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송은 살아있다-2

곽윤섭 2008. 03. 23
조회수 8465 추천수 1

 탄생 100주년 행사들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라 불리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은 올해엔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우선 3월부터 6월까지 영국에서 최초로 ‘스크랩북’ 전시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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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북’은 그의 사진역사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브레송이 3년이나 포로로 잡힌 탓에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그가 전쟁 중에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작가유고전을 준비했다. 이 무렵 살아 돌아온 브레송은 이 소식을 듣고 기뻐했고 전시회에 기꺼이 도움을 주기로 한다. 1946년 평소에 자주 인화작업을 하지 않던 브레송은 직접 인화한 300장의 사진을 들고 뉴욕으로 갔고 스크랩북을 하나 산 뒤 직접 사진을 풀로 붙여 연대순으로 정리, 그 앨범을 뉴욕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에게 보냈다. 1932년부터 1946년까지 찍은 사진들로 당시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 많았다. 유고전으로 준비를 시작했으나 생환기념전이 된 전시회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이듬해인 1947년 2월 4일 막을 올렸는데 브레송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말년에 브레송은 이 스크랩북의 복원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작업을 마치지 못했고 2004년 그가 세상을 뜬 후 재단쪽에서 복원작업을 마무리하고 세상에 다시 공개되었다. 이 밖에 9월부터 11월 사이엔 브레송재단에서 ‘브레송-워크 에반스 공동기획전’이 열리며 11월 열리는 유럽최고의 사진축제 ‘파리포토’ 기간엔 브레송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이 예정되어 있다. 브레송을 사랑하는 사진 애호가들에겐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행사가 될 것이다. 

 

“사진은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것”


브레송은 65년에 매그넘의 일선에서 물러났고 1973년에 공식적으로는 사진에서 손을 뗐다. 늘 그 이유가 궁금했던 기자는 재단 쪽 관계자에게 브레송의 변을 전해들었다. 그가 사진을 그만둔 이유에선 자존심이 넘쳐흐르고 까칠함과 동시에 솔직함도 풍겨난다. 브레송은 사진으로 말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다 말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카메라를 손에서 내리고 그가 최초로 열정을 기울였던 그림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후에도 그림을 위해서 개인적인 사진은 계속 찍었고 1990년대 후반까진 카메라를 사용했다고 한다. 재단을 방문한 김에 대가의 가르침을 한 자락 전해 듣고 싶어 우문을 던졌다. “브레송처럼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남긴 게 있을까?” 브레송이 말하길 “당신은 사진을 가르치거나 배울 수가 없다.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는 가슴에서, 눈에서 그리고 영혼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다.” 현답이 돌아왔다.

이미지의 세기라 불리는 20세기에서 브레송은 ‘시대의 눈’으로 불렸다. 파리에 있는 브레송재단뿐만이 아니라 그가 남긴 사진이 걸려 있는 전세계 곳곳에서, 시대의 눈은 꺼지지 않고 세상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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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 라자르역 뒷편  ( 브레송-매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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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스타프거리 ( 브레송-매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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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가을엔 더 많은 브레송의 사진이 재단에 걸릴 것이다.

 

   사진/글  한겨레 곽윤섭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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