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보다 나은 1장, 1장보다 나은 10장, 엮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찍었다
3색 테마, 3색 눈, ‘뉴칼레도니아+α’가 빛났다

뉴칼레도니아 워크숍은 자연(풍경), 삶(일상생활), 색깔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주고, 이를 10장의 연작으로 표현하라는 과제를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작업을 힘들어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테마가 있는 연작사진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란 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자연(풍경)
사진작가 아리 그뤼에르는 세계 곳곳의 강변과 해변을 찾아다니며 무겁거나 흐린 하늘만을 찍었다. 그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풍경을 찍는 데 그치지 않았다.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하늘의 세계와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땅의 세계의 공존을 통해 자신의 미학적 관점을 보여줬다.
뉴칼레도니아에는 태고의 원시림이 있다. 공룡들이 살던 시대에 존재했던 나무가 여전히 푸르름을 자랑한다. 뉴칼레도니아엔 또 남태평야의 에머럴드빛 바다가 있다. 날마다 색깔이 바뀌는 석양은 장관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셔터를 누르면 한 장 한 장이 모두 그림같았다.


참가자들은 이런 천혜의 자연을 일정한 테마로 묶는 숙제를 안았다. 때묻지 않은 바닷가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어린이들을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은 허용했다. 여기선 풍경 사진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발품을 팔아 다른 곳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이국적인 풍경을 찾아낸 참가자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10장의 사진이 그저 멋진 풍경 모음에 그쳐선 안 된다. 사진들이 일관되게 특정한 테마를 유지해야 했다. 한 장의 멋진 사진이 주는 감동도 있지만, 부분이 모인 전체로써 사진가의 고유한 개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발견하는 기쁨도 컸다.
■ 삶
삶을 테마로 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동시에 가장 어려웠다. 사람들이 살아움직이는 공간에서 찍는 모든 것이 다 삶에 대한 사진이어서 너무 흔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구석구석 관찰할 수 있는지에 따라 실력의 우열이 판가름났다.
뉴칼레도니아에는 프랑스계 주민과 원주민, 관광객들이 혼재돼 있다. 바다, 거리와 광장, 기념품 가게 등에서 만난 섬의 모든 사람들이 사진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그들의 표정을 담아도 좋고,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담아도 좋았다.


바닷가는 평일, 휴일 가릴 것 없이 북적였다. 일광욕이나 수영,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카메라는 그들의 하루를 포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카메라는 최대한의 친화력으로 주민, 관광객들과 소통해야 했다. 그래야만 그들의 표정과 스냅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가의 작품세계를 평하기 위해선 그 사람이 어떤 대상을, 어떤 기준으로 어떤 관점으로, 또 어떤 기법으로 얼마나 진지하게 다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뉴칼레도니아에서 일상의 삶을 포착한 사진들은 그런 시험대를 통과해야 했다.


■ 색
컬러 사진의 장점은 색과 빛이다. 색은 상징이며 기호이며 메시지다. 어느 특정 장소에서, 비록 그곳이 세계에서 유일한 곳은 아니라고 해도, 발견되는 색과 빛 혹은 촉감를 모은다면 훌륭한 테마를 만들 수 있다. 사진작가 브루노바베르는 모로코의 회벽에서 그 지역의 고유한 색을 찾아냈다. 뉴칼레도니아에서 그 색을 발견하는 게 숙제였다.
색을 테마로 한다고 해도 색만 등장해선 곤란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사진이 아니라 색종이가 될 것이다. 색은 그 사진에서 하나의 주요소로 등장할 뿐이다. 다른 보조요소들이 같이 등장해야만 다채로운 구성을 이룰 수 있다.



