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북중학교 사진반 학생들이 과천 서울랜드를 찾았다. V라인 포즈를 요구했는데 왼쪽에 있는 지도교사 최태원 선생님과 그 옆의 교장 이신우 선생님의 포즈가 더 깜찍해 보인다. 센스있는 멋진 선생님들이다.
우리 학교, 우리반, 우리 친구들
한겨레신문사와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하는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이란 행사가 있다.
http://blog.hani.co.kr/kwak1027/ 에 가면 사진으로 소개해두었으니 슬쩍 훑어만 봐도 어떤 행사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금년엔 처음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울학생사진공모전이 열렸다. 9월 23일부터 10월 22일까지 싸이월드 클럽을 통해 사진접수를 받았다. 주제는 우리학교, 우리 반, 우리친구들이었다.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사진을 보내왔고 심사를 맡았다.
깜짝 놀랐다. 학생들의 수준이 이렇게 높을 줄 몰랐다. 아래는 필자가 쓴 심사소감문의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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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사진을 접수했던 싸이월드의 동아리한마당 클럽에 수상자 발표와 함께 올렸었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덧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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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북중 최유나
중등부의 사진을 선정하여 넘겼더니 행사를 진행했던 한겨레 사업부 담당자가 전화를 했다. “중학교부에선 한 학교에서 7명이나 포함되었네요.”
사진을 심사할 땐 학교명을 몰랐기 때문에 어느 학교가 몇 명이나 선정되었는지 몰랐다. 전체 20명 중 7명이라니 놀라운 결과였다. 그래서 학교 이름을 물었더니 언북중이라고 했다.
동아리한마당 행사가 열린 11월 6일 서울랜드를 찾았다. 그날 언북중학교의 사진반 학생들과 지도교사 최태원 선생님과 이신우 교장선생님을 만나기로 약속이 되었다.
이신우 교장선생님을 먼저 만났다. 학생들의 활동이 대견했을 것이다. 흐뭇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선생님을 따라가게 되어있다. 서울 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특히 강남지역의 학교라서 엄마들에게 끌려 다닐 나이인데 이렇게 공모전에 출품을 했다는 기억만이라도 남길 수 있는 것은 커서 어떤 길을 걷게 되더라도 도움이 될 일이다. 아직 장래 희망이 굳어지지 않은 상태이니 여러 가지 가능성이 다 열려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최태원 선생님은 “뭔가 한 발자국 다가가서 찍고 또 멀리서도 담아보라고 한다. 예쁜 것만 쫓지 말고 걸어가면서 생각하고 누르라고 했다. 주제의식을 던져주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서대문형무소를 갔을 땐 그 곳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고 각자의 감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려 했다. 요즘 중학교 학생들은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인데도 바깥으로 다녀볼 경험이 없다보니 거리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우스갯말로 ‘강남촌놈’이라고 하는데 삼청동 길로 출사를 갔더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학교와 집, 학원 밖에 모를 아이들인데 강남에선 볼 수 없는 거리가 좋았던 것 같다.”
현재 사진동아리는 2~3학년 20명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동안 서대문형무소, 올림픽공원, 선유도공원, 파주 영어마을 등으로 출사를 다녀왔다. 주로 계발활동 시간을 활용하는데 한 달에 하루 정도 밖에 시간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아이들과 다니면서 간식거리 같은 것은 주로 최 선생님이 부담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하는 표정이 밝다.
“현장에 가면 장소를 설명하고 직접 찍어서 보여주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을 것을 주문한다. 이론교육이라고 별스럽게 한 것은 아니고 구도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줬을 뿐”이라며 “가급적 창의성을 살리게 위해 알아서 찍도록 권한다”고 했다.
3학년 최유나 학생은 “나중에 커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추억이 남는다고 생각한다. 사진 찍은 지는 오래되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사람들도 찍고 풍경도 찍는데 사진 찍기는 재밌고 웃기는 것 같고 가끔 멋지다는 생각도 든다. 나중엔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다.” 역시 3학년이며 나중에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이재윤 학생은 상을 받은 자신의 사진에 대해 “나무가 멋있었다. 친구들이 나무아래 앉아있는 것을 보고 찍었다.”고 말했다. 크기는 작지만 인물이 있어서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는 뜻이니 눈썰미가 대단한 것이다.
금년 행사는 끝이 났다. 하지만 학생들의 솜씨 자랑은 해마다 계속 될 것이다. 빛나는 수상작들을 소개한다.
언북중 이재윤
언북중 강다영
홍대부여중 금누리
한강중 김소현
국사봉중 김설아
국사봉중 김지연
국사봉중 백현영
시흥중 민문선
상명여중 박예림
언북중 손나현
언북중 손예인
구정중 송지영
강일중 양건주
언북중 염현선
언북중 위유정
국사봉중 정희진
상도중 조하람
강일중 한빈나
숙명여중 허정희
고등부는 지면용량의 문제때문에 특히 인상깊었던 몇 장만 소개한다. 나머지 수상작과 전체 사진들은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http://club.cyworld.com/seouldongari
대원고 정종민
배재고 임성혁
세명컴퓨터고 왕은희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