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포토 워크숍] 카메라에 형형색색으로 담긴 풍광·삶·색깔
태평양 섬, 뉴칼레도니아, 사람도 그냥 자연일뿐
모자람도 넘침도 그저 자연이 한 일
푸른 꿈도 화석도 그들, 자연이 사는 세상이다

10여년 사진교육에 종사하면서 필자는 자신이 보여준 포트폴리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받은 학생들로부터 종종 항변, 볼멘소리를 들어왔다. 다른 선생님은 좋은 사진이라 그랬는데, 왜 선생님께서는 별 볼일 없는 작업이라고 자신을 의기소침하게 하냐는 것이었다.
제1회 ‘사진가 등용 하니포토워크숍’ 역시 최우수상, 우수상을 선정하면서, 가망성 있는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콘테스트가 가미된 행사이니, 심사결과에 대해 참가자들의 서운함, 불만이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겠다.
심사결과에 대한 의구심은 수상에서 탈락한 예비작가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보기엔 범용한 사진이건만, 발전 가망성이 그리 보이지 않는 작업이건만, 그것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다른 심사위원들의 안목에 불신을 표하기도 한다. 갈등이 달갑지 않은 ‘점잖은’ 심사위원은 자신의 판단을 접고, 목소리가 큰 분의 견해를 좇기도 한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경험 많은 주최 쪽은 민주적 장치들, 다시 말해 다수결, 총점제 등을 도입하기도 한다.





이번 워크숍은 심사위원의 갈등을 미연에 차단하고, 콘테스트 심사에 게재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하는 총점제를 채택하고, 100점 만점의 배점표를 6명의 심사위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테마 수행도(20), 독창성(10), 10장 사진의 연결성(10), 표현력(10), 구도(10), 라이팅(10), 전시의 적합성(30). 그 결과 최우수상은 송명화씨, 우수상은 유정열·이종훈씨에게 돌아갔다. 송명화씨의 ‘그들이 사는 세상’의 경우, 차분한 카메라 워크와 텍스트 해설로 뉴칼레도니아의 일상적 삶의 전반을 진솔하게 들여다보려는 일관된 집중력이 높은 평가를 샀다. 유정열씨는 세련된 디자인 감각과 시간의 추이에 따른 탁월한 이야기 구성력을 보여줬다. 이종훈씨의 ‘푸른 꿈을 꾸었다’는 아름다운 섬의 다양한 색채를 여러 시간대와 공간 속에서 포착하는 경쾌함을 보여줬다. 세 수상자들은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거의 균일한 배점을 받았고, 수상에서 제외된 두 분을 제외하고는 다른 참가자들과는 분명한 점수 차를 냈다.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주관적 미학 평가에도 일정 부분 객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었다.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어떻게 찍은 사진이 훌륭한 사진인가? 수작이라고 판단하는 근거, 태작이라고 규정하는 객관적 근거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연작사진 콘테스트의 경우, 주제 혹은 소재 선택의 참신성과 그것을 일관성 있게 수행하는 집중력이라 말해야겠다. 흔해빠진 소재, 주제가 아니라, 새로운 각도에서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눈, 독창적으로 계발한 사진의 시선을 일관성 있게 추구하는 끈질김이 좋은 사진에 이르는 필수조건이라고 언명할 수 있겠다. 독창적인 소재, 주제를 집중력 있게 수행하는 과정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사진적 경험, 사진의 테크닉임은 부연할 필요가 없겠다.
이번 워크숍을 총평한다면 다음과 같다. 참가자들의 사진적 기량은 대체적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했지만, 소재의 참신성, 발상의 독창성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통상 멋지고 상쾌했지만, 파격과 깊이의 부재는 아쉬웠다. 둘째는 전시를 위한 연작을 구현하는 힘들이 부족했다. 일관성은 5점 혹은 8점 정도에서 멈췄다. 몇몇 개별 사진들은 멋진 광채를 발했지만, 일관성과 집중성의 결여로 인해 우연과 행운의 성과로 비쳤다. 실제적인 워크숍 기간이 1주일도 채 안 됐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결과라 여겨지지만, 사전 조사와 발 빠른 콘셉트 설정으로 이를 극복했어야 했다.
수상에서 탈락된 분들의 아쉬운 한숨이 들린다. 그러나 기성 작가들 역시 자신의 역량에 대해 언제나 의심하고 불안해한다. 좋은 작가는 그 불안한 의심에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없애기 위해 작업에 매진한다.
최봉림/사진평론가·작가
최우수상 | 송명화씨
수상소감 | 자꾸자꾸 웃음이 나와요
이런 기쁜 소식을 듣고도 덤덤한 표정을 지어야 더 멋져보일 텐데 어쩔 수 없네요. 가만히 있다가도 자꾸자꾸 웃음이 나오는 걸 보니 참~ 좋은가 봅니다. ^^ 먼저 워크숍을 함께했던 여러 작가님들 그리고 선후배님들과 이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수상 여부를 떠나 남태평양의 파란 바다와 탁 트인 하늘, 아기자기 신비스러움을 뽐내던 작은 섬들의 멋진 풍광, 그리고 모이기만 하면 깔깔거리며 웃고 떠들던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그 시간이 저에겐 더없이 소중한 추억입니다. 지난 여름 유난히 따분하고 지루해 뭔가 즐거운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한겨레> 한쪽에서 워크숍 알림을 발견했습니다. 음. 이건 정말 내가 원하던 바로 그것이다! 라는 생각이 찰나에 들었습니다. 지난해 봄 5D를 구입한 저는 10년 동안 밤낮으로 저와 함께했던 컴퓨터의 온기를 멀리하고 사진에 푸욱 빠져 1년 동안 남다른 호사를 누렸습니다. 그 결정판이 이번 워크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깊이 있는 공부와 창의적인 생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곧 있을 하니포토 워크숍 2기에 도전해보세요.
송명화 프로필 1972년 강원도 정선 출생. 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 밥벌이로 시각디자인 쪽 일을 하며, 예술적 지성을 갖추기 위해 책읽기와 여행에 탐닉하는 크리에이터다.
태평양 섬, 뉴칼레도니아, 사람도 그냥 자연일뿐
모자람도 넘침도 그저 자연이 한 일
푸른 꿈도 화석도 그들, 자연이 사는 세상이다