다른 요소들이 주요소의 색과 같을 필요는 없다. 파랑이 주요소라고 하더라도 다른 색이 등장할 수 있어야 한다. 파랑을 묘사하는 데서도 포토 스토리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법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 클로즈업을 통한 부분묘사와 전체, 패턴, 대비 등이 어울려야 10장의 사진이 전체 안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찍었다
3색 테마, 3색 눈, ‘뉴칼레도니아+α’가 빛났다

뉴칼레도니아 워크숍은 자연(풍경), 삶(일상생활), 색깔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주고, 이를 10장의 연작으로 표현하라는 과제를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작업을 힘들어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테마가 있는 연작사진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란 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자연(풍경)
사진작가 아리 그뤼에르는 세계 곳곳의 강변과 해변을 찾아다니며 무겁거나 흐린 하늘만을 찍었다. 그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풍경을 찍는 데 그치지 않았다.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하늘의 세계와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땅의 세계의 공존을 통해 자신의 미학적 관점을 보여줬다.
뉴칼레도니아에는 태고의 원시림이 있다. 공룡들이 살던 시대에 존재했던 나무가 여전히 푸르름을 자랑한다. 뉴칼레도니아엔 또 남태평야의 에머럴드빛 바다가 있다. 날마다 색깔이 바뀌는 석양은 장관이었다. 언제 어디서든 셔터를 누르면 한 장 한 장이 모두 그림같았다.


참가자들은 이런 천혜의 자연을 일정한 테마로 묶는 숙제를 안았다. 때묻지 않은 바닷가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어린이들을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은 허용했다. 여기선 풍경 사진의 연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발품을 팔아 다른 곳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이국적인 풍경을 찾아낸 참가자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10장의 사진이 그저 멋진 풍경 모음에 그쳐선 안 된다. 사진들이 일관되게 특정한 테마를 유지해야 했다. 한 장의 멋진 사진이 주는 감동도 있지만, 부분이 모인 전체로써 사진가의 고유한 개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발견하는 기쁨도 컸다.
■ 삶
삶을 테마로 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동시에 가장 어려웠다. 사람들이 살아움직이는 공간에서 찍는 모든 것이 다 삶에 대한 사진이어서 너무 흔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구석구석 관찰할 수 있는지에 따라 실력의 우열이 판가름났다.
뉴칼레도니아에는 프랑스계 주민과 원주민, 관광객들이 혼재돼 있다. 바다, 거리와 광장, 기념품 가게 등에서 만난 섬의 모든 사람들이 사진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그들의 표정을 담아도 좋고,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담아도 좋았다.


바닷가는 평일, 휴일 가릴 것 없이 북적였다. 일광욕이나 수영,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공연도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카메라는 그들의 하루를 포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카메라는 최대한의 친화력으로 주민, 관광객들과 소통해야 했다. 그래야만 그들의 표정과 스냅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가의 작품세계를 평하기 위해선 그 사람이 어떤 대상을, 어떤 기준으로 어떤 관점으로, 또 어떤 기법으로 얼마나 진지하게 다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뉴칼레도니아에서 일상의 삶을 포착한 사진들은 그런 시험대를 통과해야 했다.


■ 색
컬러 사진의 장점은 색과 빛이다. 색은 상징이며 기호이며 메시지다. 어느 특정 장소에서, 비록 그곳이 세계에서 유일한 곳은 아니라고 해도, 발견되는 색과 빛 혹은 촉감를 모은다면 훌륭한 테마를 만들 수 있다. 사진작가 브루노바베르는 모로코의 회벽에서 그 지역의 고유한 색을 찾아냈다. 뉴칼레도니아에서 그 색을 발견하는 게 숙제였다.
색을 테마로 한다고 해도 색만 등장해선 곤란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사진이 아니라 색종이가 될 것이다. 색은 그 사진에서 하나의 주요소로 등장할 뿐이다. 다른 보조요소들이 같이 등장해야만 다채로운 구성을 이룰 수 있다.



다른 요소들이 주요소의 색과 같을 필요는 없다. 파랑이 주요소라고 하더라도 다른 색이 등장할 수 있어야 한다. 파랑을 묘사하는 데서도 포토 스토리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법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 클로즈업을 통한 부분묘사와 전체, 패턴, 대비 등이 어울려야 10장의 사진이 전체 안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