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용균
일산디카마니아 사진전
사진 동호회 클럽 아이디엠(Club IDM:일산디카마니아)이 11월 9일부터 일산 웨스턴돔 이벤트 광장에서 사진전을 열고 있다.
클럽 아이디엠은 현재 약 1,200여 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2002년부터 일산 지역 디지털카메라 동호인들 사이에 고수들의 모임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매달 정기 모임과 정기 출사를 통해 동호회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해마다 회원들이 찍은 사진으로 정기 사진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 이름이 일산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지역의 사진가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파주, 문산, 서울뿐 아니라 더 먼 남쪽 지방에서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도 있다.
올해로 제6회째를 맞은 사진전은 ‘모퉁이 돌아 그곳’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2008년 한 해 동안 회원들이 찍은 ‘골목’ 사진 100여 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2009년의 테마를 결정하게 되는데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운영진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2008년 테마의 경우 패널 4명이 흑백과 컬러를 나눠 맡아서 테마 진행 방향도 제시하고 작업 중간에 계속적인 도움을 주면서 끌고 왔다.
처음 시작할 땐 30명가량이 동참했으나 1년간 지속적으로 작업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에 최종적으로 17명이 완주했고 1인당 4~9점을 걸고 있다. 기자가 전시장을 찾았던 11일, 회사에 휴가를 내고 전시장을 안내하고 있던 임연식씨는 “직장인이나 학생이나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마치는 것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 중 한 명은 자신의 사진이 (테마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포기하려고 했으나 주변의 도움으로 사진전에 참여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 주인공은 양지수씨로 골목에서 마주친 벽에 드리워진 그림자, 창문 등을 세로사진으로만 표현한 독특한 작업이었다. 포기했으면 아까웠을 것이다.
양지수
임씨에게 사진전에 동참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제 사진을 발전시키기 위해 참가한다. 이런 의무감을 갖지 않으면 지금처럼 이렇게 열심히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게 될 것 같다.”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사진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늘 느슨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임씨와 비슷한 회원이 많을 것 같다. 전시에 동참한 회원들은 테마를 완수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부산, 통영, 삼척, 군산, 목포 등 지역뿐 아니라 정릉, 대학로 등 서울의 골목도 찾아다녔다고 한다.
너무 많이 몰려다니는 것을 피하려 애썼다고 했다. 골목에 사는 주민들의 생활에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큰 원칙으로 삼았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도 ‘도촬’은 삼갔다. 먼저 이야기를 하고 찍든지 아니면 찍고 난 뒤에라도 꼭 양해를 구했다. 그래서 그랬는지 100여 장 사진에 나타난 골목길엔 사람이 없는 사진이 더 많았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낮에 사람이 없는 골목도 많았다고 한다. 한 장 빠짐없이 사진을 모두 살펴봤다. 정방형 포맷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에 중형카메라를 쓰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았다. 뜻밖의 답이 나왔다. 중형이나 대형을 쓰는 사람은 둘밖에 안 되고 나머지 사람들 중 정방형 포맷의 사진을 출품한 이들은 크로핑을 예상하면서 찍었다는 것이다. 사생대회에서 도화지를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된다. 조만간 중형으로 기종 변경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길 하며 우리는 잠시 웃었다. 부산 영선동에서 바다를 끼고 있는 골목길 사진을 찍은 이동구씨는 서울 이화동, 만리동 등의 골목에서 푸르스름한 야경을 찍어 테마의 연속성을 살려냈다. 1년 동안 전국을 통틀어 10곳 정도 다녀왔다고 한다.
한 가지 테마를 여러 명이 하다 보면 서로 겹칠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었으나 테마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방을 두고 있어 진행중인 작업내용을 수시로 조율을 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었으며 결과적으로는 각자 알아서 (자신의 사진을) 차별화시키는 식으로 정리가 되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이번 토요일에 문을 닫는다.
전시작 중 일부를 소개한다.
골목이란 큰 테마에 대한 접근 방식이 각자 달라서 좋았다. 그 중 박우상씨는 특별한 그림이나 색깔이 있는 벽을 주로 담았다.
박우상
박우상
박우상
박우상
또 다른 사진가 배철규씨는 골목에서 만난 파란색에 주목을 했다. 그래서 모든 사진엔 어떤 식이든 파란색이 들어있음을 볼 수 있다. 역시 재미있는 작업이다.
배철규
배철규
배철규
전시장엔 출품작가들이 한 장씩 골라서 사진을 담은 엽서를 비치해두고 있었다. 사진을 보러온 관객들에게 마음에 드는 것을 가져가게 했는데 가장 먼저 떨어진 사람이 다른 회원들에게 저녁을 사기로 했다고 한다. 배철규씨의 이 사진이 가장 먼저 동이 났다.
배철규
배철규
이곳에 모든 사진을 다 소개할 순 없어서 몇 장만 더 옮긴다.
사진을 못 보신 분들은 http://www.clubidm.com/ 에 가면 모든 출품작을 볼 수 있다.
임연식
이동구
정혁진
김현수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