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경기
볼더링. 로프가 없다.
속도 경기. 15미터 높이, 경사각 95도의 암장에서 맨 손으로 기어올라가야한다. 홀드를 놓치고 떨어질 때를 대비해 로프가 있지만 몸을 끌어당기지는 않으니 영화촬영장에서 사용하는 와이어액션과는 전혀 다르다.
출발신호와 함께 선수들은 마치 평지에서 기어가듯, 땅을 짚고 헤엄치듯 순식간에 위로 떠올랐다. 그 순간에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무협영화의 경공술이 허풍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진하게 들었다. 스포츠클라이밍 종목 중에서 속도경기는 유일하게 세계기록이 집계된다. 현재 남자는 5.48초, 여자는 7.10초.
자신의 경기가 끝난 선수들은 관중석으로 와서 다른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한다.
사진이 있는 수필 #36
서울 중랑구 용마폭포공원 스포츠클라이밍경기장에서 6월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2019년 세계유스선수권대회 청소년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제10회 고미영컵 스포츠클라이밍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2009년 낭가파르바트 등정 후 하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산악인 고 고미영 씨의 도전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볼더링, 난이도, 속도의 세 종목이 있다. 7월 4일부터 6일까지 스위스 빌라스에서 열린 2019 IFSC 빌라스 월드컵 경기 결과 한국의 서채현(16) 선수가 난이도 종목에서 2위를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2020년에 열린 예정인 도쿄 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글 사진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