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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코엑스에서 사진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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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2008.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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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진페어와 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지난 9일과 10일, 차례대로 두 개의 사진관련 행사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됐다. 먼저 문을 연 것은 ‘서울포토페어 2008’. 국내 굴지의 갤러리 7곳과 사진작가 1백여명이 참가했다. 이번 페어는 2009년 공식대회를 앞두고 열린 사전행사 성격이 짙다는 주최쪽 포토넷의 설명처럼 규모가 그리 큰 것은 아니다. 페어의 디렉터인 송수정씨는 "회화와 사진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져가는 시대적 추세에 따라 한국의 미술갤러리들이 사진쪽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예술시장 전체에서 사진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전문 콜렉터부터 사진아마추어까지 모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작품 선정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전체 출품된 사진은 대략 2천여작품에 달하고 현장에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개별 작가들은 모두 저렴하게 작품을 내놓았다고 하는데 저렴한 작품은 8만원짜리도 있다고 관계자가 귀뜸해주었다. 갤러리쪽에서 출품한 작품은 가격대가 높은 편으로 리안갤러리에서 내놓은 토마스 루프(독일)의 작품은 1억원 안팎으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토마스 루프

작가 난다씨가 자신의 작품 '발리우드식 군무'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수십개의 레이어를 겹쳐 하나의 프린트를 만들었다. 사진에 등장한 인물은 모두 작가 본인이다.

사진의 소장가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아직 깊지 않은 편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큐작가도 포함시켰고 빈티지프린트부터 사진엽서까지 다양하게 구색을 갖췄다고 송씨는 말했다. 하지만 전시장에 들어서면 컨템퍼러리 작품들이 단연 시선을 끈다. 다중인화나 다중노출이나 합성의 방식을 훨씬 뛰어넘어 회화와 설치의 영역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최근 작품들 앞에서 관람객들은 발길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설치미술 형태의 작품들.

국내외에서 이름이 알려진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씨와 붉은 틀, 분단의 향기 등의 전시회를 열었던 노순택씨, 그리고 금년 초 몸을 테마로한 전시를 열어 큰 관심을 모았던 김용호씨의 작품도 전시되고 있다. http://www.seoulphotofair.com 입장료 5천원.

포토페어를 빠져나와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같은 1층에 있는 태평양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을 볼 수 있다. 규모면이나 관람객의 숫자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서 처음 들어서면 귀가 멍멍해질 정도다. 이곳저곳에서 플래시가 터지고 쉴새없이 날카로운 셔터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면 DSLR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바로 실감된다.

영상기자재전은 카메라및 주변기기, 프린터, 스튜디오 기자재를 비롯해 잉크등 소모품까지 카메라와 관련된 모든 제품이 전시된다.
2007년 한해 국내에서 판매된 DSLR이 총 17만대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는 것을 보면 카메라 혹은 사진의 시장 규모를 짐작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곳에선 큼직한 카메라를 들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인데 그 이유가 명백하다. 우선 각 카메라회사별로 마련된 부스에서 수시로 전문모델들이 신제품을 들고 나타나 사진촬영에 응해준다. 사진가들을 위한 장이기 때문에 노플래시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조명설치는 기본. 따라서 마음놓고 모델촬영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장점이다. 또한 생활사진가들이 잘 접근하기 힘든 망원렌즈 장착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있어 셔터 누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신 제품은 이곳에 모두 모여 있기 때문에 여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지름신’의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한 시간 가량 둘러보다 혼이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전시장출구쪽에 김영갑씨의 사진전이 준비되어있다. 2005년에 생을 달리한 ‘제주도’ 사진가 김씨의 포스터전을 둘러보면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 http://www.photoshow.co.kr/ 입장료는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