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피격 그후, 떠나지 못한 그들의 풍경

곽윤섭 2011. 01. 25
조회수 10496 추천수 1
사진가 6명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사진전
노숙자 신세가 된 반려동물들의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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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카라’라고 검색하니 걸그룹이 나옵니다. 찾던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카라 +동물’이라고 다시 검색어를 넣었더니 원하던 내용이 나왔습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는 영화감독 임순례씨이며 명예이사로는 김홍남, 박원순, 박재동씨 등이 있으며 오한숙희, 허수경씨 등은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임순례 감독, 거리의 개와 고양이들 구호
 
카라(KARA-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의 전신은 2002년 동물들의 고통을 대변하려는 이들이 모여 만든 ‘아름품’이란 단체입니다. 개 식용반대, 실험동물 반대 등 생명존중 의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왔으며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연구와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 KARA라는 이름으로 비영리 시민단체 등록을 했고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생명을 경시하는 그릇된 풍조 때문에 힘없고 말 못하는 동물들이 희생당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카라는 이 나약한 생명들의 권리를 대변하려는 아름다운 뜻을 가진 이들의 모임입니다.
 
연평도포격사태 이후 연평도의 주민들은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섬에 들어간 취재진들의 카메라엔 섬 곳곳을 떠돌아다니던 반려동물들이 목격되었습니다. 돌보던 사람들이 황망히 떠나고 나자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그 사진가들 중 여섯이 카라와 함께 사진전을 준비했습니다. 사진전 ‘사라지다, 남겨지다’는 연평도사태 후 남겨진 반려동물에 대한 기록입니다. 1월 25일부터 종로구 통의동에 자리한 갤러리 류가헌에서 1주일간 전시합니다.
 
 이번 전시는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 카라의 대표인 임순례씨의 활동에서 시작됐습니다. 임순례 감독은 <카라>회원들과 함께 연평도 사태 후 섬에 방치된 반려동물의 구호활동을 벌였습니다. 사료를 싣고 들어가 엄동설한에 폭격에 파괴된 집들 사이, 거리와 골목을 배회하는 개와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나눠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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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뚱멀뚱 쳐다보는 눈길에 가슴이 먹먹
 
김성룡, 성남훈, 이상엽, 이치열, 최항영, 최형락 6명의 사진가들이 연평도에서 마주친 개와 고양이들을 찍었습니다. 사진에 등장한 ‘멍멍이와 야옹이들’의 표정은 갑작스럽게 노숙의 신세가 된 사람의 그것과 다름없습니다. 어떤 녀석들은 먹을 거라도 찾아보라는 반려인들의 배려로 줄에서 풀려나 골목을 돌아다니고 또 어떤 녀석들은 여전히 빈집 앞에서 줄에 묶여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거리엔 전에 없던 군인들과 경찰들이 쏘다닙니다.

 
왜 사람들이 졸지에 섬을 떠났는지 이 동물들은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그저 카라 회원들이 먹이를 챙겨주는 것이 너무나 반가울 뿐입니다. 돌아서는 임순례감독을 멀뚱멀뚱 쳐다보는 눈길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지금 연평도엔 이런 개 30여 마리를 한군데 모아두었고 면사무소 직원이 끼니를 돌봐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섬으로 돌아온 주인들이 몇 마리를 데려갔는데 나머지는 기약없이 대책 없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되어 누군가 이들을 입양하지 않으면 그 후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번 전시엔 <카라>의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함께 걸립니다. 전시는 무료이며 전시작의 판매 수익금을 모아 연평도 동물보호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약자들은 이들 동물들입니다. 갤러리 류가헌(www.ryugaheon.com)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걸어가면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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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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