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의 기준 2: 조리개
브레송과 유치원꼬마의 사진은 조리개의 수치 때문에 달라질 수가 있다. 조리개란 용어가 생소할 수 있다. 조리개는 빛이 들어오는 구멍이다. 모든 렌즈에는 ‘f 5.6’의 경우처럼 f 라는 알파벳 뒤에 붙은 숫자가 적혀있다. 렌즈의 종류에 따라 최고값과 최저값이 다르지만 모두 알 필요는 없다. 셔터속도와 마찬가지로 각자가 가진 렌즈의 f 수치만 알고 있으면 된다. 지금 당장 자기 손에 없는 렌즈의 f 값을 외워서 어디에 쓸 것인가.
카메라의 이론을 설명할 때 꼭 외워야 할 것은 몇 되지 않는다. 나 스스로 뭔가를 외우기 싫어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방식을 요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정말 외워두면 좋은 몇 가지가 있으니 그 중 하나가 아래의 원칙이다.
< f 숫자(f 값)가 작을수록 조리개의 크기가 커진다는 점이다. 반대도 성립하니 숫자가 커지면 조리개의 크기가 작아진다>
조리개의 크기가 커진다는 것은 빛이 들어오는 구멍이 커진다는 뜻이므로 많은 빛이 들어오리란 것은 복잡한 사진이론서를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 남(南)으로 창을 내어 두고 창을 많이 열면 햇빛이 많이 들어오고 조금만 열어두면 햇빛이 조금만 들어온다는 것은 간단한 이치다.
다만 수치가 커지는데 왜 빛이 작게 들어오게 정했는지에 대해선 불만스럽다. 궁금해서 수치를 정한 기본원리를 이론서에서 찾아서 이해를 했지만 그 원리를 알고 있는 지금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조리개가 뭔지는 일단 알게 되었으니 카메라이론에서 가장 필수적인 두가지 개념인 셔터와 조리개를 모두 마친 셈이다. 이런 식이면 너무 쉽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니 다음으론 노출과 노출의 기준에 대해 짚어보자. 살짝 어려운 대목이기도 하다.
한겨레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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