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구성- 마지막
3 단계-선이 구도를 만든다.
사진 잘 찍는 법-하나, 둘, 셋의 마지막 3단계는 선과 구도에 대한 이야기다. 1단계-가로와 세로, 2단계-주인공과 조연에 대한 이야기는 초보자들도 이해하는 데 그다지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한다. 그냥 한 번 쭉 읽어봐도 이해가 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 세번째 단계에선 구도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때문에 조금 긴장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랬다. 학창시절 그것 때문에 미술시간이 어려웠다. 사진 잘 찍는 법을 이야기하면서도 구도란 표현을 피하고 싶었을 정도다. 최대한 쉽게 썼으니 편하게 읽고 넘어가면 된다. 필자도 더 이상 깊이 들어가면 어지러워서 쉽게 쓸 수 밖에 없었다.
프레임에 들어 있는 선에 주목하자. 사람들은 일정한 형태를 이루는 선을 보면서 안정감을 느낀다. 바꿔 말하면 사람들은 사진에서 선을 찾고 싶어한다. 점이 모여 선을 이루고 선이 이어져서 도형을 만든다. 점과 선과 도형의 나열이 곧 구도다. 자연과 일상 속엔 선과 구도가 있고, 그것을 옮기는 것이 사진이니 사진 속에도 선과 구도가 있다. 선에도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직선, 곡선, 형태가 뚜렷한 선, 끊어지는 선도 있다. 자로 그은 듯한 선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점이 있으면 눈으로 그 점을 연결시킨 가상의 선을 떠올릴 줄 알아야 한다. 주인공과 조연이 선을 이룰 수도 있고, 배경으로 선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필자는 ‘안정된 구도’라는 것을 특별히 권하지 않는다. 황금비율, 삼분할 구도 따위도 권하지 않는다. 사진을 찍는 본인들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마음에 들고 편안해 한다면 그것이 최선이다.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일관성에 있을 뿐이다. 삼분할 구도를 끝없이 생산해내는 것이 프로의 길은 아니다.
앵글을 이리 저리 바꿔보는 것에 따라 선이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선의 모양이 달라지기도 하니 여러가지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가 모두 끝났다. 프레임 구성에 대해선 더 할 이야기가 없으니 실습을 해보시라. 사진은 책상이나 컴퓨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찍어본 뒤 잘 된 사진이나 그렇지 않은 사진이나 모두 http://photovil.hani.co.kr에 올려주시면 평이나 답을 드리겠다.
광장을 가득 메운 여성들이 춤사위를 보이면서 행진하고 있다. 완전한 직선은 아니지만 사진에서 선이 보인다. 붉은 색도 이 사진의 포인트다. 2000년 평양.
놀이터엔 여러가지 형태의 기구들이 있다. 여러가지 모양의 직선과 곡선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듯 사진 속 프레임을 선으로 채울 수 있다. 혜화동 한 학교 운동장의 놀이터.
선 자체가 구도를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순천.
선이 모여 면을 이룬다. 면의 형태 자체가 선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모든 사진에 통용되진 않지만 선을 보는 안목이 있다면 당신의 사진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간 것이다.
곽윤섭 사진전문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