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강의실] <8>가장 밝으면서도 불안정해 상징 ‘극과 극’

곽윤섭 2009. 08. 06
조회수 7838 추천수 0
  
   두얼굴의 노랑
 
 다른 색과 섞이면 둔하고
 조금만 더러움을 타도 못 견딘다
 아이들의 천진함이자 세월의 땟자국
 경고로도 사랑의 징표로도 쓰인다
 서양에서는 화·시기·질투
 동양에선 황제의 색으로 절대적 권위
 왜 일까? ‘본색’을 찾아나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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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잘 찍는 법을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 질문에 수준이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질문의 내용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냥 포괄적으로 “잘 찍고 싶은데 (빠르고 편한) 방법이 없는가”라고 묻는 경우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분야를 특정해서 자문을 구해오는 분이 더 많습니다.
 
 형용사로 생각하고 2차원을 벗어나고…
 
 책 속에서 “풍경사진을 잘 찍는 법” 을 찾아보면 여러 가지 조언이 나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풍경사진의 완성’(청어람미디어)을 보면 현장감, 형용사로 생각하기, 새로운 장소 촬영하기 등의 항목이 있습니다. ‘현장감’은 찍는 순간 2차원으로 변해버리는 사진의 속성을 극복하기 위해 현장에서 시각외의 다른 감각을 최대한 살리고 그 현장의 특징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세심히 관찰하라는 이야깁니다. ‘형용사로 생각하기’는 촬영하기로 한 장면에 어떤 형용사를 사용할 것인지를 생각해보자는 것으로 예를 들어 ‘황량한 등대’ 를 표현하기 위해선 아주 화사한 대낮에 화면에 꽉 차도록 구성해선 곤란하다는 조언을 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장소를 촬영하기’ 편에선 철저한 사전조사와 시간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촬영준비를 위한 조언도 꼼꼼히 적혀있어서 장비가 젖지 않도록 비닐봉투를 준비하라든가 여분의 신발과 양발을 챙기라는, 아주 실용적인 안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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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이 다르면 ‘그림’이 달라진다
 
 모두 귀담아 들을만한 조언입니다만 저는 다른 차원에서 풍경사진을 잘 찍는 법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좋은 풍경사진에선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첫째가 바로 색이며  둘째는 특이한 선이나 형태입니다. 모든 생활공간이 급격하게 도시화되고 있는 이 시대의 우리 주변에선 흔히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색을 (사진에서) 만나게 되면 사람들은 호감을 가집니다. 황금빛의 일몰, 짙푸른 초록의 숲, 보랏빛이 넘실거리는 라벤다꽃밭,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편하게 흔들리는 해바라기 군락 등에선 한결같이 도시의 인공적인 구조물들 사이에선 찾을 수 없는 색이 등장합니다. 좋은 풍경사진은 눈이 확 떠지는 색이 담겨있습니다. (선이나 형태에 대해선 앞서 1강~3강에서 상세히 소개했으며 6강부턴 색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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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호도 6%로 녹색과 검정보다 낮아
 
 색을 찾는 세 번째 시간은 노랑입니다. 노랑은 빨강, 파랑과 더불어 일차색(다른 색을 혼합하여 만들 수 없는 색)의 하나로 아주 중요한 색임에도 불구하고 빨강, 파랑에 비해 선호도가 뚝 떨어지는 색입니다. ‘색의 유혹’(에바 헬러, 예담)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 만이 노랑을 좋아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녹색과 검정보다도 더 순위가 낮았습니다.
 노랑이 태양, 빛, 황금을 상징하는 색인데도 인기가 없는 이유는 노랑 자체에 원인이 있다기 보다는 불안정한 색이라서 그렇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다른 색과 섞이면 둔하게 보이고 더럽게 보이며 특히 검정이 약간이라도 섞였을 땐 지저분하게 변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미술시간, 불조심 포스터를 그리다가 팔레트 위에 노랑 물감에 검정이 한 방울이라도 튀어버리면 금세 보기 싫은 노란 색이 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조금만 더러움이 타도 노랑은 빛을 잃고 갈색 톤이나 회색 톤을 띠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면 하얀 종이나 천은 누렇게 변색이 됩니다. 나이가 들면 치아도 누렇게, 혈색과 눈의 흰자위도 누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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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꽃 중 가장 흔하고 가을 들녘 주인공
 
