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더 가까이
‘생각하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다, 꽉 채워라
팁 하나 더, 세로의 마법을 익혀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면 신의 손, 곧 고수다

“정글 속의 사자를 찍는다고 치자. 커다란 맹수의 표정은 대단히 강렬하다. 흥분이 밀려온다. 마음 속에선 그림이 된다는 생각이 치밀어오른다. 셔터 위의 손가락에 절로 힘이 갈 것이다. 그러나 이때 욕망을 누르고 냉정하게 자문해봐야 한다. 사자의 귀가 프레임에 닿아있는가?”
세계적인 사진교육가 브라이언 피터슨(57)이 사진 초보자들에게 건넨 충고다.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뛰어난 사진을 위한 셔터속도의 모든 것> <뛰어난 사진을 위한 DSLR의 모든 것> 등 출간하는 책마다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켜온 대가의 훈수답게 에두르지 않고 바로 정곡을 찌른다.

피터슨을 만난 것은 11월3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포토숍 월드 코리아 2009’행사장에서였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3500여명의 참가자들은 포토숍을 활용한 그의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 시연에 열광했다. 미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사진 강의와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피터슨을 강연이 끝난 뒤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사진교육을 오랫동안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초보자를 위한 촬영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이야기해달라.
=요약하자면 ‘가까이 들어가라, 그리고 프레임을 채워라’다. 렌즈를 통해 대상을 볼 때 ‘생각하는 것’과 ‘보는 것’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사자의 귀가 프레임에 닿아있지 않으면 셔터를 눌러선 안 된다. 망원으로 더 당기든가 아니면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또다른 팁은 세로 사진을 활용하는 것이다. 어떤 사진을 찍을 때 세로가 최선의 선택이 되는 상황이 있다. 그 상황을 구별해낼 줄 알아야 한다.
-가로와 세로의 상황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가?
=보기 싫은 나무 두 그루 사이에 사람들이 서있다고 하자. 가로로 찍는다면 나무를 피할 수가 없다. 이때 세로로 프레임을 잡으면 사람이 잘리지 않으면서도 나무를 피할 수 있다. 간단한 이치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가로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초보자가 아닌 고수들을 위한 팁을 제시한다면?
=사진이란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다. 셔터로 감정을 실어내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한다. (피터슨이 말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프레임 구성이나 앵글의 변화를 통한 촬영을 가리킨다. 그냥 눈으로 봤을 땐 의미가 없어 보이는 사물이나 대상의 나열을 프레임 구성이나 앵글의 변화를 통해 접근하면 특별한 뭔가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포토숍 프로그램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카메라만으로는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있다. 그럴 땐 포토숍을 적극 활용한다. 예컨대, 역광의 상황에서 보조 조명이나 플래시가 없다면 일단 찍고나서 포토숍으로 디테일을 살려낸다. 상업용 사진을 작업할 때 합성하는 것도 즐긴다. 그러나 단순히 트리밍만을 위해서 포토숍을 쓰진 않는다. 애초 찍을 때 프레임을 꽉 채운다.

-한국에도 당신의 독자들이 많다. 스스로 가장 만족해하는 책은 무엇인가?
=(내가 쓴) 모든 책을 다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어 하는 책은 <뛰어난 사진을 위한 셔터속도의 모든 것>이다. 이 책은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얼마 전 뉴욕의 편집자가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아마존 예술 분야에서 5위에 올랐다고 한다.
피터슨은 인터뷰 도중, 기자의 카메라를 잠깐 빌려달라고 했다. 카메라를 받더니 즉석에서 두 가지 시범을 보였다. 하나는 촬영하는 순간 렌즈를 돌려 피사체를 파고드는 ‘주밍’이었다. 다른 하나는 좌우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잡는 ‘패닝’이었다. 먹이를 노리는 사자처럼 빠르고 정확했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생각하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다, 꽉 채워라
팁 하나 더, 세로의 마법을 익혀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면 신의 손, 곧 고수다

“정글 속의 사자를 찍는다고 치자. 커다란 맹수의 표정은 대단히 강렬하다. 흥분이 밀려온다. 마음 속에선 그림이 된다는 생각이 치밀어오른다. 셔터 위의 손가락에 절로 힘이 갈 것이다. 그러나 이때 욕망을 누르고 냉정하게 자문해봐야 한다. 사자의 귀가 프레임에 닿아있는가?”
세계적인 사진교육가 브라이언 피터슨(57)이 사진 초보자들에게 건넨 충고다.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뛰어난 사진을 위한 셔터속도의 모든 것> <뛰어난 사진을 위한 DSLR의 모든 것> 등 출간하는 책마다 전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켜온 대가의 훈수답게 에두르지 않고 바로 정곡을 찌른다.

피터슨을 만난 것은 11월3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포토숍 월드 코리아 2009’행사장에서였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3500여명의 참가자들은 포토숍을 활용한 그의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 시연에 열광했다. 미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사진 강의와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피터슨을 강연이 끝난 뒤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사진교육을 오랫동안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초보자를 위한 촬영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이야기해달라.
=요약하자면 ‘가까이 들어가라, 그리고 프레임을 채워라’다. 렌즈를 통해 대상을 볼 때 ‘생각하는 것’과 ‘보는 것’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사자의 귀가 프레임에 닿아있지 않으면 셔터를 눌러선 안 된다. 망원으로 더 당기든가 아니면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또다른 팁은 세로 사진을 활용하는 것이다. 어떤 사진을 찍을 때 세로가 최선의 선택이 되는 상황이 있다. 그 상황을 구별해낼 줄 알아야 한다.
-가로와 세로의 상황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가?
=보기 싫은 나무 두 그루 사이에 사람들이 서있다고 하자. 가로로 찍는다면 나무를 피할 수가 없다. 이때 세로로 프레임을 잡으면 사람이 잘리지 않으면서도 나무를 피할 수 있다. 간단한 이치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가로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초보자가 아닌 고수들을 위한 팁을 제시한다면?
=사진이란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다. 셔터로 감정을 실어내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한다. (피터슨이 말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프레임 구성이나 앵글의 변화를 통한 촬영을 가리킨다. 그냥 눈으로 봤을 땐 의미가 없어 보이는 사물이나 대상의 나열을 프레임 구성이나 앵글의 변화를 통해 접근하면 특별한 뭔가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포토숍 프로그램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카메라만으로는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있다. 그럴 땐 포토숍을 적극 활용한다. 예컨대, 역광의 상황에서 보조 조명이나 플래시가 없다면 일단 찍고나서 포토숍으로 디테일을 살려낸다. 상업용 사진을 작업할 때 합성하는 것도 즐긴다. 그러나 단순히 트리밍만을 위해서 포토숍을 쓰진 않는다. 애초 찍을 때 프레임을 꽉 채운다.

-한국에도 당신의 독자들이 많다. 스스로 가장 만족해하는 책은 무엇인가?
=(내가 쓴) 모든 책을 다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어 하는 책은 <뛰어난 사진을 위한 셔터속도의 모든 것>이다. 이 책은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얼마 전 뉴욕의 편집자가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아마존 예술 분야에서 5위에 올랐다고 한다.
피터슨은 인터뷰 도중, 기자의 카메라를 잠깐 빌려달라고 했다. 카메라를 받더니 즉석에서 두 가지 시범을 보였다. 하나는 촬영하는 순간 렌즈를 돌려 피사체를 파고드는 ‘주밍’이었다. 다른 하나는 좌우로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잡는 ‘패닝’이었다. 먹이를 노리는 사자처럼 빠르고 정확했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