10여년 사진교육에 종사하면서 필자는 자신이 보여준 포트폴리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받은 학생들로부터 종종 항변, 볼멘소리를 들어왔다. 다른 선생님은 좋은 사진이라 그랬는데, 왜 선생님께서는 별 볼일 없는 작업이라고 자신을 의기소침하게 하냐는 것이었다.
제1회 ‘사진가 등용 하니포토워크숍’ 역시 최우수상, 우수상을 선정하면서, 가망성 있는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콘테스트가 가미된 행사이니, 심사결과에 대해 참가자들의 서운함, 불만이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겠다.
심사결과에 대한 의구심은 수상에서 탈락한 예비작가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보기엔 범용한 사진이건만, 발전 가망성이 그리 보이지 않는 작업이건만, 그것을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다른 심사위원들의 안목에 불신을 표하기도 한다. 갈등이 달갑지 않은 ‘점잖은’ 심사위원은 자신의 판단을 접고, 목소리가 큰 분의 견해를 좇기도 한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경험 많은 주최 쪽은 민주적 장치들, 다시 말해 다수결, 총점제 등을 도입하기도 한다.





이번 워크숍은 심사위원의 갈등을 미연에 차단하고, 콘테스트 심사에 게재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하는 총점제를 채택하고, 100점 만점의 배점표를 6명의 심사위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테마 수행도(20), 독창성(10), 10장 사진의 연결성(10), 표현력(10), 구도(10), 라이팅(10), 전시의 적합성(30). 그 결과 최우수상은 송명화씨, 우수상은 유정열·이종훈씨에게 돌아갔다. 송명화씨의 ‘그들이 사는 세상’의 경우, 차분한 카메라 워크와 텍스트 해설로 뉴칼레도니아의 일상적 삶의 전반을 진솔하게 들여다보려는 일관된 집중력이 높은 평가를 샀다. 유정열씨는 세련된 디자인 감각과 시간의 추이에 따른 탁월한 이야기 구성력을 보여줬다. 이종훈씨의 ‘푸른 꿈을 꾸었다’는 아름다운 섬의 다양한 색채를 여러 시간대와 공간 속에서 포착하는 경쾌함을 보여줬다. 세 수상자들은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거의 균일한 배점을 받았고, 수상에서 제외된 두 분을 제외하고는 다른 참가자들과는 분명한 점수 차를 냈다.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주관적 미학 평가에도 일정 부분 객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었다.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어떻게 찍은 사진이 훌륭한 사진인가? 수작이라고 판단하는 근거, 태작이라고 규정하는 객관적 근거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연작사진 콘테스트의 경우, 주제 혹은 소재 선택의 참신성과 그것을 일관성 있게 수행하는 집중력이라 말해야겠다. 흔해빠진 소재, 주제가 아니라, 새로운 각도에서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눈, 독창적으로 계발한 사진의 시선을 일관성 있게 추구하는 끈질김이 좋은 사진에 이르는 필수조건이라고 언명할 수 있겠다. 독창적인 소재, 주제를 집중력 있게 수행하는 과정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사진적 경험, 사진의 테크닉임은 부연할 필요가 없겠다.

수상에서 탈락된 분들의 아쉬운 한숨이 들린다. 그러나 기성 작가들 역시 자신의 역량에 대해 언제나 의심하고 불안해한다. 좋은 작가는 그 불안한 의심에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없애기 위해 작업에 매진한다.
최봉림/사진평론가·작가
최우수상 | 송명화씨
수상소감 | 자꾸자꾸 웃음이 나와요

송명화 프로필 1972년 강원도 정선 출생. 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 밥벌이로 시각디자인 쪽 일을 하며, 예술적 지성을 갖추기 위해 책읽기와 여행에 탐닉하는 크리에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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