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쪽, 헬렌 래빗, 뉴욕 1976년
» 324쪽, 로버트 하이네켄, <S.S 저작권 프로젝트> '사진에 대하여' 1978년
‘모마 포토그래피 : 1960-Now’이 새로 나왔다. 쿠엔틴 바작 외 7명이 엮었으며 이민재가 옮겼다. 알에치이코리아, 책값 5만원
모마는 뉴욕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의 약칭이다. 모마는 1929년에 개관했고 회화와 조각 중심이었으나 바로 이듬해인 1930년에 워커 에번스의 사진 23점을 받아들이면서 소장 품목에 사진을 포함하기 시작했다. 모마 사진부는 1940년 공식 출범했다. 이 책은 모마가 사진의 역사를 세 권으로 정리해나가는 첫 번째 결과물이며, 모마가 소장한 사진 가운데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어질 두 번째 책은 제1차 세계대전부터 1950년대를, 세 번째 책은 사진이 발명된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1부 ‘새로운 다큐멘터리 사진과 그 후’의 부제는 ‘그들은 현실세계를 좋아한다’다. 그 첫 번째 사진은 디앤 아버스의 ‘일란성 쌍둥이, 로젤’. 첫 문장이 의미심장하다. “2년간의 고투 끝에, 결국 1959년 말 로버트 프랭크는 <미국인들>을 미국에서 출판하도록 출판사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로버트 프랭크는 현대 사진의 전환점이다. 그 후 최소 20년간 다큐멘터리 사진은 로버트 프랭크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텔레비전이 안방으로 침투하기 시작했고 사진가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으며, 프랭크 본인도 사진을 떠나 영화로 가버렸다.
‘암실에서 랩톱으로’란 부제를 단 책의 마지막 8부 ‘실험’은 “아방가르드 사진은 카메라 없이 시작되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스스로를 ‘초사진가’라고 설정한 로버트 하이네켄이 1978년에 만들어낸 ‘S.S 저작권 프로젝트: 사진에 대하여’는 한 해 전에 출판된 수전 손택의 책 <사진에 대하여>의 표지에 실린 수전 손택의 얼굴 사진을 전용하여 만들었다. 두 장이 짝을 이루는 이 작품의 왼쪽은 손택의 책에서 고른 12장의 텍스트고, 오른쪽은 하이네켄의 조수가 마구잡이로 뽑은 이미지다. 이것으로 그는 손택의 글과 기존 사진 세계에 반격을 가했다.
모마 사진부의 수석 큐레이터인 쿠엔틴 바작과 7명이 함께 풀어낸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혹은 우리가 알아야 하는 현대 사진가 250명의 대표 작품이 빠짐없이 들어 있는 든든한 사진집이며 사진 역사서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사진 제공 알에치이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