 본격적으로 주변에서 노란 색을 찾아볼까요? 노랑은 어떤 색보다도 더 밝습니다. 유치원 아이들의 옷, 모자, 가방에 병아리가 연상되는 노란 색이 많은 것, 학교버스의 색은 동서를 막론하고 노랑으로 칠하는 것은 모두 노랑이 멀리서도 눈에 띠는 밝은 색이기 때문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 나서 노랑을 찾아보면 여기 저기 노란 색의 작은 버스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봄에 피는 꽃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색이 노랑입니다. 또한 벼가 익어가는 가을 들판에서도 황금빛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의 태양신 헬리오스는 늘 자신을 찬양만 하는 애인 클리티아와 헤어지려고 해바라기로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후로 해바라기는 늘 태양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구두쇠, 스캔들, 위험 구역…, 황제, 중국집…
 
 서양에서 노랑은 모든 화, 시기, 질투의 색입니다. 구두쇠 노랭이도 노랑입니다. 영어에서 ‘yellow‘는 ’비겁한‘ 이라는 뜻을 갖습니다. ‘yellow paper’ 는 스캔들을 다루는 신문, 선정적인 내용을 다루는 신문을 가리키는 명칭입니다. 축구 경기에서 옐로카드는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중세에는 도시에 노란 깃발을 달아 페스트가 발생했음을 알렸습니다. 멀리 있어도 뚜렷하게 보인다는 특성 때문에 경고를 알리는 색으로 쓰입니다. 특히 노랑 바탕의 검정색은 독, 폭발물, 방사능 물질을 알리는 경고표시로 이용됩니다. 흔히 전봇대의 아래부분에서 볼 수 있는 노랑과 검정의 줄무늬는 경계표시판으로 위험한 구역, 통로, 물체를 나타내는 국제적인 상징입니다. 약간 긍정적인 면에서 쓰이는 노랑으로는 미국의 풍습인 노란 리본이 있습니다. 나무나 울타리에 노란 리본을 매달아 친구를 걱정하며 안전한 귀향을 바라는 마음을 표시합니다. 한 출소자의 실제 경험에서 나왔다는 노래가 있습니다. 3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남자가 예전에 사랑했던 여인에게 편지를 보내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면 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달라고 씁니다. 버스를 타고 고향마을 앞을 지나면서 차마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해 버스기사에게 대신 부탁했는데 갑자기 버스 안의 모든 승객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는 내용입니다. 고향마을 오래된 참나무의 모든 가지엔 노란 리본이 수백 개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죠.
 동양, 특히 중국에선 노랑은 절대적 권위를 지닙니다. 황제(黃帝)의 색으로 최고의 색입니다. 태양, 황금, 흙(황토)의 색이며 동서남북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중심국가(中國)의 색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찾아보자면 빨강과 더불어 중국음식점에서 가장 흔히 찾을 수 있는 색입니다.

 
 
◈금주의 미션노란색을 찾아봐요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노랑을 프레임에 담아봅시다. 색 자체에만 머무르지 말고 노랑으로 칠해진 대상에 주목하여 노랑이 메시지 형성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사진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심에서 찾아도 좋고 꽃밭에서 찾아도 좋겠습니다.
(기간 8월 6일~12일)
 
* 참고 문헌:
색의 유혹(재미있는 열세가지 색깔 이야기) 에바 헬러 원작, 예담, 2002년
DSLR 풍경사진의 완성(내셔널지오그래픽 필드가이드) 로버트 카푸토 원작, 청어람미디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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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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