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섭의 사진명소 답사기 ⑦
영남대 산책로와 몇 곳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6일까지 대구사진비엔날레가 열린다. 10개국 200여 작가의 사진이 EXCO, 문화예술회관, 시민회관 등에서 전시되는 큰 규모의 사진축제다. 대구사진비엔날레를 관람하며 작가들의 세계에 자극받아 창작의욕이 샘솟을 분들이 많을 듯하다. 대구에서 사진을 찍을 만한 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 영남대 산책로 코스
경산에 있는 영남대학교 캠퍼스엔 산책로 7곳이 마련되어 있다. 민속촌 코스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러브로드 코스,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숲사랑 코스 등이 있는데 학생들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봄엔 벚꽃을 볼 수 있어 좋고 잎이 갈색으로 점차 물들기 시작한 가을에도 분위기가 근사하다.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연인들의 뒷모습을 찍으려면 망원계통의 렌즈가 유리할 것이며, 심도를 얕게 하는 것이 도움된다. 바닥에 떨어진 낙옆을 강조하려면 찍는 자세를 한껏 낮춰야 한다. 하지만 특정 앵글이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니 각자 여러 앵글을 시도해 볼 일이다. 민속촌엔 의인정사, 구계서원 등 옛 가옥들이 있어 처마선을 살리는 건물사진을 찍을 수 있다. 취재차 이곳을 찾은 날, 민속촌 앞 솔밭에는 초등학생들이 소풍을 나왔다. 소나무 사이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발랄했고 나무그늘에서 벌어진 수건 돌리기는 보기만 해도 즐거웠다. 지하철 1호선 반야월역과 2호선 사월역에서 대학 캠퍼스까지 무료 셔틀버스가 다닌다.
*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항일 독립운동의 하나인 국채보상운동의 시민정신을 기념하고 도심지 녹지공간 확보하고자 시내 중구 동인동에 조성된 공원이다. 잔디광장이 잘 꾸며져 있고 아기자기한 산책로가 예쁘다. 향토 서예가들이 쓴 이육사·박목월·조지훈·이호우·윤동주의 시비가 공원 곳곳에 있다. 크지 않은 공원에 나무·가로등·안내판·조각 등 요소들이 많으니 배경정리 연습을 하는 곳으로 제격이다.
* 그 밖
사람과 풍경을 같이 찍으려면 주말에 두류공원, 대구수목원, 계명대 대명캠퍼스 등을 찾는 것이 좋겠다. 사람을 찍을 땐 예의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가족이나 친구, 동호회원들과 같이 가서 서로 찍고 찍히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영남대 산책로 입구에 민속촌(민속원)이 있고 앞에 솔밭이 있다. 소풍온 아이들이 대용품으로 모자를 들고 '수건돌리기'를 하고 있다.
이동하던 중에 불쑥 이 광경이 들어왔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산책로
이번 답사기를 위해서 대구를 방문했을 때 큰 도움을 주신 분이 있다. 사진마을이 생기기 전, 그러니까 사진클리닉만 있던 시절에 여러 강호의 고수 중 무톰보란 분이 있었다.
대구 인근 군위에서 사시는 분인데 사진을 통해 여러번 접했고 '나의 첫번째 사진책'을 펴낼때 그의 사진을 책에 싣기 위해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었을 뿐 직접 대면한 적은 없었다. 대구에서 돌아다닐 때 차량이 필요했고 그래서 염치없이 전화를 걸었다. 마침 오후 3시까진 한가하다고 하길래 도움을 요청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수고를 점심 한끼로 때운 것이 부족한 것 같다. 불쑥 전화를 걸었지만 흔쾌하게 (속 마음은 알 수 없다) 도와주신 무톰보님과 그의 부인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사진 곽윤섭 한겨레 사진전문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