크기가 서로 다르지만 저마다 큰 나라다. 한국엔 서울도 있고 부산도 있으며 해남도 있고 봉화도 있는데 한국에 산다는 것은 그 어디쯤인가 산다는 뜻이지 한국 전부가 그의 집은 아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다 알 것이다. 쿠바에 한 번 다녀왔으나 쿠바를 전부 다 보고 온 것은 절대 아니다. 한국에 살지만 한국을 다 알지 못하는 것처럼. 따라서 “쿠바 어떻든?”이라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다. “쿠바 어디가 좋든?”이라고 묻는 것이 정확하다. 물론 우리는 “프랑스가 아름다운 나라인지” 묻더라도 대부분 파리가 낭만적인 도시였다고 답할 수 있으므로 대화가 어색해지진 않는다. 따라서 나의 지인들이 “쿠바 좋던가요?”라고 묻더라도 “내가 쿠바를 다 가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쿠바 전체에 대해 말할 순 없어요”라고 면박을 주는 일은 절대로 없다.

0112i01.JPG 0112i02.JPG 0112i03.JPG 0112i04.JPG 0112i05.JPG » 12일 아침에 일어나 호텔 로비로 나오니 이 녀석이 호텔을 누비고 있었다.

 

021201.jpg 021202.JPG 021203.JPG » 아바나에서 산타클라라로 가는 고속도로 주변에 서있는 공동주택들. 021204.JPG » 고속도로 휴게소 021205.JPG » 산타 클라라가 가까워지자 주변은 온통 체의 이미지가 넘쳐났다. 021206.JPG 021207.JPG 021208.JPG 021209.JPG » 산타 클라라, 체 게바라 영묘와 기념관 021211.JPG » 인근 마을에서 마차를 몰던 한 청년이 경관으로부터 딱지를 발부받으면서 항의하고 있다. 021213.JPG 021214.JPG 021215.JPG » 해질 무렵 트리니다드

 
   12일 아침 아바나를 벗어나 트리니다드로 출발해 아바나가 아닌 쿠바도 보기 시작했다. 부산과 광주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면 부산 사람과 광주 사람이 모두 화를 낼 터다.  수도가 아닌 곳은 조금 더 옛날의 것이 남아있다. 우선 고속도로 길 옆으로 원색이 찬란한 아파트가 시선을 끌었다. 쿠바는 가로로 긴 섬나라로 국토의 크기는 남한보다 조금 더 크지만 길이는 동서로 1500킬로미터에 달한다. 아바나에서 고속도를 이용해 트리니다드로 곧장 가도 315킬로미터 정도라서 안 막히면 4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우리 일행은 비야 클라라주의 산타 클라라에 들렀다가 해질 무렵에야 트리니다드에 도착했다.

 

che.jpg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1951년 무렵의 체, 1958년 쿠바 비야지역에서, 1959년 최후의 전투를 승리로 이끈 산타 클라라에서, 1961년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이 사진은 코르다가 찍었다),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 1967년 볼리비아에서 -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퍼블릭 도메인

 산타 클라라엔 체 게바라 영묘와 기념관이 있다. 이 도시에서 체는 정부군의 열차를 전복시키는 전투를 주도해 혁명군이 승리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된다. 당시 혁명군이 사용한 화염병이 유물로 전시되어있다. 따라서 산타 클라라는 성지이며 체 게바라 기념관은 웅장한 규모다. 체 게바라를 빼놓고 쿠바를 말할 수 없으니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산타 클라라로 가는 여정은 길바닥에 벽에 티셔츠에 선간판에 온통 체 게바라로 넘쳐났다. 물론 크게 보자면 쿠바 전체가 체 게바라로 도배가 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상 자체의 크기는 7미터가 채 되지 않지만 기단부가 더 크고 그 자체가 언덕 위에 있어서 위엄이 대단하다. 쿠바인들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모든 관광객들은 체를 우러러볼 수밖에 없다. 기념관 내부는 촬영금지라고 했기 때문에 발끈한 나는 들어가지 않고 바깥 구경을 했다. 건물 외벽에는 카스트로와 까밀로 시엔푸에고스, 체가 전투하는 장면을 묘사한 부조가 있다. 벨기에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체 게바라는 쿠바혁명을 성공시킨 후 주지하다시피 다른 나라로 건너가 혁명을 전파하려고 했다. 그는 1967년 볼리비아에서 몇 동지들과 함께 최후를 맞이했다. 1997년에 체와 동지들의 유해가 볼리비아에서 발견되었고 사망한지 30년 만에, 쿠바혁명 성공 38년 만에 쿠바로 돌아와 이곳 산타 클라라에 안장이 되었다. 그가 남긴 여러 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나는 아르헨티나인이며 나는 쿠바인이며 나는 볼리비아인이며 나는......"
 

 

111.jpg » 13일 트리니다드에서 필자
 

 

푼타지역의 팔라시오 드 바예(Palacio de Valle)에 들러 사람들은 모히또를 한 잔씩 하고 나는 콜라를 마셨으며 숙소로 찾아들었다. 하루종일 버스를 탄 셈이라서 피곤하기도 했다. 왜 찍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차츰 셔터를 누르는 빈도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500년의 내공을 자랑하는 트리니다드는 밤에 잠깐 걸어봤을 뿐인데도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었으니 그 다음날에 나는 또다시 매순간 저절로 셔터가 눌러지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하게 될 운명이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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