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강의실] <19강>사진 속의 또다른 사진, 별별 모양의 ‘별난 눈’

곽윤섭 2009. 10. 22
조회수 18726 추천수 0
프레임 속 프레임
이야기 속 이야기인 액자소설처럼 ‘이중 시각’
걸치고 찍거나 통해서 찍으면 풍경의 재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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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다”는 문장을 다른 식으로 표현하는 말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셔터를 누른다”는 카메라의 메커니즘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어떤 카메라든 셔터를 눌러야 사진이 찍힙니다. “노출(빛)을 준다”는 것은 사진의 기본원리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빛이 있어야 사진을 만들 수 있으니 빛을 준다고 하는 것입니다.
 
“프레임을 구성한다”는 또 다른 표현이 있습니다. 프레임은 사진을 이루는 사각형 틀을 말하는 것으로 눈앞에 존재하는 세상의 어떤 지점에서 뚝 잘라내어 특정 크기의 네모 속에 담아내는 행위가 사진 찍기라는 뜻에서 프레임구성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모든 사진은 네모입니다. 가로든 세로든 혹은 정사각형이든 네모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 찍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에서 네모의 형태가 이어집니다. 필름(혹은 CCD)이 그렇고 카메라에 눈을 대고 저 너머를 바라보는 창인 뷰파인더가 그렇습니다.
 
디지털카메라에선 셔터를 누르고 나면 바로 찍은 것이 뜨는 LCD창과 찍은 결과물을 컴퓨터에서 볼 때도 네모입니다. 인화하여 벽에 붙여두거나 책상 앞에 걸어둘 때 혹은 수첩에 끼워 둘 때도 굳이 별도의 액자가 없더라도 사진과 주변이 구분될 수 있는데 이는 사진 자체가 네모난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 찍는다는 것의 다른 표현들이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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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9강에서 말씀드리는 ‘프레임 속 프레임’은 사진 속에 또 다른 형태의 액자를 걸치고 찍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미 사진은 좌우, 상하의 선으로 이루어진 프레임 속에 들어있는 것인데 추가로 프레임을 넣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프레임 속 프레임’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 그 분류를 소개하면서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릴 것은 편의상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눕니다만 그 세 가지가 반드시 별개로 형성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늘 혼용되어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우선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사진의 메시지를 한 번 더 강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프레임 속에 또 프레임이 들어있으니 테두리보다는 알맹이에 더 시선이 가도록 만듭니다. 이럴 때 속의 프레임은 눈에 띄지 않는 물체를 주로 사용합니다. 주로 노출 차이를 이용하여 테두리(속 프레임)는 어둡게 하여 말 그대로 액자처럼 기능을 합니다. 노출 차이가 나지 않을 땐 무채색의 테두리를 걸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사진 1번이 그런 예를 보여줍니다.
 
두 번째의 분류는 프레임 속 프레임 자체에도 메시지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색깔이 있거나 형태가 있거나 질감이 있는 대상을 걸치고 그 속의 내용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가을 단풍은 세계적인 명품입니다. 단풍이 물든 산을 찍을 때 카메라에 가까운 쪽에다 나뭇가지나 한옥의 창문을 걸치고 찍으면 느낌이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서울은 산이 많은 도시이니 굳이 외곽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동네 근처에 앞산이나 뒷산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이 아니라 나무가 있는 숲이라도 좋습니다. 아파트 틈으로 보이는 동네 뒷산의 단풍을 찍은 사진은 설악산, 내장산의 단풍에 비해 규모는 작겠지만 저마다 특별한 풍경사진이 될 것입니다.
 
큰 풍경이 아닌 작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동네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아이를 찍을 때 옆에 있는 다른 놀이기구의 테두리를 이용해 찍는 것도 프레임 속 프레임입니다. 미끄럼틀의 밝은 색깔이 그네 타는 아이의 정경을 더 발랄한 것으로 만들어줍니다.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면서 창문의 틀을 그대로 사진 속에 포함한 채 바깥 풍경을 찍었다면 그냥 바깥 풍경만 담은 사진과는 아주 큰 의미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창문, 나뭇가지, 가로등, 건물 벽, 차창 등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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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프레임 속 프레임의 모양에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사진은 네모입니다만 속에 들어가는 프레임은 현장의 대상에 따라 원형도 가능하고 별 모양도 가능합니다. 그 외 어떤 형태든 모두 프레임 속 프레임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LCD 창에 이미 찍은 이미지를 띄워놓고 그 카메라 자체를 찍는 것은 어떤 느낌을 줄까요? 카메라의 형태를 고스란히 이용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한 단계를 거친 이미지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한 단계라는 것은 겉으로는 카메라이지만 사실은 그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은 사진가의 의식을 반영합니다.
 
거울 속에 담긴 세상을 찍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20세기 최고의 사진가 중 하나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중엔 전쟁 중에 폭격을 맞아 벽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건물 너머로 노는 아이들을 담은 것이 있습니다. 구김살 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을 찍은 사진이지만 프레임 속 프레임 기능을 하는 벽 속의 커다란 포탄 구멍은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며 훨씬 많은 읽을거리를 제공합니다. 사진 속의 아이들은 밝게 웃지만 그들을 둘러싼 어른들의 세상은 냉혹하고 비참하며 불확실하다는 느낌이 전해집니다.
 
포장마차에서 따뜻한 어묵을 안주로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침 비닐 포장에 카메라 몸통보다 큰 구멍이 뚫려 있어 그 구멍을 살리면서 포장마차 안을 찍었다면 그 풍경은 훨씬 다정다감하게 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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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미션 l 프레임 속 프레임을 찾아라
 
사진을 구성하는 네모 속에 또 다른 형태의 프레임을 걸치고 찍은 사진을 찾아봅시다. 아주 많은 프레임거리가 있습니다. 창문, 나뭇가지, 가로등도 프레임 속 프레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벽, 자동차의 선도 프레임선으로 쓸 수 있습니다. 사실상 거의 모든 사물을 걸치고 다른 대상을 찍을 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궁무진한 프레임이 가능합니다. 걸치고 찍는 사물의 형태, 색깔, 질감에 따라 사진의 메시지는 더욱 깊어지고 독창적인 것이 됩니다.  기간 2009. 10. 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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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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