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 프로사진작가만 찍을쏘냐?

곽윤섭 2008. 09. 24
조회수 17427 추천수 0

 

인물003.jpg

이 사진을 찍은 생활사진가는 가장 편한 모델로 조카를 선택했다. 이불에 슬쩍 던져두자 즐거워하는 순간이다. 사진가와 모델 사이에 신뢰가 넘치면 서로가 편안할 수밖에 없으니 좋은 표정을 끌어내기가 쉽다.                                         사진/김도희

 

 

인물 사진 잘 찍는 법

 

카메라가 발명된 이래로 가장 많이 등장한 소재가 인물이며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사진도 인물사진입니다. 쓰임새도 많고 종류도 다양합니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에는 꼭 인물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또 예전엔 태어나서 백일이 되면 첫 사진을 찍었지만 요즘은 갓 태어났을 때 찍기도 합니다. 1년이 지나면 돌이라고 찍고 그 후 매년 같은 날에 기념파티를 하고 사진도 찍습니다. 그 외에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인물사진들이 있습니다. 학교에 들어갈 때, 모꼬지갈 때, 졸업할 때, 결혼할 때 등. 굳이 최근 들어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기 시작했다고 볼 수도 없고, 사진의 탄생과 더불어 늘 인물은 가장 좋은 소재이자 주제였습니다. 초기의 사진가들도 인물을 많이 찍었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지상정(人之常情)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인물을 찍을 것을 제안합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 이어질 질문은? 당연히 “어떻게” 일 것입니다. 인물을 어떻게 찍으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인터넷에서 “인물 사진 잘 찍는 법” 이라고 검색하면 나타나는 이른바 ‘45도 각도에서 뽀샤시하게 찍는 얼짱 사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떻게 찍을 것인지 미리 고민해둬야  

 

처음엔 한 명의 인물을 찍어볼 것을 권합니다. 한 명의 인물을 찍는다 해도 막연하게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카든 친 자식이든 아니면 동네 놀이터에서 만난 아이들이든 어렵게 구한 모델을 놓고 현장에서 어떻게 찍어야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모델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것은 사진찍기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프로사진작가 아무개가 일류 연예인 아무개를 모셔놓고 찍는 것만 인물사진이 아닙니다. 부모 따라 공원에 나온 아이에게 (보호자의 허락을 구하고) “사진 찍어줄게!” 라고 하는 순간부터 전문 작가나 모델이 부럽지 않은 어엿한 인물 사진 촬영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준비를 확실히 해둬야 하는데 대체로 다음의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 우선 고려할 것은 인물을 어느 각도에서 찍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석고상을 놓고 그림을 그려보면 알 수 있듯이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인물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인물의 개성에 따라 더 아름답게 보이는 각도가 분명히 있고 더 강하게, 혹은 더 절실하게 보이는 각도도 있습니다. 그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찍는다고 한다면 여러 가지 각도를 다양하게 시험해봐야 합니다. 찍고 바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개성에 맞는 순간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인물을 얼마나 담아낼 것인지 고민합니다.

 

얼굴만 담을 수도 있고 가슴까지, 상반신, 전신 등 다양한 종류의 샷이 있으며 각각의 의미부여가 다릅니다. 이 또한 찍어보면서 차이를 비교하면 쉽게 공부가 될 것입니다. 샷의 선택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며 촬영목적에 따라 또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통계를 내듯 기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의 느낌을 기억으로만 간직했다가 다음에 다시 시도해 보면 될 일입니다. 매번 바뀔수도 있는 일입니다.

 

인물을 프레임의 어느 부분에 담을 지 생각하는 일입니다.

 

이 점에 있어선 많이 알려진 3분할 법칙이란 것이 있어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무작정 따라할 일은 아닙니다. 어쨌든 인물을 어느 곳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사진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안정감을 줄수도 있고 운동감과 긴장감을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시선의 방향에 대한 연구입니다.

 

시선이란 말 그대로 인물의 눈이 바라보는 방향이지만 동작의 방향이 될 수도 있습니다. 3분할 법칙만큼이나 보편적인 규칙이 있긴 합니다만 역시 참고할 수준입니다. 프레임의 안쪽으로 유도하는 것과 시선이 가는 쪽을 비워 여백을 두는 것이 상식적이라는 규칙입니다. 이때 얼마나 비우는 것이 좋은지는 전적으로 각자의 의도와 판단에 따르면 될 일입니다. 통상적인 방향과 반대로 시선이나 동작의 방향을 두어 긴장감과 호기심, 흥미를 유발할 수도 있고 시각적 충격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동작의 방향은 대체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많습니다.  사람이 책을 읽을때의  눈의 방향이 이와 같기 때문입니다. 역시 반대로 해 본다면 긴장과 불안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의 네가지는 모두 다양한 앵글을 찾아보라는 의도에서 드리는 이야깁니다.


 

인물001.jpg

얼굴은 일부만 보이지만 심리상태가 잘 묘사된 재미있는 사진이다.  사진/김인수

 

 

인물002.jpg

프레임에 가득 채운 인물이다. 위로 가는 시선을 따라 호기심이 생긴다. 얼굴앞에 줄 하나가 있다. 연을 날리는 아이의 연줄이었다.                     사진/정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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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할구도를 무시한 채 인물이 왼쪽 가운데에 몰렸지만 어색하지 않다. 균형이 잡힌 까닭이다.                                                           사진/남궁진

 

곽윤섭 한겨레 사진전문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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