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물은 흐르고 시간은 멈춘…

곽윤섭 2008. 0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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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의 사진명소 답사기 ③ 선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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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속성을 꿰뚫어 본 이야기는 많다. 셔터를 눌러야 사진이 찍히고 셔터가 열려있는 동안만 빛이 들어오니 셔터가 열려 있는 시간-셔터속도-이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진은 시간을 정지시킨다. 사진은 시간을 수집하는 일이다.

 

(어느 정도 사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 그가 바라본 장면은 고스란히 필름이나 CCD 속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사진 속의 순간은 정지상태다. 그런 순간들을 기록한다는 일은 시간을 수집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서울 양화대교 아래 선유도가 있다. 이곳은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정수장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2002년에 국내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기존의 시설을 대폭 활용했기 때문에 공원 곳곳에 정수장의 기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정수장에서 생산된 물을 공급하던 송수펌프실을 개조한 한강전시관엔 외벽, 녹슨 철판등의 재활용된 재료가 눈에 들어온다. 정수장의 지하구조물 중 기둥을 남기고 윗부분을 들어낸 녹색 기둥의 정원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춰선 듯한 기분이다. 국내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구조물이다. 그 밖에도 여러 곳에서 과거의 어느 한 흐름을 잘라낸 것 같은 단면이 군데군데 튀어나온다. 이런 점에서 선유도 공원이 사진가들의 명소로 자리 잡은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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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출사지가 모두 그렇듯 이곳에도 사진을 찍는 포인트가 요즘 나오는 디지털카메라 종류만큼 다양하고 또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공원에 접근하는 동선으로 볼 때 양평동에서 걸어서 건너오자면 꼭 거쳐야 하는 곳이 선유교. 기본 개념설계는 프랑스에서, 건설은 서울시에서 맡았다. 초강도 콘크리트로 만든 무지개 모양의 다리는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사진거리다. 그래서 선유도에 사진 찍으러 간다는 것은 다리를 건너기 전, 다리가 저 멀리 보일 때부터 출사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수장의 후예답게 물을 테마로 한 시설도 볼 만하다. 수질정화원엔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고 이 물은 다시 환경물놀이터로 흘러와 아이들의 물장구놀이에 쓰이다가 이윽고 갈대가 자라는 수로를 지나 수생식물원을 거쳐 시간의 정원으로 간다. 정원 한 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벽천 분수도 사진가들이 빼놓지 않고 들러 가는 곳이다. 분수에서 떨어진 물이 흘러 물탱크로 가면 수질정화원에서 다시 순환을 시작하게 되어 있다. 녹색기둥의 벽엔 자작나무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원 곳곳의 미루나무들은 여름 녹음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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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엔 코스프레 동호회와 모델을 대동한 사진동호회의 촬영장소로 사랑받기도 하는데 다른 동아리가 사진을 찍을 땐 최대한 예절을 지켜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 크지 않은 곳이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 찍을 거리가 많은 곳이다. 자세한 안내는 서울시 한강공원 홈페이지( http://hangang.seoul.go.kr/park/p_info_seonyudo1.html?menu=7&lefm=7)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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