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강의실] (2) 2차원으로 바꾸는 마술, 면을 만들어라

곽윤섭 2009. 06. 25
조회수 8259 추천수 0
Untitled-2 copy 2.jpg눈 따라 세상 달리 보이 듯
가까이 멀리, 또는 왼쪽 오른쪽
흩어진 조각이 나만의 질서로
정사각형은 솔직, 직사각은 일상
원은 영원, 삼각은 긴장
직접 드러나면 상상력 빈곤
상징 코드 찍어야 메시지가 산다
 
 
자연이나 인위적 환경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선을 찾는 데 익숙해졌나요? 그렇다면 이번엔 대상을 선에서 면으로 넓혀보겠습니다. 사람이 활동하는 세상은 3차원 세계입니다. 반면, 종이에 그려지는 그림은 2차원 세계입니다. 두툼하게 채색된 캔버스 위의 유화 물감에서 질감이 느껴진다고 하지만 회화는 기본적으로 평면입니다. 출발점에서 회화와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사진도 2차원입니다. 3차원의 설치미술로 발전한 것들도 있지만 여기에선 논외로 하겠습니다.
 
착각은 자유, 왜곡은 필수
 
3차원인 세상은 사진으로 옮기는 순간부터 2차원으로 변해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의 눈(인식과정)이 보여주는 착시와 추정 때문에 오류가 발생합니다. 3차원의 세상이 2차원으로 변환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찰해봅시다.
 
사진은 카메라에 달린 렌즈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인데 렌즈의 특성에 따라 실제 보는 것과 다르게 찍힙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 렌즈의 특성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사진을 찍을 땐 반드시 렌즈란 매개체를 거칩니다. 거기에서 상이 한 번 변형될 가능성이 생깁니다. 표준렌즈가 아닌 망원이나 광각렌즈(어안렌즈 포함)는 모두 상을 왜곡시킵니다. 빛이나 노출, 색상의 왜곡은 별개로 치고 대상의 형태만 놓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눈과 가장 화각이 흡사하다는 50mm 렌즈(표준렌즈)의 초점거리를 기준으로 볼 때 더 긴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를 망원렌즈(망원계통의 렌즈)라고 합니다. 망원은 멀리 있는 것을 당겨서 찍어 가까이 보여주는 렌즈입니다. 사람의 눈은 가까이 있는 것과 멀리 있는 것의 크기나 거리 차이를 뇌의 판단에 의해 인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망원렌즈는 평면 위에 덧붙이듯 압축시켜버리게 되어 멀리 있는 물체와 가까이 있는 물체의 크기를 (파인더-프레임-사진 위에서) 비슷하게 만드는 특성이 있습니다. 물체의 간격이 (실제보다) 좁혀져 보이게 되는 것도 같은 이치에서 비롯됩니다.
 
Untitled-1 copy.jpg

표준, 망원, 광각 렌즈 따라 같은 것도 어~?

 
화각이 더 넓은 광각렌즈의 경우 상의 왜곡은 더욱 심합니다. 사진으로 찍힌 이미지는 실제 이미지와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가까운 것은 더 크게, 멀리 있는 것은 더 작게 보이게 됩니다. 또 프레임의 가장자리에 있는 물체는 휘어져 버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 렌즈의 왜곡이 없는 경우 l 표준렌즈로 찍을 경우엔 렌즈에 의한 왜곡은 없습니다. 대신 사진을 찍는 위치에 따라 특정한 형태의 도형이 만들어지거나 모양이 바뀝니다. 도형을 찾는다는 것은 드디어 그림을 그리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뜻입니다. 무의미하게 흩어져있는 삼라만상에 사진가 아무개씨가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흩어진 조각조각이 질서정연한 사진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처음엔 본인이 도형을 그릴 때(찾아내어 사진으로 옮길 때) 다른 관점은 접어두고 특정 도형에만 집중해도 좋겠습니다. 가까이서부터 시작해 서서히 멀어져가면서 어떻게 바뀌는지 보고, 또 좌우로 이동하면서 어떻게 바뀌는지 봅시다.
 
○ 렌즈의 왜곡이 포함된 경우 l 하나의 도형이 표준, 망원, 광각 렌즈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지 비교해보면서 자신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어떤 상태인지 생각해보십시오.
 
시간은 동그라미, 그래서 시계도 둥글다
 
Untitled-3 copy 2.jpg

각각의 면 혹은 도형(형태)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도형의 가장 기본적인 틀은 사각형, 원, 삼각형입니다. 사각형은 그 안에서 여러 형태의 사다리꼴과 사변형도 있겠지만 우리 주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것은 크게 정사각형, 직사각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인공물과 가구와 집기는 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정사각형은 외관상으로 균형이 잡혀 있고 대칭적인 모습이나 가장 둔감하고 진부합니다. 이런 단순함에서 힘이 나오고 그래서 튼튼하고 솔직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직사각형은 정사각형보다 약간 더 정교합니다. 모든 기하학적 도형 중에서 직사각형은 가장 보편적이며 이미지의 매개체로 가장 선호되는 프레임 형태입니다. 책, 컴퓨터 모니터, 텔레비전, 영화관의 스크린, MP3나 PMP 등 휴대용 기기들도 모두 직사각형의 프레임이 가장 보편적입니다.
 
원은 사각형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자연 상태의 원에는 대표적으로 태양과 달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친숙했던 모양이며 세대를 달리하면서도 계속 있어 왔기 때문에 최초의 모양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은 영원이나, 시간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아날로그 시계는 테두리가 거의 동그라미로 되어있다는 점을 떠올려보십시오. 사람의 얼굴도 둥근 모양이니 완성된 형태, 아름다움을 나타냅니다. 동양 문화권에서 원의 의미는 더 각별합니다.
 
빠져들면 얕아진다, 왜? 뻔하니까
 
두 개의 사선과 하나의 직선으로 이루어진 삼각형은 활동적이며 동시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형태입니다. 정삼각형과 이등변 삼각형을 구분해서 해석할 순 있지만 사진에선 미묘한 차이밖에 없습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대칭, 균형, 안정감의 상징입니다.
 
면을 찾아낼 때, 다시 말해 사진의 프레임 속으로 도형이나 면을 옮길 때는 그 자체에 빠져들면 깊이가 얕아집니다. 즉, 사진을 들여다 볼 때 거기에 삼각형이나 사각형이 직접 그려져 있는 것을 본다면 상상력이 단절됩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그 어떤 도형으로부터 유추되는 형상에 관한 추상적 메시지입니다. 위에서 사례로 들었던 여러 도형들의 상징적 의미가 사진에서 전달되는 것이 목적입니다.
 
◈ 금주의 미션 l 면과 형태(혹은 도형)를 찾아라!
실제가 사진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주목하라
 
네모, 세모, 동그라미 등의 형태를 찾아봅니다. 위에서 언급한 렌즈의 특성을 참고로 실제 상태의 네모, 세모 등이 사진에선 어떻게 나타나는지 주목하면서 찍습니다. 선 찾기와 마찬가지로 직접적인 모양과 간접적인 모양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세 개의 꼭지점에 해당하는 물체가 있으면 그 꼭지점 사이엔 실제의 선이 없어도 사람들은 삼각형으로 인지합니다.
 
면이나 형태가 가지는 상징성을 사진의 메시지로 연결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출사미션> 바로가기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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